내 메인 분야는 맥주이지만
그렇다 해서 다른 술들을 안 먹고 나갈 수는 없다
특히 이번 키벡스에서는 의외로 나의 와인 취향을 발견해서 신기했다
컨츄리 산머루 드라이 레드와인 14%
가령 스위트한 와인보다는 드라이 쪽이 더 입맛에 잘 맞았다
그리고 옛날 같았으면 레드와인은 입에도 안 댔을텐데
이번에는 그냥 마셔지더라
...그런데 이게 맥주를 먹어서 들어가는 건지
아니면 내 입맛이 슬슬 변한 건지 확실하지가 않다
아무튼 컨츄리와이너리는 이전에
카페앤베이커리페어2023에서 만났던 양조장이라 반가웠다
그때에는 그렇게까지 기억에 안 남았던 것같지만
여기서는 레드와인이 꽤 마음에 들어 신기했다
초련 세미 스위트 레드와인 20%
마찬가지로 카페앤베이커리 페어에서 처음 만났던 산막와이너리
한국의 포트와인이자 스위트 계열인 초련이 눈에 띈다
상을 정말 많이 받았는데 내 입에는 너무 달았다ㅋㅋ
비원 레드와인 13%
좀 더 드라이한 계열의 레드와인
이쪽이 초련보다 더 잘 맞았다 마시기도 괜찮고
그런데 이게 잔으로 마시면 또 느낌이 다르려나?
시음은 필연적으로 조금씩 마시게 되니까
한번에 많이 마시는 잔으로 먹으면 좀더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사보면 알겠지
라라내추럴 화이트와인 6.5%
솔직히
이번 키벡스에서 맥주 외 주류 중 정말 대박이었다!!! 이건 너무 맛있다!! 싶은 걸 고르라면
단연 이 라라내추럴이다.
산막와이너리는 국내에 포도밭을 가지고 있고
거기서 청수라는 청포도 품종을 길러 라라내추럴을 만드는데
이게 바다를 안 건너서 그런지 굉장히 신선하다 한다
설명을 듣고 바로 시음했다
정말로 신선하고 상큼한 청포도향이 무지막지하게 올라와서 무척 놀랐다
이번 키벡스에서는 참 의외의 술들을 가지고 놀라는 것같다
고도수의 술들을 좋아하지만,
정작 이런 게 있어? 싶은 놀라운 기쁨을 안겨주는 술들은
라라내추럴, 에일송 아네호 고제와 같이 저도수였다
물론 고도수 술들은 고도수대로 좋고ㅋㅋ
말바시아 디 카소르조 DOC 레드 와인 5.5%
카소르조의 말바시아라는 뜻으로
카소르조는 지역명, 말바시아는 포도 품종이다
말바시아도 블랑카와 네라가 있는데 이중 말바시아 네라 품종이 레드와인으로 만들어진다
아무튼 부스 근처에 가자마자 말바시아 레드를 주셔서 마셨는데
가볍게 마시기 좋은 와인이라
정말 하루중 어느때에 마셔도 괜찮을 것 같았다
사실 나는 저도수든 고도수든 여건이 되고 마시고 싶으면 언제든 마시긴 하지만...
당장 이날도 아무것도 안 먹고 13도짜리 스타우트부터 부었지만...
아무튼 보통은 그렇다는 소리다
바로 옆에서 판매하던 글라스웨어
노징 글라스(맨 오른쪽 아래)가 없어서 약간 탐나긴 했는데
집에서 위스키나 와인보다 맥주를 많이 마시는 입장에서
쓸 일이 많지 않을 듯하여 패스했다
스타우트 등 고도수 맥주를 즐기기는 하나
내게는 테쿠잔이랑 고블렛이 있다
다음 타자 미르아토
국산 와인 리뷰가 많은데
아무래도 키벡스에 참가한 와인 업체는 국산이 많아서 그렇다
카페앤베이커리, 주류박람회에서 만났던
헬레닉와인도 참가하기는 했으나 줄이 원체 길어서 패스
이제 이런 행사는 정말 평일에 와야겠다 싶더라
아무튼 이쪽도 대상 수상에 빛나는 미르아토
미르아토 로제 스파클링 5%
캠벨 포도로 만들었고, 이게 상을 받았고 스위트다
그래서 좋긴 했으나 내 입에 좀 달았다
이것 말고 좀더 드라이한 걸 마셨는데 뭐였는지는 기억이 안 나고,
그쪽이 더 입에 맞았다
우리가 생각하는 그 독립운동가이자 시인 이육사 맞다
264 광야 화이트와인 12.5%
딱히 이육사와 친인척 관계인 건 아니고
이육사의 시 청포도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와인 브랜드이며
이육사의 고향에 와인 탱크를 갖추었다... 고 한다
참고로 이육사의 시 청포도는 이러하다
청포도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
먼 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던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
두 손은 함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독립을 바라며 지은 시로 배웠던 기억이 있다
아무튼 여기 와인도 맛있었다
광야, 절정, 꽃, 한별
순서대로 드라이->스위트
한별이랑 광야를 마셨는데 둘 다 괜찮았고,
사이에 있는 꽃이나 절정을 마셔볼까 했지만 패스했다
왜 패스했지? 광야보다는 좀 덜 드라이한 절정도 잘 맞았을 것 같은데
아참 여기도 청수 품종 포도를 쓴다
또 다른 와이너리 소계리
소계리 595 시그니처 로제 12%
소계리 595 화이트 12%
시그니처 로제와 화이트를 마셔봤는데
화이트가 신선하고 적당히 드라이해서 맛있었다
살까 말까 고민을 많이 했지만 결국 패스...
와인은 아무래도 같이 먹을 사람이 있고 나서 사고 싶은 법이다
딱히 혼술이 싫은 건 절대 아니고
맥주는 1리터를 마셔도 탈이 없으나
와인은 1병을 마시면 다음 날 머리가 아파서 혼자 다 못 먹는다
정리:
와인 중에서 투탑으로 좋았던 건
라라내추럴 (솔직히 단연 원탑)
그리고 소계리 화이트
와인 마실 일이 생기면 가장 먼저 떠오를 것같다
와인 끝
다음 일본쪽 술들
타카사고 야마하이 유즈슈 리큐르 8%
달기만 한게 아니라 적당히 유즈의 쌉쌀함까지 함께 느껴져 좋았다
그런데 좋은 건 좋은거고, 일본 술은 정말로 먹고 싶으면 친구한테 부탁하는 게 더 싸서 패스했다
역으로 말하자면
부탁할 사람이 없다면 이런 행사 나왔을 때 먹는게
보통은 가장 저렴하게 사먹을 수 있는 길이다
사케 시음
사실 사케는 잘 모르겠어
기쿠마사무네 시보리다테 다이긴죠 사케 15.5%
사케는 정말 몰라서 내 입에 거기서 거기다
닷사이 23 이런게 유명하다는 건 아는데
지금 수준으로 그걸 먹어도 맛이 있는 줄 내가 과연 알까?
싶은 정도
이것도 마시고
사케다.
라는 감상밖에 갖지 못했다
준마이 북극곰의 눈물 사케 14.5%
유명한 사케 북극곰의 눈물
그리고 나도 유명해서 먹어봤다
웬만한 리큐르샵을 갈 때마다 보이는데 안 궁금할 수가...
감상은 평범했다
가격도 비싸지 않고, 정말 사케 평균치라 생각해도 좋지 않을까 싶다
커티삭
마셔볼까 했는데 무슨 이벤트에 참가해야 시음을 시켜주는 것같아
귀찮아서 패스
내터잭 아이리쉬 위스키
처음 들어봤기에 궁금해서 시음
63%짜리 원주와
원주를 얼그레이 블렌딩한 칵테일을 같이 시음할 수 있었다
블렌딩한 건 얼그레이가 굉장히 달았는데
원주는 그저 위스키 그 자체라 약간 놀랐던 기억
그런데 이거 아이리쉬 위스키라고 하니 그쪽 위스키인가? 싶었지만
찾아보니 국산이어서 두 번 놀랐다
막걸리도 빠질 수 없다
장안누룩 09와 장안사이 12
장안양조장 장안누룩09 9%
장안양조장 장안사이12 12%
장안누룩은 개인적으로 좀 달아서 내 입에 안 맞았고
장안사이가 살짝 상큼하게 날카로운 부분과 더불어 덜 달아 좋았는데
장안사이는 품절이었다
다음 타자는 미드
꿀술이다
미더리봉자의 가지각색 미드들
비왈츠 오리지널 미드 10%
비왈츠 데이글로우 미드
직접 양봉한 꿀로 만드는 미드라고 한다
오리지널 미드의 경우 꿀 특유의 약재 비슷한 뒷맛이 살짝 느껴졌다
거슬리지는 않고 오히려 좋을 수도 있는 부분
미드하면 떠오르는 고스넬스 런던 미드라든지를 마셨을 때에는 이런 뒷맛이 없었던 것같은데
조금 신기했다
데이글로우 미드는 여기에 처음 나온 신상이라 그런지
나중에 스마트스토어 등지에서 찾으려니 정보가 없었다
스파클링 미드였고, 트렌디를 강점으로 밀고 있는 듯하다
그래서 몇 도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스파클링이니만큼 아무래도 저도수였던 것으로 기억
대구술
삼천갑자동방주 소주 18%
삼천갑자 동방주라는 이름이 특이해서 마셨다
새싹삼이 들어가고, 전통주 중 소주로 분류되어 있다...만 그보다는
새싹삼 담금주로 볼 수 있겠다
이쪽은 먹어보지 않았지만
럼으로 온갖 카페 메뉴를 만들어 팔길래 신기해서 찍었다
꽤 맛있었던 김칩스
김치전의 가장자리 바삭한 부분을 칩으로 만들었다며 홍보하고 있었다
이걸 살까 말까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
한바퀴 더 돌고 오니 싹 매진이었다
기회가 생기면 사겠지
주류박람회라든가
특이하게 이번 키벡스에는 먹을 게 꽤 많았다
나야 김칩스 외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았지만
주변에서는 야끼소바며 닭강정이며 들고 다니는 사람들이 자주 보였다
나는 왜 안먹었냐
그 돈으로 술을 한 병 더 사야 하거든요
총 후기:
예상 외로 맥주 외 부스가 많았으며 (맥주 50%, 나머지 50% 느낌)
가방이 예상보다 꽉 차지 않아서 조금 심심했다만
내 와인 취향을 알게 되고
몰랐던 좋은 술들을 몇 가지 더 알게 되어서 좋았다
특히 쇼군 호지차 라거는 꼭 수입사 찾아서 들어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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