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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0810 연극 빵야

by 원더인사이드 2024. 8. 12.

 

 

 

 

 

오래간만에 뮤지컬 트루스토리가 아닌

다른 극을 보러 왔다

 

빵야 는 동명의 총을 소재로 이야기를 쓰고 싶어하는 작가 나나의 이야기... 이지만,

이 이야기 안에 나나가 쓰는 총의 이야기들이 들어가 있으므로

일종의 액자식 구성이라고 볼 수 있다

 

빵야는 인천에서 생산된 구구식 소총으로

주인이 몇 번이나 바뀌어 그때마다 처참하거나 필사적인 이야기들을 드러낸다

그 이야기들을 따라가다 보면,

한국에 새삼 전쟁이라는 게 얼마나 많았는지

또 명분이라는 건 얼마나 다양했는지 깨닫게 된다

그리고 이 이야기들을 팔아보려는 나나라는 작가의 이야기도 함께 따라가면서

글을 쓰는 직업에 대해 고민해보는 지점도 있었다

 

예컨대 나나는 소총에 얽힌 처참한 전쟁 이야기를 대본으로 집필하면서

과연 자신이 이런 이야기를 쓸 자격이 있는가 반문한다

이때 나나는

"보통은 '기록하고 기억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대답을 하겠지만, 그건 거짓말에 가깝다"

라며 거짓말을 먼저 드러내버린다

그리고 솔직하게

"나는 쓰고 싶고, 과거의 인물들과 내가 맞닿는다고 느낄 때마다 행복하다"

"나는 돈을 벌어야 한다"

즉 자신의 욕구를 정통으로 인정해버린다

어쩐지 후련하면서도 인상깊었던 부분이다

 

대학로에는... 내가 공연을 다 봐온 건 아니지만

아무튼 대학로에는 작가 이야기가 무진장 많다

그런데 이렇게 솔직한 이야기를 들은 건 오랜만인 듯했다

 

 

 

이것저것 두서없이 글이 길어져버렸는데

참 좋은 연극이다

만약에 다음에 또 보게 된다면

나나와 빵야 역할 배우를 다른 사람으로 보고 싶다

이번에 본 배우들의 연기가 참 좋았기 때문에,

다른 배우들은 어떻게 연기할까 궁금하다

 

 




관람 1회차부터 발급 가능한 재관람 카드

재관람 카드는 말 그대로 다시 관람한 관객에게 혜택을 주기 위한 카드다

아무튼 보통 종이 1장으로 주는 경우가 많은데,

빵야는 자그마한 책자 안에 차례로 바뀌어온 빵야의 주인들 이야기를

짤막하게나마 실어놓은 것이 재미있었다

 

모든 이야기가 아주 슬픈 구석이 있지만

가장 슬펐던 건 설화 이야기와 원교, 아미의 이야기였다

 

오래간만에 좋은 연극을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