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똑같은 뮤지컬을 두 번
일주일에 세 번 봐서
머리 속에서 강호인들이 칼싸움을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어째서 그렇게 많이 보게 됐나요?
질문에 대한
대답보다도 밥 먹은 곳부터 소개하려 한다
대학로의 반수안 이라는 베트남 식당인데
현지인이 운영하는 듯 하고,
카카오맵에는 등록이 안 되어 있어서
대충 기억나는 대로 건물에 동그라미를 쳤다
아마 저 건물 2층에 있을 것이다
옥수수튀김 7,000
쌀국수 9,500
삼겹살덮밥 9,500
맛:
옥수수튀김: 옥수수가 이렇게 맛있다니
밥을 안 먹으러 가도 밥을 먹으러 가도
이 튀김만은 꼭 시켜야한다
삼겹살덮밥: 고기가 스팸 정도로 짜다
쌀국수: 보통. 고수가 기본인 듯 하다. 면이 좋다
방금 썼지만 이 곳
옥수수튀김이 물건이다
이걸 점심으로 친구와 먹었다
그리고 친구가 앉힌 표로
뮤지컬 결투를 보게 되었다
이 친구랑 같이 봤느냐 하면 아니었다
친구는 타락천사를 보러 올라가버렸다
친구는 타락천사...
나는 강호의 도리...
다른 친구가 준
캐스팅보드
사진 찍은 건 아닌 것 같은데
이미지를 만들었나?
아무튼 사진 찍는 걸 잊어버려서
급하게 받았다
지난번과는 완전히 다른 배우들
내게 이 표를 사 준 친구는
취선과 맹도 배우를 좋아했다
나도 재미있게 봤다
내용을 다 알지만
무용 장면이 지난번보다
더 능숙해서 보는 재미가 있었다
같은 인물인데도 다른 사람이 연기하면
다른 성격으로 보이는 것이 신기하다
오후 2시에 공연이 시작해서
오후 4시에 끝나고 나왔더니
또 다른 친구가
오후 6시 공연 표를 사줬다
이 친구는 15일에도 표를 사줬다
정말 몇 번이나 고마워해도 모자라다
아무리 그래도
하루에 같은 공연을 두 번 보면
재미있을까?
생각이 들기는 했지만
모처럼 사주었고 또 결투 장면이 멋있다
그러니까 굳이 집에 가기보다
친구의 권유를 따라 보고 가는 편이 좋다
이걸 사느라 추운 날에
줄을 얼마나 섰을까 생각하니
감동이었다
참고로 이 친구는
천천과 비룡 배우를 좋아한다
하루에 같은 뮤지컬을 두 번 보게 됐는데
다른 것보다도 눈에 들어왔던 것은
다음 세대의 선택 이었다
취선과 맹도는 천천과 비룡의 스승인데
어느날
취선이 맹도를 구하다 몸이 망가졌다
그래서 둘이서 강호를 다니는 꿈이 무산됐다
죄책감을 가진 맹도가 강호를 떠나서
황실로 가버리고,
아주 나중이 되어서야 돌아왔는데
제자 천천을 취선에게 맡기고 또 떠나버렸다
천천과 비룡도 비슷한 상황에 처한다
천천이 비룡을 구하다 몸이 망가지고
기존 가지고 있던 꿈을 이룰 수 없게 된다
하지만 여기서 비룡은 천천을 떠나지 않고
굳이 함께 싸우자며 데려간다
조금 다른 꿈을 꾸면 된다는 것이었다
이렇듯 윗세대와는 다른 선택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점이 참 인상깊었다
이래서 역사서가 의미가 있고
먼 옛날 왕국의 흥망성쇠를 읽는 거겠구나 생각했다
옛 선조의 실수로부터
현재 들이닥친 문제의 해답을
찾아낼 수도 있을 것이다
조금 다른 꿈
좋은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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