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공연

뮤지컬 천사에 관하여: 타락천사 편 + 대학로 비스트로혜화

by 원더인사이드 2023. 1. 21.










기시감이 든다

그렇다

작년에 봤는데 또 보러 왔다
사실 내용을 다 알아서 또 봐도 재밌을까 싶었는데
친구가 꼭 이 배우들로 보라고 강력 추천해서
또 보러 왔다


과연...










서울에 오려면 일찍 와야 한다
공연이 8시에 시작하는데
1시간 반 걸린다고 6시 반에 출발했다가는
퇴근 시간에 걸려서 옴짝달싹을 못 한다

술을 마시고 싶었지만 가게가 안 열어서
대신 진저 에일과 비슷하겠거니
진저 레몬 콤부차라는 걸 사봤는데
정말 하나도 안 달고 시큼털털하고
건강한 맛이었다









이곳은 카페 알푸카

3층짜리 카페로 우선 자리가 많고
와이파이와 콘센트가 꽤 구비되어 있어서 좋은 곳이다
가격대가 좀 되기 때문에
여기서 저녁 겸으로 빵을 사서 시간을 때웠다

사진은 정말 사악한 색깔이었던
민트 초코 쿠키
지금 사진에 노란끼가 엄청 많아서 그렇지
실제로 보면 민트 초코 쿠키의 파란색이
정말... 사악하다









카페에서 내려다본 미용실 광고

스타일도 좋고 다 좋은데
머리만 후지기는 어렵다











대학로에 오면
크래프트혜화를 꼭 가고 싶어진다
아 지금은 비스트로혜화였다

인테리어가 바뀌어서 여쭤봤더니
당분간 매주 금, 토 저녁 8시에 라이브 공연을 하는 모양이다

하필이면 뮤지컬 공연도 8시라
즐기지 못하고 떠나서 아쉬웠다







아쉬트리 더블 스타우트 7.0%



온탭으로 버드나무 임페리얼 스타우트 12도짜리와
아쉬트리 더블 스타우트 7도짜리가 있었는데

공연을 보러 가야하니 아쉬트리만 주문했다

아쉬트리는 한국 크래프트맥주 브랜드인데
펍도 있고 지하에 자체 양조장도 갖추고 있으면서
굉장히 전문성 높은 크래프트 맥주를 만든다고 한다

나는 이 브랜드 맥주는 이번에 처음 마셔봤다

이번에 맛본 것은 스타우트인데
정통 영국식 스타우트이다
무엇이 다르냐 하면 강렬한 에스프레소 맛이 난다는 점
달달한 맛은 찾아보기 힘들고 고소한 맛도 찾기 힘들다
굳이 말하자면 카카오 80-99%의 다크 초콜렛 향

그래서 스타우트 중에서는 꽤 생소한 맛이었으나
향은 아주 좋았다

흑맥아가 많이 들어가있고
마시기 쉬우며 색은 비치지 않는 검정색

뒷맛에 여운이 남는 에스프레소였다







언제 한 번쯤은
맥주를 마시며 라이브 공연을 볼 수 있을까

그날을 기원하며
오늘은 이 한 잔으로 끝을 냈다














내가 볼 공연은 5층에서 했다

어쩐지 지하는 심해같은 공연이고
맨 위 5층은 천사 어쩌고 하니 들어맞는 것 같다












오잉? 캐스팅보드의 상태가...?


파랑...

빨강...

파랑...

빨강...

태극기, 국뽕, 치약, 여야대통합 등등
수많은 별명을 가진-






파이어엠블렘 인게이지의 주인공 되시겠다

20일에 출시된 아주 따끈따끈한 신작으로
도대체 왜 저런 정신나간 디자인을 채택했는지 모르겠는데
대충 이 세상에 사룡이라는 보스가 깨어났고
신룡의 아이인 주인공이
여러 문장사들을 만나서 합체하며
사룡을 무찌르러 떠나는 내용이라고 한다

여담으로 스토리 중 흑화한다는 설정이 밝혀져
외국에서는 펩시가 코카콜라로 변한다는 밈이 있다




일반판 뿐만 아니라
콜렉터 한정판도 있으니 구입시 참고하도록 하자





그럼 파이어엠블렘 이야기는 이만하도록 하고
타락천사 뮤지컬 이야기를 해 보자면...

역시 한 번 봤기 때문에
같은 장면에서 처음 봤을 때만큼 감동받지는 않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새롭게 느낀 점이 있었다

바로 자코모 이야기

이후로는 스포일러가 있기 때문에
혹시라도 관람할 사람은 주의 바람



그러면 줄거리를 다 알고 있으리라 생각하고

자코모가 마지막으로 그림을 만져보고 행복해하는 부분이
새롭게 벅찼다

자신이 어릴 적 천사를 봤다는 사실을
아무도 믿어주지 않았는데,
누군가가 제게 그 증거를 보라며 가져온 것이다

눈이 멀어 직접 보지는 못할지언정
아주 행복해했던 이유에는 분명히 그것도 있을 것이다

내가 틀린 게 아니었다

그런 생각...
아무도 믿어주지 않았지만 결국 내가 옳았다는 생각
그 부분이 새롭게 벅차올랐다




극의 처음
천사 루카는 나타나서 이렇게 말한다
천사는 있고, 믿음과는 전혀 상관 없다
자코모 역시 모두가 믿지 않아도
자신은 천사를 보았기 때문에 천사는 있다고 말한다
어쩌면 그것만으로 만족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정말로 누군가가 나서서 믿어주었을 때
그 때의 환희란 어땠을까?
그야말로 지금 죽어도 좋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파우스트는 아니지만...

어쨌거나 참 좋은 극이었다
새로운 걸 볼 수 있어서 감명 깊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