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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동성로 위스키/칵테일바 약전

by 원더인사이드 2023. 1. 25.





아침 먹고 거의 하루 종일 동성로에 있으면서
마지막 일정으로 칵테일을 마시러 갔다

동성로 가까이의 칵테일바라 하면
나빌레라, 노르웨이의숲 등등이 유명하지만
다른 분위기를 원했기 때문에
카페에 머물며 구글 지도를 뒤지다가
약전이라는 곳을 찾아가게 되었다

그러고보니 유의할 점이 있는데
이곳은 위스키/칵테일 뿐만 아니라
시가도 즐길 수 있는 곳이므로
가게에 들어갔을 때
담배 냄새가 밸 지도 모른다
안쪽 공간 테이블석에서 피우기 때문에
아주 역하지는 않지만
알러지 등이 있다면 주의해야 한다









약전 칵테일바의 정면


동성로에서 그리 멀리 떨어진 곳은 아니다
날이 추웠을 뿐이지
기온이 좀 높았더라면
훨씬 가뿐하게 걸었을 것이다











들어가자마자 반겨주는
위스키 등등의 주류

이 광경이 내 가슴을 충만케 한다





기본 안주로 나오는 초콜릿




바 석에 앉으면
무엇보다도 조주과정을 볼 수 있어 좋다
내가 앉았을 때에는 사장님이
아이리쉬 커피를 만들고 있었다

굉장히 친절하고 붙임성이 좋은데다
추천도 잘 해 주시기 때문에
거리낌없이 물어볼 수 있다








브랜디 알렉산더




나의 첫잔 브랜디 알렉산더

헤네시 VSOP 코냑과
크렘 드 카카오 다크
생크림

등등이 들어간 진하고 달콤한 칵테일이다

그런데 어째 맛볼 때마다
기묘한 신맛이 느껴진다 싶더니
이곳에서는 아주 약간의 레몬즙을
첨가해 만든다고 들었다

그렇게 해서
너무 묵직한 알렉산더가 질리지 않도록
밸런스를 잡아 주는 것이다

이전 이태원 블랙리스트에 갔을 적
그곳에서는 칵테일이 너무 달지 않도록
비터를 넣어준다 언급한 바 있다

아마 약전에서는 그러한 차원으로
레몬즙을 넣어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굉장히 맛있게 마셨다






미도리 사워





이어서 함께 방문한 동생에게
사 준 미도리 사워
동생은 술을 안 하기 때문에,
함께 가는 대신 내가 사주기로 했다

여담으로 바텐더 분이
여기에서 일하면서 미도리 사워를 내온 건
처음이라고 말해주셨다
아무래도 다들 웬만큼 도수가 높은 술을
주문하기 때문이겠지

게다가 미도리 사워는
메뉴판에도 없다
실력 있는 칵테일바들이 그렇듯
여기서는 재료가 있다면
메뉴판에 없는 칵테일이라도 만들어준다

어쨌거나 이곳의 미도리 사워는
여태 맛본 미도리 사워 중 가장 맛있었다
미도리와 산토리 위스키 등이 들어갔는데
굉장히 상큼하고 가벼웠다

동생이 말하는 바로
와우 풍선껌 플럼 맛을 처음 씹었을 때의
상큼한 맛이 계속되었다고 한다









다음은 나의 칵테일

옐로우 로즈 버번 위스키를 쓰는
이 칵테일의 정체는...







골드러쉬



바로 내가 좋아하는 골드러쉬

대학로 <오늘도 한잔> 에서
처음 마셔서 그 가볍고 상큼한 맛에 반했는데

오사카 <칸쥬리>에서 주문했더니
코른을 써서 아주 달아 특이했던

바로 그 칵테일이었다


여기서는 버번 위스키, 꿀, 레몬즙
등 기본적인 재료를 사용했는데
첫입이 상큼하고
입안에 남는 산미와 꿀맛이 개운해서
조화를 이루는 것이 참 좋았다

하기사 이곳 칵테일들이
기본 만원 후반-2만원 초반 가격이므로
맛있지 않기도 어렵다

어쨌거나 마셔본 골드러시 중에서는
이번 것이 가장 맛있었다









온도를 차갑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칵테일에는
이렇듯 코스터까지 달리 쓴다








우롱피치





동생이야 술을 안하니
그냥 물을 마시고 있었는데
사장님께서
한 명이 술을 마시고 있는데
다른 한 명이 안 마시는 걸 두고 못 보신다며
도수가 약한 우롱피치를 동생에게
서비스로 타 주셨다
우롱차에 피치트리 등등이 들어간 칵테일










마찬가지로 칵테일을 마시며
이것저것 이야기하다 보니
(주문한 칵테일이 등장한 영화라든지,
주문한 칵테일에 얽힌 재미난 일화라든지)
받은 치즈와 과일 안주

당연하지만 바에
서비스를 목적으로 방문한 것은 아니다
서비스보다도 중요한 것은
우선 맛이 좋은가? 나의 취향에 맞는 맛인가?
이것이다

중요한 칵테일이 별로인데
물질적인 서비스가 팍팍 나와봤자
재방문할 의사는 들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이곳은 맛이 좋으니 우선 좋았고
달리 서비스가 없었더라도
참 행복했을 것이다

피치우롱과 안주를 받았을 때, 나는
우리가 받은 물질 자체보다도
고객을 생각하는 사장님의 배려가
참 마음에 들었다

한마디로 서비스 정신이라 할 수 있겠다

공짜로 나가는 서비스와는 다르다
접객 태도, 매너, 고객을 생각하는 마음가짐
등등이 바로 서비스 정신이다





조니워커 레드 하이볼




장황하게 늘어놓았지만
어쨌거나 마지막 잔

조니워커 레드 하이볼
스카치 하이볼을 마시고 싶다하니
만들어주셨다

동생과 사이좋게 나누어 마시고
기분좋게 나왔다

대구에 이런 곳이 있었다니
발견하게 되어 정말 기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