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보
아 볼까? 재밌다는데?
그런데 3시간이라는데?
고민하다가 헌혈 쿠폰 30일까지 사용 가능한 걸
동생이 줘서 고맙게 보고 왔다
3시간?
진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봤다 이거...
정말 단 한 순간도 지루할 틈이 없더라
그런데 핏줄로 다 결정된다는게 너무 죽창 들고 싶긴 했다
영국의 배우 사회 계급 제도도 그렇고
예술계에 이런 게 대체 왜 있는 거냐?
아무튼 그래서 그런지,
초반부터 중후반까지 계속해서 나오는 타케노 라는 캐릭터에 공감이 많이 되었다

가부키 무대를 올리는 산유 라는 큰 회사가 있는데,
타케노는 회사의 사장 우메키 아래서 일하는 사원이다
우메키는 키쿠오와 슌스케의 "2인의 등나무 아가씨" 무대를 보고 크게 감명받아
둘을 비교적 어린 나이에 큰 무대인 "도조지의 두 사람" 무대에 온나가타(여성 역)로써 올리려 한다
이때 타케노는 기뻐하는 키쿠오와 슌스케를 보며 냉소를 짓는다
키쿠오가 왜 비웃느냐 묻자 타케노 왈
"어차피 가부키는 혈연이 전부다. 지금이야 똑같아 보일 지 모르지만 나중에 비참해지는 건 너다."
격분한 키쿠오가 선방을 날려 둘은 주먹다짐으로 맞붙는다
이것이 키쿠오와 타케노의 첫 만남
혈연 얘기가 왜 나왔느냐
키쿠오는 사실 야쿠자 집안인 타치바나 가계의 후계자다
그러나 가부키에 흥미가 있었고,
조직의 연회 자리에서도 뛰어난 온나가타를 선보인다

이 자리에는 가부키의 대가인 하나이 한지로가 참석하고 있었는데,
키쿠오의 타고난 능력을 알아본다
그런데 이날 하필 타 조직의 습격이 일어나
키쿠오의 아버지이자 조장인 타치바나가 아들의 눈앞에서 죽고 만다
이후 하나이는 키쿠오를 데려다 하나이 토이치로라는 이름을 주고
동년배인 자신의 아들과 함께 가부키 배우로서 키워낸다
그 아들이 바로 슌스케
슌스케도 사실 하나이 한야 라는 이름을 받았다
그런데 일상 생활에서는 한야, 토이치로보다
슌스케, 키쿠오를 더 많이 쓰더라
아무튼 슌스케도 키쿠오도 전부 실력이 좋았고
둘이서 성공적으로 '도조지의 두 사람'을 연기해낸 뒤에는 함께 토한 콤비라고까지 불린다
다른 점이라면 슌스케는 친아들, 키쿠오는 양자라는 것
이것 때문에 키쿠오는 실력이 좋아도 개 미친 고생에 고생을 뺑이에 뺑이를 친다
하나이 한지로가 갑작스런 사고로 "소네자키 동반자살"의 오하쓰 연기를 못 하게 되었을 때
굳이 자신의 친아들 슌스케가 아닌 양자 키쿠오를 대역으로 지정했다
슌스케는 키쿠오가 도둑이라는 생각에 질투와 원망을 했지만
키쿠오의 오하쓰 연기를 보고는 패배를 느끼고,
"진정한 배우가 되고싶다"며 키쿠오의 여자 하루에와 도망가버린다
하루에는 사실 키쿠오와 잤고 (영화에서 나온다) 키쿠오를 정말 좋아했다
키쿠오가 결혼하자고 했을 때에도 주가가 차차 오르는 키쿠오를 응원하는 마음에서 승낙하지 않았다
그래서 왜 하루에가 슌스케랑 도망갔는지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런데 나중에 좀더 생각해보니까
하루에는 처음부터 키쿠오를 구해주고 싶어하는 그런 구원자의 마음으로 좋아하고 있었다
반면 키쿠오는 점차 사람은 뒷전이고 예술에 미쳐가고 있었다
그래서 하루에는 그런 키쿠오의 마음을 꿰뚫어본 게 아닐까 싶다
때마침 도망치고 가엾은 슌스케의 모습을 보고 함께 떠나고 싶었을지도...
사실 소설에서는 두 사람이 눈이 맞은 장면이 나왔다고도 하는데 소설은 안 읽어서 모른다
아무튼 일이 이렇게 되자
병으로 오늘내일하던 한지로는 도망간 슌스케가 아닌 양자 키쿠오에게 3대 하나이 한지로 이름을 물려줬다
그런데 이미 언급했지만 가부키 업계가 진짜 개 죽창 깎고 싶어지는 그놈의 세습제 혈통주의 예-술이라
한지로가 당뇨로 죽자 아무도 키쿠오에게는 주역을 주지 않는다
이때 타케노가 직접 찾아와서
이제 그만하는 게 어떠냐, 다들 네가 이름을 빼앗아갔다고 생각한다
말하지만 키쿠오는 포기하지 않는다
되레 독기있게 권력 있는 연출가의 딸 아키코를 꼬셔버리기도 한다
그런데 일이 잘 풀리지 않아 아키코는 연출가 아버지와 절연하고 키쿠오는 큰 무대에 오르지 못 하게 된다
딸이라고 하니 생각난 건데, 키쿠오가 아직 청년이었을 시절 요정에서 후지코마라는 여자를 만났다
키쿠오는 후지코마와 정을 통해서 딸을 낳았으나 후지코마와 결혼을 하지는 않았다
결국 키쿠오는 아키코와 떠나버리고, 후지코마도 딸 아야노도 버려졌다
이렇게 보면 주인공 진짜 쓰레기 같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이건 그냥 쓰레기가 맞다
아무튼 계속해서 그놈의 가부키를 하려 발버둥쳐보지만 결정타가 날아든다
도망쳤던 슌스케가 돌아온 것
슌스케는 하루에와 결혼해서 카즈토요라는 아들을 낳았다
게다가 가부키를 놓지도 않았고, 인간 국보로 선정된 가부키 배우 만기쿠의 지도 아래 복귀해서
순풍을 만난 범선처럼 잘나간다
참고로 슌스케가 돌아온 이유는 키쿠오를 싫어해서라든지 괴롭히려는 게 아니다
슌스케는 카즈토요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돌아온 거라며 키쿠오에게 미안해한다
결국 카즈토요에게 든든한 뒷배가 되어줄 '하나이' 의 이름을 물려주고 싶었던 것
이러니 키쿠오는 터질 수밖에 없다
그렇게 뺑이를 쳤건만, 결국 가부키는 핏줄이 다였다며 분통을 터트리고
아키코와 함께 가부키 업계를 떠나버린다
그렇다고 가부키를 아예 놓을 수는 없는 법
결국 작은 주점이며 식당의 무대들을 전전하고 갖은 뺑이를 친다
그러다 정말 놓을까 말까 나락의 나락으로 떨어져 현타가 온 그때
또 다시 타케노가 찾아와 "만기쿠 선생이 당신을 부른다"면서
가부키 업계 복귀의 뜻을 묻는다
타케노... 가장 호감인 자식...
세상이 다 키쿠오를 버려도 끝까지 지켜본 자식...
아무래도 타케노는
피가 아닌 기술이 이기는 걸 보고 싶었던 게 아닐까
그렇게 생각했다
가부키 세계에 회의적이었지만,
가부키 자체를 싫어한 것은 아니었기에
그래서 첫 만남은 최악이어도
계속해서 키쿠오를 지켜보고 응원하지 않았을까 싶다
영화에서는 언급이 안 되었지만, 원작 소설에서는 능력이 좋아 사장 자리까지 올랐다고도 한다
여하간 나락으로 떨어졌던 키쿠오가 타케노의 도움으로 만기쿠에게 가자
만기쿠는 벌써 아흔이 다 되어 거동도 어려운 상태였다
그러나 여전히 가부키를 놓지 않은 키쿠오의 삶을 알아보고
"춤을 춰봐" 지시한다
이때 몸을 간신히 일으킨 만기쿠의 눈빛이
키쿠오를 바라보며 명료하게 되살아나는 장면이 굉장히 좋았다

이후로 만기쿠가 바람을 넣어준 건지, 키쿠오는 재차 가부키 업계에서 일할 수 있게 되었고
다시 한번 슌스케와 만나서 '도조지의 두 사람' 무대를 성공적으로 마치며 한한 콤비를 결성한다
슌스케와 키쿠오는 서로가 서로를 동경하기도 했고, 부러워하기도 했고, 원망하기도 했으며 미워하고 질투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서로의 예술을 인정했다
떠나던 키쿠오를 향해 슌스케는 '꼭 돌아오게 만들거다'라고 했는데, 그 바람이 이루어진 셈이다
그리고 이때 두 사람은 과거가 무엇이든 감정이 무엇이든
함께 무대에 오르는 매 공연을 행복해했다
다만 이때 불행이 닥치는데...
슌스케의 다리 한쪽이 당뇨 탓에 괴사해서 잘라내야 할 처지에 놓인 것
익히 알다시피 당뇨는 유전병이다
물론 국보의 타임라인에서는 그런 지식이 알려지지 않았을 수도 있지만
아무튼 결국 다리를 잘라낸 슌스케를 보면서
피가 지켜주었지만, 피에게 배신당하기도 했구나, 그런 느낌이 들었다

슌스케는 더이상 공연을 못 하게 된 것이나 다름 없고
키쿠오는 하나이 집안으로 돌아와 카즈토요를 가르친다
그런데 슌스케가 마지막으로 가부키 공연을 하고 싶다 말하는데,
자신의 인생을 바꿔준 '소네자키 동반자살'이었다
알고보니 슌스케는 나머지 다리 한쪽마저 괴사할 위기에 처해 있었다
정말로 춤을 추지 못 하게 되기 전에 키쿠오와 함께하고 싶은 마음을 내비친 것
그래서 슌스케는 오하쓰를, 키쿠오는 토쿠베이 역을 맡아 연기를 한다
정말 감탄이 다 나오는 공연이었다
괴사하려는 발이 눈앞에서 흔들거리는 모습을 토쿠베이의 시선에서 보여주고,
그 발목을 꽉 껴안아 자신의 목을 대는 키쿠오의 표정이 정말 슬퍼 보였다
게다가 둘이서 함께 춤을 추듯 서로가 서로에게 쓰러지거나 퇴장하는 안무가 있는데
결국 슌스케가 한번 넘어지고 만다
키쿠오가 일으키려 하나 슌스케가 눈빛으로 저지하고, 결국 의족을 차고도 집념으로 일어나 마저 공연을 해낸다
공연을 실제로 봤다면 아주 기립에 박수에 갈채에 환호성을 다 질렀을 것이다ㅋㅋ

다시 시간이 흘러 백발이 섞인 중년의 키쿠오가 등장한다
키쿠오는 전례 없이 이른 나이에 '국보'로 선정되고,
자신에게 황홀한, 극에 다다른 풍경을 보여주었던 만기쿠 선생의 '백로 아가씨' 공연을 맡게 된다
이때 우연인지 필연인지
사생아로 살아왔던 자신의 딸 아야노를 만난다
아야노는 국보가 된 소감 인터뷰의 사진을 찍는 기자가 되어 있었고
당연하지만 자신이고 엄마고 나몰라라한 키쿠오를 아버지라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며 일침을 놓는다
그럼에도 키쿠오의 가부키 공연을 볼 때면
새해가 밝은 듯한, 전부 내려놓고 이쪽으로 와도 좋다는 듯한
그런 느낌이 들었다면서 예술성은 인정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나였더라면 절대 이런 말 안 해줄텐데 키쿠오의 공연이 그만큼 엄청났다는 뜻이겠지 싶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오는 이 백로 아가씨 공연
이건 정말로 커다란 화면으로 극장에서 봐서 너무 좋았다
3시간 씩이나 되는 영화라 다시 볼 수 있을까 좀 고민되긴 하는데,
고민씩이나 하는 이유가 바로 영화에서 등장한 가부키 공연들 때문이다
가부키에 별 관심 없었는데 영화 끝나고 나면 좀 중독성 있다
특히 키쿠오가 그렇게 연습했던 소네자키 동반자살의 오하쓰의 대사
'시누루카쿠고가-키키타잇' (죽을 각오가 있는지 묻는 대사)
이 대사가 계속 머리 속에 맴돈다ㅋㅋㅋ

티저 포스터랑 아트카드 특전
아무튼 정말 숨도 안 쉬고 3시간 내리 쭉 봤고,
키쿠오고 슌스케고 다 개같이 뺑이쳤고, 노력 다 인정하고, 진짜 둘 다 대단한 거 맞는데,
가부키 핏줄 빨인건 정말 죽창 들고 줘 패고 싶긴 하네
...라는 감상을 영화 본 직후에 써놨더라
지금 생각해도 그렇긴 하다.
화가 나네
관은 롯데시네마 성남중앙 신흥역 지점 10층 5관에서 봤고,
영화관이 꽤 넓고 스크린도 커서 e열 중앙즈음 가면 딱 시야에 꽉 차게 볼 수 있겠다 싶었다

돈대봉
근처 중국집인데 평이 좋아서 와봤다
약 1시간 텀을 두고 프레데터 죽음의 땅을 봐야 해서
그전에 저녁을 먹기로 했다

마파두부밥
마파두부 정말 좋아해서 주문했다
난 산초 팍팍 넣은 중국 본토맛 좋아하는데 여긴 그런 맛은 아니었음 좀 현지화 된 느낌
다만 양이 정말 많다
나도 많이 먹는 편인데 약간 힘들었음

성남중앙지점은 영화관 로비 바로 옆에 공차가 있다
그날 본 영화의 티켓을 보여주면 음료를 30% 할인해주는데,
보통 사람들은 영화 하나를 보고 나가기 때문에 꼼짝없이 추운 바깥으로 테이크아웃해야 한다
하지만 나는 프레데터를 봐야 했기 때문에
국보 티켓으로 할인 받아서 타로 밀크티 (펄) 를 할인받아 사서 영화관에 들어갈 수 있었다
보통 영화볼 땐 콜라만 먹는데 버블티는 처음이다

프레데터
8관에서 봤다
8관은 꽤 작은 관이다 난 f열에서 봤는데 좀 더 확 땡겨도 좋을 듯하다
아무튼 프레데터: 죽음의 땅은 볼 생각이 없었는데, 친구가 추천해서 보게 됐다
난 프레데터 시리즈를 하나도 안 봤고 이게 처음이었다
신기한 건 여기 인간이 한 명도 안나왔다 주토피아도 아니고...
주인공은 야우차라는 전투 종족의 약자 '덱' (원래 이놈들이 빌런이라고 한다)
덱은 야우차의 통과 의례로서 타 행성에 가서 사냥감을 잡아오려 하는데, 간디... 였나? 죽음의 행성에서 사는
개 쎈 최강 생물 칼리스크를 잡아 오겠다 한다
덱의 형인 퀘이는 아버지도 칼리스크를 두려워한다며 그만두라고 하지만 덱은 굳건하다
형제의 아버지는 덱이 약하다며 사냥도 안 보내고 죽이려고 했는데, 퀘이의 희생으로 덱은 간디로 떠날 수 있게 됐다
그렇게 칼리스크를 사냥하러 떠난 덱이 만나는 건
1/2 (하반신이 뜯겨 나감) 안드로이드 엘르 패닝과 엘르 패닝이 버드라고 이름 붙인 원숭이 괴생명체
덱은 원래 사냥은 혼자서 하는 거라며 안드로이드도 원숭이도 받아들이지 않지만
한번 동료로 받아들이고부터는 완전히 가족이 다 되어서 누구보다 의리있게 챙긴다
킬링타임 용으로 볼만했고, 이왕이면 커다란 화면 걸어주는 관에서 보는 게 좋았을 듯하다
나야 일반관에서 봐도 괜찮았지만 이런 액션 활극을 포디나 아이맥스로 봤다면
감동이 더했을 듯하다
중간중간 소소하게 웃긴 포인트들이 나와서 즐겁게 감상할 수 있었다
국보같은 거 보고 뇌 청소 싹 돌리고 나온 느낌
국보 가부키 소개 글은 아래 링크에서 가져왔습니다
구글 검색했더니 바로 나왔어요 감사합니다
https://extmovie.com/movietalk/93439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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