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삼스럽지만 난 오타쿠다
옛날 옛적에 에반게리온 시리즈를 Q까지 다 봤고 다카포만 안 본 상태
이번에 30주년을 맞이해 씨지비에서 25-26년도 에반게리온 극장판을 재개봉해주는데
사도신생을 볼까 말까 하다가 패스했고 EOE가 개봉했기에 보러 왔다
...다카포는 26년에 개봉하면 그때 보지 않을까...
주변에서 평이 안 좋아서 기대가 안 된다

조조영화로 보러 왔는데.
내가 보러 와서 이런 말 하기도 뭣하지만
정신병 세게 오는 이런 영화를 아침부터 보러 몰려들 오다니
확실히 전성기 에반게리온 고점의 맛을 잊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구나 싶었다

영화는 엄청나게 잘 봤다
EOE의 품격 그 첫 번째
온갖 정신병 (97년도)의 향연을 내 집보다 큰 스크린으로 감상할 수 있다
EOE의 품격 그 두 번째
엔딩 크레딧이 영화 중간에 나와서 화장실을 다녀올 수 있다
EOE의 품격 그 세 번째
온라인 상의 비방에 개 긁힌 안노가 대놓고 객석에 앉아 있는 사람들 영상 찍어서 영화에 집어넣은 뒤
한가운데에 "기분 좋아?" 대문짝만하게 찍어버리는 꼴 볼 수 있다
니챤 등지에서 지 욕하는 글 스크린샷 따다가 빠르게 화면에 넣어버리는 장면도 있는데
얼마나 긁혔으면 싶어서 웃겼다
여담으로 이랬던 안노가 다카포에서는 너무 유해져서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더라
EOE의 품격 그 네 번째
"Komm susser Tod" <오라 달콤한 죽음이여>
EOE의 품격 그 다섯 번째

"기분 나빠."
하자마자 스크린 탁 꺼지고 조명 탁 켜져서 관객에게 대놓고
"다 봤냐? 이제 꺼져." 라고 말하는 듯한, 거부당하는 느낌
돈 내고 보러 가서 영화가 관객 빠꾸먹이는 느낌이 뭐가 좋냐 물어볼 수도 있는데,
에반게리온 안 본 사람이 이 질문을 한다면 의미가 없다고 본다.

특전으로 받은 포스터는 사실 후가공 없을 줄 알고 갔는데
의외로 홀로그램 떡칠을 해놓아서 이뻤다
방에 붙여 둬야지
보기 싫은 장면도 분명히 있는데,
Komm susser Tod랑 마지막 장면이
정말 영화관에서 관람할 가치가 있는 장면들이라
한번 더 볼 지 고민 좀 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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