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갑자기 떡볶이
강남에 먹을 게 없는데 그래도 먹을 거 뽑으라면 용가훠궈랑 역사에 있는 마리김밥을 뽑을 것이다
강남에서 일정이 끝났을 때가 딱 퇴근 시간이어서
용가훠궈를 갔다가 집에 갈 지 어쩔지 고민했었다
용가는 캐치테이블로 예약을 잡고 기다려야 했지만
2인 이상 대기 팀이 많았고 나처럼 1인 대기는 2팀밖에 없어서 갈만은 했다
그러던 와중 오늘 친구가 뮤지컬 청새치를 본다는 사실이 기억났는데
이게 인디뮤지컬이라고 해서 60분짜리 공연이고, 대학로가 아닌 들어본 적 없는 공연장에서 하고,
가격이 저렴하고, 또 저녁 9시에 시작한다.
저녁 9시에??
그나마 60분이라 다행인 건가
아무튼 어디 예매라도 해볼까 싶어 티켓링크를 들어갔더니 딱 자리가 남아있었다
그래서 바로 예매한 다음 서울숲씨어터라는 곳으로 갔다
1층에 상가 있는 오피스텔 건물의 지하 2층에 공연장이 있다
대체 여기에 왜??

아무튼 보러 왔다
두 배우 모두 처음 보는 배우였고,
주변에서 재미있게 봤다는 이야기가 들려서 기대됐다

우선... 배우들이 연기를 잘했다!
처음 보는 사람들이었는데 이 사람들이 흔들리면 그곳이 흔들리는 쪽배 위였고
넘어지고 빠지면 그곳이 바다였다
줄거리가 좀 눈길을 끌었는데
전쟁 소설 작가 밀러는 죽은 친구 에벌린의 생전 추천에 따라 쿠바의 바다를 보러 온다
사실 이 밀러는 더이상 살기 싫고 죽으려고 한다
마침 고기잡이를 준비하던 늙은 어부 그레고리오가 밀러를 발견하고
'이 사람을 태우면 그토록 잡고 싶던 청새치를 잡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에 밀러를 태우고 고기잡이에 나선다
아니나다를까 밀러는 빠져 죽으려고 하고 그레고리오는 못 죽게 막는다
그런데 밀러가 자꾸 바락바락하니까 그레고리오가 내기를 건다
청새치를 잡으면 이 배를 준다고
사실 그레고리오는 이전 루소라는 친구와 함께 이 배를 타고 나가 청새치를 만난 적이 있었다
다 잡았다고 생각했을 때 청새치는 루소를 죽이고 바다로 도망쳤고,
이후 그레고리오의 삶의 목표는 청새치를 잡는 것이 되었다
그리하여 젊은 외지인 밀러와 늙은 어부 그레고리오는 청새치를 향한 하룻밤 사냥을 시작하는데...
아무튼 눈길을 끈 것은 이 줄거리 전체에서 느껴지는 <노인과 바다> 였다
우선 '늙은 어부'가 '청새치'를 잡으려 한다, 이 플롯에서부터 노인과 바다를 아는 사람이라면 단박에 눈치챘을 것이다
우연이라고 할 수도 없는 것이 작중 배경이 쿠바의 바다이며, 어부의 이름은 그레고리오다
<노인과 바다>의 작가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글을 집필한 곳도 쿠바의 해안이었으며
그가 <노인과 바다>의 영감을 얻은 곳 또한 쿠바에서 낚시를 하는 어부 그레고리오의 실제 이야기였다
그래서 왜 <노인과 바다>를 이렇게 많이 가져왔을까, <노인과 바다>에서 더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었나
그런저런 생각들을 하면서 극을 관람했다
아무래도 가장 큰 차이점은 혼자가 아니라는 점이다
노인과 바다에서는 노인이 혼자서 바다에 나가고, 비극에 맞서는 초인적인 면모를 보이며
'그러나 인간은 패배하기 위해 만들어지지 않았다'
'인간은 파괴될 수 있지만 패배하려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라는 명언을 남겼지만
뮤지컬 <청새치>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는 좀 다르다
어떻게든 끝나고 싶었던 두 사람이 서로를 만나면서 어떻게든 삶을 이어가는 것
그런 일종의 친근함 혹은 위로를 말하려는 것 같기도 했다
사실 가장 좋았던 부분은 밀러의 친구 에벌린이 루소와 함께 배에 올라서
바다를 보면서 자신은 시인이 되고 싶었다 외치는 부분이었다
내가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일까? 함께 생각하게 되었다
잘 모르겠지만... 일단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살고 있다
내년에 대학로에 올라온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그때에도 여성 2인 캐스팅으로 오면 좋겠다
남자 배우로 올려도 괜찮고 잘 볼 수 있겠지만
어째 여성 2인일 때 더 감정 이입이 잘 된다 개인적으로는ㅎㅎ
'공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1109 뮤지컬 트루스토리 낮 공연 + 디마떼오 길피자 (0) | 2025.11.18 |
|---|---|
| 1108 뮤지컬 조선의 복서 낮 공연 + 히메카츠 + 뮤지컬 트루스토리 밤 공연 (0) | 2025.11.18 |
| 1025 뮤지컬 트루스토리 낮 공연 + 바마리오 (0) | 2025.11.01 |
| 1024 Into the Creation 2025 뮤지컬 쉿, 부인이 깨겠어요 + 소코아 + 성수 구테로이테 (0) | 2025.11.01 |
| 1023 뮤지컬 조선의 복서 + 반수우안 (0) | 2025.11.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