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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1013 연극 안트로폴리스 1 프롤로그/디오니소스 + 용가훠궈 명동점

by 원더인사이드 2025. 11. 1.

 
 
 

 
 
 
때는 월요일 장소는 명동
월요일이어도 용가훠궈는 사람이 많다
친구에게 캐치테이블이 있어서 다행히 예약을 잡아둘 수 있었다
나도 캐치테이블을 깔아야 하나?
 
용가훠궈는 강남점을 많이 갔기 때문에 익숙하다
홍탕을 주문해서 먹었지만 다음에는 버섯탕이라든지 샤브샤브탕도 먹어보고 싶다
 
 
 
 

 
 
 
 
정말 오래간만에 그리스 신화 연극!
난 그리스 신화 좋아해서 이런 연극이 있으면 본다
그것도 국립극단에 명동예술극장이면 거의 보증수표다
 
예매페이지에 시놉시스를 다 적어뒀던데
디오니소스와 세멜레, 세멜레의 누이 아가우에와 아들 펜테우스를 둘러싼 비극 이야기였다
 
그러고보니 제목인 안트로폴리스 1 프롤로그/디오니소스
안트로폴리스가 그리스 신화 및 희곡 등등에서 영감을 받아 쓴 비극 모음집이고 5편까지 있다
외국 작가가 쓴 건데 이번에 국립극단에서 라이센스를 따와서 전부 상연할 모양이다
25년에는 1, 2편 그리고 26년에는 3, 4, 5편
프롤로그/디오니소스는 말 그대로 프롤로그와 디오니소스 가 나뉘어 있다는 뜻으로
1막이 55분인데 이것이 프롤로그 (디오니소스 이전 이야기 및 현대와 신화의 융합적 시선 유도)
인터미션 20분
2막 110분이고 디오니소스 이야기 (시놉시스에 등장한 신화 이야기)
이렇게 제목을 이해할 수 있겠다
 
애초에 프롤로그가 있던 것인지 없던 것인지 모르겠지만
프롤로그를 둔 건 좋았다
배경 설명도 설명인데, 현대와 신화를 분리하지 않고 이어진 정서로 느끼도록 만드는 데에는
이 프롤로그가 큰 힘을 발휘했다고 본다
 
이 극 이야기를 하면서 연출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기도 한데
그건 더 아래에서 쓰도록 함
 
 
 
 

 
 
 
이전 헤다 가블러도 그랬는데 국립극단 극은 이렇게 1층 로비에 무대 모형을 둔다
눈에 띄는 건 역시 커다란 컨테이너, 분장실 거울, 그리고 자동차
 
 
 
 

 
 
 
 
캐스팅보드
그런데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이 역할들은 1막에는 등장하지 않는다
1막은 프롤로그로 디오니소스의 탄생 이전 이야기를 다룬다
 
 
 
 

 
 
 
극이 시작하기 전부터 나와있는 배우들
분장을 하거나 앉아있거나 하는 일은 각양각색이다
잘 보이지 않지만 분장 거울 뒤편에는 라이브 밴드가 대기 중이다
또 사진에서는 잘렸지만 오른쪽 끝에는 방송용 카메라도 있다
 
무엇보다도 커다란 스크린이 시선을 사로잡는데
연출이 이 스크린과 타이포그래피, 소위 말하는 '키치'한 영상에 꽂혔는지
극 내내 스크린이 안 꺼진다
 
거의 모든 대사가 자막으로 나오고
화면 오른쪽 위에서 왼쪽 위로 작게 지나가
관람에는 지장을 주지 않는다
 
 



2막 디오니소스

테베로 돌아온 디오니소스가 자신의 부모를 모욕한 사람들에게 비극을 내리는 이야기

인데, 여기서도 역시 카메라워킹이 빛을 발했다

이 비극에서 가장 큰 하이라이트를 꼽자면 역시
디오니소스의 신도 바카이의 우두머리 중 하나인 아가우에가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
디오니소스의 꾐에 넘어가 여장을 하고서 바카이의 의식에 숨어든 자신의 아들, 테베의 통치자 펜테우스를 직접 찢어죽이는 장면일 것이다

극에서는
직접 찢어죽이는 묘사는 나오지 않았지만 피는 많이 나온다
무대 위에 피를 양동이로 쏟아붓는데, 사실 객석에서는 잘 보이지 않았는데 이걸 위에서 찍는 카메라로 스크린에 커다랗게 띄워줬다

가장 백미였던 장면은
천정에서 바닥을 비추던 카메라가 뒤집혀
어느샌가 스크린 위에 앉아있던 디오니소스의 얼굴을 비추었던 때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던 디오니소스를 잘 보여주어서 굉장히 좋았다
정말로 신 같기도 했다

 

아가우에와 그의 아버지 카드모스 (찢겨 죽은 펜테우스의 할아버지)

카드모스는 그를 모시는 오랜 친구이자 장님인 테이레시아스와 더불어 신성을 믿는 인물이다

인간의 이성을 믿고 신을 경시하는 펜테우스와는 확연히 다르다

 

테이레시아스에 관해서도 적을 내용이 있는데 조금 더 뒤에서 적도록 하고,

엔딩에서 꽤 인상깊었던 점이 있는데 아가우에의 태도였다

테베를 떠나는 아가우에와 그의 아버지 카드모스가 각자의 길로 갈라설 때였다

아가우에는 근친살해죄로 테베에 머무를 수 없었고, 카드모스 역시 테베에 남아있기를 원하지 않았다

아무튼 아가우에가 튀르소스 언덕을 떠올리게 하는 모든 것이 없는 땅으로 가겠다고 선언하는데

태도나 말투가 신을 두려워한다든지 슬퍼한다기보다도 냉담하게 느껴졌다

 

더이상 잃을 게 없는 사람이라서 그런가? 생각이 들었다

 

 

 

한편 테이레시아스에 관해서는 또 다른 재미있는 사실이 있다

테이레시아스는 극중 카드모스와 함께 디오니소스를 믿었는데, 그는 맹인이자 예언자 그리고 신관이었다

테이레시아스에게 특이한 점이 있다면

1. 눈이 머는 저주와 예언하는 능력을 동시에 받은 것

2. 남자와 여자를 번갈아가며 살아본 것

3. 수명이 다른 사람의 7배인 것

이 세가지일 것이다

 

그리스 로마 신화의 비극 다섯 가지를 집대성한 안트로폴리스 5부작은

1편 디오니소스와 테베 왕가에 닥친 비극에서 시작하여

차례로 라이오스, 오이디푸스, 이오카스테 그리고 안티고네로 마무리되는데

이 모든 비극에 테이레시아스가 등장한다

누가 뭐래도 그는 제우스로부터 남들의 7배인 수명을 받았으니...

피비린내 나는 테베에서 그는 때로는 조언자로서, 대부분 예언자로서 등장하나 비극을 막지는 못한다

 

극중 어느 목동이 말했다

 

잔인한 것은 이 도시, 테베였습니다

 

처음은 사람들을 광기로 내몰고 피를 보게 한 디오니소스가 잔인한 것이 아닌가, 싶었는데

앞으로 닥칠 비극들을 생각하면 저 말이 맞게 느껴진다

 

이제 두 번째 비극 <라이오스>를 기다려야지

연극 <라이오스>는 배우 전혜진의 여성 1인극인데, 오이디푸스의 아버지인 라이오스와

그 주변 인물들을 배우 한 명이 전부 연기한다고 한다

어쩌면 이 한 명이 테이레시아스는 아닐까? 싶기도 하다ㅋㅋ

 

이하는 인터넷 뉴스 등에 실렸던 공연 사진

워낙 연출이 신기해서 가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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