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소재한 마이아트뮤지엄에서 주최했던 앨리스 달튼 브라운 그림 전시회
아마 가을 쯤이었지 싶다
딱히 시간 순으로 업로드하는 것이 아니라
사진 앨범에 든 것을 꺼내서 기억을 더듬어 적으므로
정확하지 못한 부분이 있을 수 있다
마이 아트 뮤지엄은 지하를 활용한 예술 전시 공간이다
처음으로 가봤는데 다른 세계로 입장하는 듯한 느낌이 들어 좋았다
사실 이 분야에서는 전쟁기념박물관 전시가 또 한 몫을 하는데...
그것은 다른 글에서 서술하도록 하겠다
인싸들을 위한 포토존
나는 아싸답게 혼자서 보러 갔고, 셀카에 쥐약이라 굳이 내 사진을 남기지 않았다
기억 상 이 전시를 서너 번은 봤다
빛도 물도 전부 내가 좋아하는 오브젝트이고
놀라울 정도로 사실적인 "그림"이기 때문이다
크기도 보통 1미터를 넘고, 3미터가 다 되는 작품도 걸려있었다
촬영 가능한 그림 세 점 중 <차오르는 빛 Lifting Light>을 찍은 것
이렇게 사진으로 찍어봤자 직접 그림 앞에 섰을 적의 감동의 절반도 느껴지지 않으나
어쨌거나 귀중한 그림이라 사진으로 남겨보았다
연세가 꽤 있으신데 마이아트뮤지엄의 커미션 작업으로 매우 큰 그림 세 점을 그리셨다
건강이 얼마나 중요한 지 잘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앨리스 달튼 브라운이 처음부터 빛과 물, 커튼을 그렸던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어느 시점부터 커튼이 마음에 아주 드셨는지 커튼을 꼭 넣으시더라
개인적으로는 White Corner 이라는 그림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하얀 문과 하얀 벽, 아래에 자라난 식물, 그리고 빛이 전부인...
지금 업로드한 위 그림에 비하면 수수하다 여길지 모르는 그림이지만
어쩐지 사로잡혔다
그건 그렇고 정말이지 훌륭한 묘사다
조금만 떨어져서 보면 아주 크게 인화한 사진이구나! 착각해버릴 정도로 정밀하다
또다른 커튼과 빛, 바다가 등장하는 그림
여유가 느껴져서 참 좋다
이렇게 촬영 가능한 그림이 커미션 넣은 세 점으로
나머지는 촬영 불가능했다
그러나 아쉽진 않다
보았다는 것으로 충분하다
처음 갔던 날 구입한 굿즈들
도록이 있어서 살까 싶었는데, 아무래도 그 그림들은 커다랗게 봐야 매력이 느껴진다
+
너무 감명을 받은 나머지 앨리스 달튼 브라운 작가에게 이메일을 보냈는데,
운 좋게도 친절하게 답변해주시고, 또 가까운 시일 내한 일정이 잡힌데다가
관장님과 여러 관계자분들의 노고로 잠깐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전시관 바로 옆 스타벅스에 대기하면서 얼마나 긴장했는지 모른다...
앨리스 달튼 브라운은 구글에 검색한 그대로 나이가 꽤 있는 분이다
그러나 정말로 정정하시고, 행동이나 말이 굉장히 사려깊고 사랑스러운 분이셨다
이렇게 큰 그림을 어떻게 그리는지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생각한다
애매모호한 이유는 사실 그 때 무슨 말을 했는가 기억이 제대로 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만큼 참 설레고 긴장되는 시간이었고, 또 매우 기뻤다
이후로도 간간이 이메일을 주고받으며 일상을 나누게 되었다
또한 중요했던 경험이, 바로 나의 그림을 보고 칭찬해준 것이었다
사실 나는 그림이라면 매우 아마추어인데다가 그쪽으로 장래를 희망하지도 않는다
그럼에도 즐거워 몇 번 그려보았는데, 내가 앨리스 달튼 브라운 이야기를 하니
친구가 그림을 보내보라고 조언해주었다
결과 설레고 걱정되는 마음으로 그림을 보냈고,
앨리스는 진심으로 좋은 부분을 이야기해주었다
조금 뻔한 이야기일 지도 모르겠지만, 여기서 선한 영향력을 받아
나 또한 sns에 새로이 계정을 만들어 그림 그리는 사람들을 여럿 팔로우하고
그 사람들의 그림을 성심성의껏 칭찬하고 있다
그림의 기술보다는 특징이나 분위기가 좋을 때 주로 팔로우하며
진심으로 좋은 점을 말해주었다
결과 내 그림을 좋아하는 친구들도, 나에게 그림 보여주기를 좋아하는 친구도 생겼다
정말 멋진 행운이다
'전시회'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현대어린이미술관 얼굴전 (0) | 2022.03.25 |
---|---|
투탕카멘 - 파라오의 비밀 발굴 100주년 기념 특별전 / 이태원 블랙리스트 (0) | 2022.03.18 |
조선의 승려 장인 특별전 (0) | 2022.03.07 |
초현실주의 거장들 보이만스 판뵈닝언 박물관 걸작전, 메타갤러리 쇼케이스 (0) | 2022.02.23 |
윌리엄 베그만 <비잉 휴먼>, 후지시로 세이지 - 빛과 그림의 판타지 전, 형태의 변주법 (0) | 2022.02.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