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국 한번 더 보러 온 렛미인
이번에는 다른 친구와 왔다
자리를 뒤쪽으로 잡은 덕택에 무대를 전체적으로 볼 수 있어서 즐거웠다
렛미인에서 정말 좋아하는 장면이 많지만
시작하는 장면에서 굉장히 벅차오른다
렛미인은 무대와 안무가 아름다운 것 외에도 쓰인 음악이 정말 아름다운데
Ólafur Arnalds의 For Now I Am Winter이라는 피아노 앨범 수록곡들을 썼다
이 수록곡 중 Old Skin이라는 곡은 차츰 밝고 희망적으로 고조되는 멜로디가 돋보인다
극이 시작할 때 눈 쌓인 자작나무 숲을 여러 인물들이 각자 뛰거나 걷고 지나가는 장면을 좇다 보면
절로 몰입하게 된다
이렇게 매혹적인 도입부를 보기가 정말 힘든데 렛미인에서 만날 수 있어 행복했다
여담으로 원곡은 가사가 붙었지만 연극에 쓰이는 곡에는 가사 없이 반주만 들어갔다
그러고 보니 프레스콜 영상이 있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IPLcjAQj4G8

몰랐는데 이 날 럭키드로우를 진행하는 회차였다
유료 표 1장 당 뽑기도 1번
나는 For Now I Am Winter cd를 뽑았다!!
렛미인의 음악을 정말 좋아했기 때문에 너무 기뻤다

이 날 일라이, 오스카, 그리고 하칸 배우의 마지막 공연일이라
짧게 인사를 들을수 있었다
다들 극에 대한 애정이 깊어 보여서 정말 멋있었다
지난번에 봤던 일라이와 오스카 배우들이 이날 본 배우들과 전혀 다른 배우들이었는데
이날 본 배우들이 조금 더 감정을 드러내는 느낌이 들었다
나야 어느쪽이든 오스카로, 그리고 일라이로 납득이 되어서 마음에 든다

무대 인사 중에서는 오스카 배우의 말이 기억에 남았다
우선 10년 전에 렛미인에서 같은 역할을 하기도 했고,
나 역시 이 배우로 10년 전에 렛미인을 본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시 대본을 받았을 때 정말 기분이 이상했다'고 했는데 어쩐지 이해가 가는 듯했다
또 이날이 광복절이었는데, 그에 맞춰서 굉장히 좋은 말을 해주었다
'오늘이 광복절이고, 빛이 돌아온다는 의미가 있다. 여러분께서도 각자 내 안의 다름을 발견했을 때 빛이 돌아오기를 바란다'
이런 이야기였다
실제로 극중에 일라이가 오스카를 떠나려 하면서 자신이 떠나면 빛이 들어오게 하라는 말을 하는 것도 있지만
연극 <렛미인> 자체가 서로 다른 존재가 만나서 함께 걸어가는 이야기라
더욱 깊이 와닿는 발언이었다

렛미인을 보고나면 빼놓을 수 없는 것
바로 사건 현장을 만드는 빙수
원래 렛미인이라는 글자가 적힌 초콜렛 플레이트가 올라가는데
마지막 공연이 바로 다음날이어서 소진되었다

극중에 쓰이는 피 분장과 정말 닮았다
섬뜩하면서도 특별하고, 여름에 정말 잘 어울리는 콜라보 메뉴
이렇게 10년만에 돌아온 렛미인 재연 관람이 끝났다
세세한 부분은 바뀌었겠지만,
세트나 음악을 쓰는 건 10년 전 그대로였다 그래서 더 좋았다
피 분장도 확실하게 나와 줘서 정말 아름다웠다
그리고 창작물의 계절 배경 중 겨울을 정말 좋아하는데 어쩐지 외롭고 쓸쓸한 느낌이 들어서이다
가을도 외롭고 쓸쓸하기는 하겠으나 겨울보다 좀 더 청승맞은 감이 있다
어쨌거나 이러한 외로움 속에서
천진하고 어리석지만 순수한 애정을 지닌 오스카와
예정된 비극을 알아도 손을 내밀 수밖에 없는 일라이
둘이서 함께하는 날들을 다시 한번 볼 수 있어서 정말 멋진 여름이었다

근처에 이태원이 있어서 타지팰리스에 왔다
타지펠리스는 주말과 공휴일에 뷔페를 운영하기 때문에
이날도 뷔페를 즐길 수 있었다
마침 연극을 같이 본 친구가 커리를 좋아하는데, 이곳에 와보고 싶다 말한 적이 있었다
굿

만족스러운 식사
오래오래 영업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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