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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0819 연극 베이컨 + 바마리오

by 원더인사이드 2025. 8. 22.

 

 

 

베이컨

흥미가 있을 듯 없을 듯 하던 연극이었는데 친구와 함께 보러 가게 됐다
마침 친구의 친구가 추천해준 배우들이 있어서 그 배우들로 봤다

사실 보기 전에는 큰 기대가 없었다
시놉시스를 읽어 봤는데 대강 엇나간 불량배와 심약한 소년의 이야기인 것 같았다
속으로 불량배 역할이 사람을 안 죽였으면 좋겠네,
남자애 둘에 엇나간 쪽이 사람 죽이는 이야기는 연극에서 너무 진부하잖아
그런 생각을 했다

그런데 막상 무대를 보니까 생각이 달라졌다
새까만 무대 위에는 커다란 시소 하나밖에 없었다
놀이터에 있는 손잡이가 달린 시소가 아니라 정말 간단한 지렛대 같은 시소였다
이렇게 심플한 무대가 좋다

자질구레한 것 없이 이걸로 승부를 보겠습니다.

라는 기개가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객석에 앉고서 두근두근했다

 

 

 

 

 

극이 끝나고 같이 본 친구와 마리오에 갔다

적셔!

 

그래서 극은 어땠느냐면...


재미있었다!
사실 '청소년기의 감정과 사회적 억압' 이라는 주제를 예매페이지에서 읽고 간 터라
정말로 둘이서 일탈했고 삐걱댔고 실수로 누구를 죽였다든가 그런 내용일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어쩐지 처음부터 뭔가 불안하더라니...
생각보다 정말 재미있는 이야기였다

소심하지만 나름 강단있는 전학생 마크와
섹스와 폭력을 과시하고 다니는 불량배 대런
어찌 보면 참 클래식한 조합이다

그런데 클래식이 클래식인 데에는 이유가 있다

스포일러는 피해야지

 

극의 진행이나 연출이 좋았던 점:

현재-과거 회상-현재-과거 회상 방식으로 극이 진행되는데
현재로 돌아올 때마다 마크가 특정한 대사를 하기 때문에 지금이 현재인지 과거인지 이해하기 어렵지 않았다

또 무대 중앙에 커다란 시소가 있는 만큼 시소를 정말 많이 효과적으로 이용한다
가령 수업시간에 장난치는 것을 시소의 무게중심을 뺏는 것으로 표현한다든지
시소의 양단에 앉은 마크와 대런을 다른 조명으로 비춰서

두 사람이 같은 시각 다른 장소에서 겪는 일들을 보여주기도 한다
시소를 내세웠고, 확실히 보여줘서 좋았던 극이다

여담으로 극중에 너무 당연하게 마약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래서 조금 놀랐는데 이거 배경이 영국 아니면 스코틀랜드겠지 뭐. 라고 생각하니 하나도 놀랍지 않았다
찾아보니 초연이 영국이었다
그럼 그렇지 싶었다.

 

 

 

 

 

 

극 내부가 아닌 외부적으로 좋았던 점

 

예스 3관, 예전 수현재씨어터로 불렸던 이 극장

특징이 7열부터 단차가 좋다

말인즉슨 6열은 웬만해서 피하는 게 좋다

그런데 이 극은 배우들이 시소 위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

그래서 6열에 가도, 웬만해서 중요한 장면들은 가리지 않을 것 같았다... 물론 6열을 추천하기는 어렵다

차라리 더 뒤로 빠지는 게 낫다

그리고 시소를 쓰는 연출 상 다른 극들보다도 중앙으로 가는 데 메리트가 많다

또한 극이 85분이다
요즘 내가 본 극들이 거진 2시간이 넘어가는데

1시간 25분? 평일에 공연이 끝나도 맥주 한 잔 하고 집에 갈 수 있다
정말 보길 잘했고 좋은 극이었다

추천 받은 배우들 말고 내가 따로 보고 싶은 배우가 있었기 때문에 한번 더 표를 잡았다
벌써부터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