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구와 함께 보러 간 뮤지컬 <웨이스티드>
친구가 이날 캐스팅이 좋다고 같이 보자고 말해줘서 보러 갔다
극은 브론테 남매 이야기
브론테 남매? 자매 아닌가요? 싶을 수 있는데 브랜웰이 둘째이다
사실 난 제인 에어와 폭풍의 언덕의 작가가 가족인 줄도 몰랐다
아무튼 순서대로 샬롯이 맏이, 둘째 브랜웰, 셋째 에밀리 그리고 막내 앤
그리고 또 순서대로
샬롯은 <제인 에어>
에밀리는 <폭풍의 언덕>
앤은 <아그네스 그레이>
라는 책들을 냈다
그러니까 자매들이 전부 문학사에 한 가닥씩 한다는 소린데, 말 그대로 개천에 용 났다
왜냐하면... 웨이스티드 니까
웨이스티드의 원제 Wasted 는 '헛된' 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는 황무지를 뜻하는 Wasteland와도 굉장히 비슷한 단어이다
갑작스레 황무지가 등장하는 이유는 브론테 가족이 황무지나 다름없는 곳에서 살았기 때문이다
남매의 아버지는 목사로, 아일랜드에서 태어났으나 영국으로 이주해 일생을 지냈다
영국 하면 대개 런던을 떠올리겠지만 이들이 살던 곳은 요크셔 지방의 하워스라는 곳이다
여기가 지금도 찾아가기 힘든 시골인데다가, 돌풍이 심심찮게 불고 황야가 넓게 펼쳐져
세상으로부터 고립되었다는 느낌을 강하게 주는.. 황무지 같은 동네였다
거기다 브론테 가는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시골에서 그리 환영받지 못했다
나아가 남매의 어머니 및 샬롯 이전에 태어난 두 아이는 일찍 죽었다
이 때문에 극중의 샬롯은 '하워스에서 유명한 것은 죽음'이라는 말도 한다
당시 교육관이 그랬던 건지 성공회 사제가 그랬던 건지는 모르겠지만
훈육이 굉장히 엄했고, 집안이 가난해서 가족들은 제대로 먹고 살지도 못했다
그 때문인지, 브론테 가는 목사 아버지를 제외한 전원이 30대에 요절한다
이런 기구한 환경 속에서 자매들이 전부 다 문학사에 족적을 남겼으니
개천에서 용 났다는 말이 딱 맞는 것이다

극은 남매들의 이야기를 샬롯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풀어나간다
실제로도 남매 중 마지막으로 남은 사람은 샬롯이었기 때문이다
작가, 화가, 복서가 되겠다며 유일하게 집안의 지원을 받은 브랜웰은 결국
남자가 예술가인데 이룰 수 없는 사랑에 빠지기까지 해서 술과 약으로 건강을 해치다 죽는다
괴팍하지만 선구안을 지녔던 에밀리 또한 병으로 세상을 떠나고, 앤 역시 뒤따르듯 죽었다
전부 다 떠나버린 지금, 샬롯에게는 소설을 집필했던 시간이 허망하게 느껴질 뿐이다
그래서 그렇게 싫어하던 부목사와 결혼하고 '참한 아내'로 살아가려 한다
하지만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남매들과 보냈던 시간이 되살아나고
무엇인가를 남겼든 남기지 않았든, 그 시간들은 전부 헛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상기한다
극 제목은 웨이스티드 이지만 샬롯은 그에 저항하며 마지막으로 펜을 쥔다
그런 이야기인데
결국은 헛되지 않았다는 희망적인 메세지가 좋은 극이었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캐릭터는 에밀리였다
집을 떠나기 싫어하고, 제멋대로이면서 괴팍한 캐릭터지만
어째서인지 싫지 않은 매력이 있는 캐릭터였다
폭풍의 언덕을 제대로 읽어본 적은 없는데 한번 읽어볼까 생각했다

오랜만에 갔던 오도레D
사실 밖에서 풀을 안 사먹는데 여기는 풀도 맛있다


세트로 주문해서 파스타 두 개도 함께 나왔다
위의 것은 보스카이오라, 아래 것은 푸타네스카
최근 감명 깊게 읽었던 <밤비노>라는 만화가 이탈리아 요리 관련 만화였어서
만화에서도 나온 푸타네스카를 먹었더니 어쩐지 반가웠다

마지막 디저트
세트든 세트가 아니든 사장님이 항상 직접 만든 아이스크림을 디저트로 주시는데
시럽과 아이스크림의 맛이 항상 달라져서 즐겁다
이번에는 피스타치오맛
함께 공연을 보고 밥을 먹은 친구가
밥을 사줬다!!!!
정말 감사할 따름이다....

또 오랜만에 오드 투 디저트에 갔다
개성주악 이라는 걸 처음 먹어봤는데 딱딱하면서 쫄깃하고 끈적했다
"이것이... 개성주악?"
씹으면 씹을수록 불을 처음으로 발견한 원시인의 기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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