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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0122 뮤지컬 마타하리 + 차알

by 원더인사이드 2025. 2. 3.

 

 

 

 

 

 

 

금강산도 식후경

 

이 날은 정말 고맙게도 친구가 초대표를 마련해주어서

아주 좋은 기회로 마타하리를 보러 왔다

정말 고마워서 밥은 내가 샀다

 

사진을 더 찍어뒀으면 좋았을텐데 잊어버렸다

친구와 어떻게 지냈는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이야기를 하느라

시간이 정말 빠르게 가버렸다

 

그런데 가장 맛있었던 게 이 탕수육이었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걸 찍을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마타하리!!

 

솔라가 마타하리 역할을 맡았는데

나는 워낙 연예계 사정에 어두워 몰랐지만

마마무의 멤버라고 한다

 

과연 춤을 정말 잘 추고 노래도 잘 부르고 아름다우셨다

특히나 휘둘리지 않겠다며 곤조를 지키는 노래를 부를 때 가장 빛났다

 

여담으로 인기가 정말 많아서 그런지

극이 끝나고 꽤 빠르게 극장을 나온 편이었으나

나보다도 빨리 나와서 급하게 뛰어가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그 사람들은 솔라의 퇴근길을 보러 가는 사람들이다

 

 

 

 

 

 

 

마타하리의 공연 전 대기실 컨셉으로 만들어둔 포토존도 있다

나는 패스

 

 

 

 

 



 

 

정말 오래간만에 대극장 공연을 봤는데

앙상블들의 군무도 그렇고 연기와 춤도 좋았지만

마지막에는 너무 슬퍼서 울기까지 했지만

 

가장 감명깊었던 건 무대였다

무대의 스케일이 엄청났다

저 무대 위에 3층짜리 발코니를 기둥식으로 만들어서 4개를 붙이고,

레이저를 쏘고 붉은 색이 인상적인 대기실을 만들고,

마타하리가 사는 집을 만들고 카페와 공연장을 만들고...

 

사실 극을 보러 가면

관객과 배우는 일종의 약속을 한다

 

배우가 실제로는 그 캐릭터가 아니어도

배우가 '그것이 문제로다' 하면 햄릿이 되고

무대 위에 아무것도 없어도

배우가 기도하며 무릎을 꿇으면 성당이 된다

 

나는 극을 많이 보기 때문에 그런 약속에 익숙해져 있었다

그래서 이토록 웅장한 무대 장치를 봤을 때

그리고 무수한 앙상블이 나와서 마타하리의 뒤로 천수관음 군무를 추었을 때

아, 이런 것도 있었지 하고 다시금 느꼈다

이렇게 화려한 약속도 있었던 것이다

 

 

 

 

 

 

아래는 정말 여담인데

마타하리를 보면서 웃겼던 장면이 있다

쓸까 말까 고민했지만 정말 웃겼기 때문에, 그리고 내 티스토리니까 씀

 

1막 중반에 프랑스 공군 기지가 등장하고

공군인 남자 주인공이 신참을 받으면서 동료들과 함께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있다

 

가사 내용은 대충

'우리는 애국자고, 우리는 나라를 위해 싸우다가 추락해서 영웅이 된다' 이다

 

이 노래를 가슴에 땀찬 근육질 남성들이 아주 건실하게 부르는데

물론 프랑스 공군의 애국심을 절절히 보여주려는 노래였겠지만

나라를 위해 싸우다 죽겠다는 노래를 참 밝고 희망차게 부르니

정반대로 군국주의를 비꼬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너무 웃겼다

(마타하리는 군국주의를 비꼬는 내용의 뮤지컬이 아니다)

 

거기다 안무 보기 좋으라고 그랬는지

무대장치를 기준으로 양옆에서들 경례를 각자 다른 팔로 한다

내가 군대는 모르지만, 경례하는 팔은 통일이 되어야 하는 거 아닌가?

아무튼 그것도 웃겼다 그렇게 애국을 중시하면서 애국하는 팔은 서로 다르게 잡는게ㅋㅋㅋ

 

이 장면에서 웃겼던 여파로

후반부에서 군인들이 우르르 나오는 장면마다 웃음을 참느라 힘들었다

 

내가 이게 이렇게까지 웃겼던 이유는 사실 예전에 봤던 영화의 영향이 크다

 

스타쉽 트루퍼스

 

정말 웃긴 올타임 레전드 코미디 풍자 영화이니

볼 기회가 된다면 꼭 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