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그대로 진짜 이상한 이어폰을 샀다
때는 4월... 13일이었던가 15일이었던가
어쨌거나 부활절이었다
딱히 부활절 기념으로 술을 마시지는 않았으나
그 날은 뮤지컬을 한 편 봤는데 이 뮤지컬 얘기는 다음에 하도록 하고
뮤지컬을 보기 전 칵테일을 다섯 잔 (가격 저렴하고 꽤 괜찮은 곳이었다)
뮤지컬을 보고 나서 맥주를 또 넉 잔 (혜화에는 여기만한 크래프트맥주집이 없다)
이러다보니 주정뱅이 신세를 면할 수가 없었다
집 근처까지는 갔는데 개울에 얼굴을 처박았다
부활절이라고 이렇게 세례를 받을 필요는 없었는데...
어쨌거나 중요한 것은 그 때 이어폰을 잃어버렸다는 점
깨닫자마자 다나와에 들어가 검색했다 조건은
C타입, 플랫와이어(칼국수면), 커널
너무 비싸지 않아도 좋다 생각하며 골랐다 그랬더니 아이리버의 무슨 이어폰이 당첨이 됐다
그래 이것을 사자
며칠이 지나 택배가 도착했다
드디어 각종 asmr음성과 쌓아둔 앨범들을 들을 수 있겠다 기뻐하며
이어폰이 담긴 박스를 보는데...
"블루투스 지원"
????
이거... 유선이어폰 아닌가?
유선이어폰인데 왜... 블루투스가...?
설마설마 하는 마음에 이어폰 단자를 스마트폰에 꽂지 않고
커널 두 개를 양쪽 귀에 꼽고
스마트폰의 블루투스 기능을 켰다
당연하게도, 연결 불가능
도대체 뭐야...?
다행스럽게도 박스 뒤편에 설명이 있었다 읽었다
이어폰 단자를 핸드폰에 꽂아서 블루투스 연결을 해서 듣는 방식이었다
대체 왜????????????
블루투스는... 핸즈프리 기기에 사용하는 기술 아니었나??
어째서 유선 이어폰에 블루투스를??
차라리 블루투스 기능을 넣지 말고 직빵으로 음악을 틀게 하면 되는 것 아닌가??
인터넷을 좀 뒤져본 결과
이어폰 단자를 핸드폰에 연결하는 이유는 다름아닌 "배터리" 였다
그러니까 이 이어폰은 블루투스 기기로서, 배터리가 있어야 동작하는데
그 전력을 내 스마트폰으로부터 공급받는 것이다
그리고 그 전력으로 내 스마트폰과 블루투스 연결을 한다
무슨 이런... 엄청나게 빙빙 돌아가는 발상을...?
게다가 음질이 클리어보다는 조금 에코가 있는 편 사실 이건 크게 문제없다
나는 음질에 아주 예민한 편이 아니기 때문
어쨌거나 참 이상하다
그러니까 이론상으로는 내 핸드폰에 이어폰을 연결해두고,
다른 사람의 핸드폰의 블루투스를 연결해서 다른 사람의 노래를 들을 수도 있다는 말이다
역으로 다른 사람의 핸드폰에 이 이어폰을 연결하고
내 핸드폰의 음악을 들을 수도 있다
대체... 신기하긴 하지만... 왜...?
진짜 이상하다
내 생애 이런 이어폰은 처음이다
어쨌거나 기껏 샀으니 어쩔 수 없지
또 잃어버리거나 망가질 때까지 듣고
정 불편하면 그냥 원래 쓰던 샘숭 정품 이어폰이나 새로 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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