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그러니까 일주일도 안 된 일이다
어느 금요일 오전
내 통장에 몇십 만 원이 입금되어있었다
나는 입출금 푸시 알람을 꺼놓고 살기 때문에 이 사실을 토요일에 알았다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보이스피싱이었다
정확히는 돈 세탁 목적 사기
검은 돈을 목표의 통장에 입금하고,
목표에게 전화를 걸어 그 돈을 돌려달라 하는 방식으로
돈을 세탁한다는 이야기
이 가설은 빠르게 폐기했다
1. 하루가 넘도록 아무 연락이 오지 않음
2. 검은 돈 세탁이라기에는 금액이 쩨쩨함
두 번째로 든 생각은 오송금이었다
아마 이 쪽이 맞겠지...
누군가가 다른 사람에게 돈을 보낼 때, 8 대신 0을 눌러버렸다든가
그리고 예금주도 확인하지 않고 성급히 보내버렸다든가
그렇다고 해도 역시 금요일 당일에 연락이 오지 않은 건 이상하지만,
어쨌거나 주말 동안 기다려보기로 했다
월요일 아침
세 번째 망상이 들었다
망상이라고 쓴 이유는 대책없는 희망회로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머니의 친구분이... 어쩌면... 용돈을 주었다든가!!
그리하여 월요일 아침부터 어머니에게
(보낸 사람 이름) 아시느냐 여쭤봤는데 당연하게도 모르셨다
하하하...
정말 용돈이었으면 바로 버번 카운티 2020 잔세트를 사는 건데...
남은 일은 하나 뿐이다 은행에 연락하는 것
몇십 만 원을 가질 수 있다면 너무 좋겠지만, 애초에 내 돈이 아니니
신고하는 것은 당연하다
은행에 신고하여 여차저차 사정을 말하니 알아봐주었다
그리고 이 돈은 다른 은행으로부터 입금된 것인데,
내가 직접 그 은행에 컨택해야 한다더라
조금 귀찮았지만 감사합니다 하고 전화를 끊었다
아무래도 개인정보니 뭐니 해서 은행끼리 주고받으면 안 되는 거였겠지
그리하여 타은행에 연락을 했다
또 여차저차 사정을 말하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리고 입금자 중개등록을 해 준다면서 내 번호가 필요하다고 했다
내심 남에게 연락처를 주는 것도 꺼려졌지만 어쩔 수 없다
은행 쪽에서는 양쪽 모두에게 연락하여 중개만 진행해준다
오후 누군가로부터 전화가 왔다
개인번호였기에 받았다 (인터넷 번호는 스팸이라 안 받는다)
내게 송금한 사람이었고, 내가 모르는 이야기를 하며
그 대금으로 넣었는데 맞지 않느냐 물어보기에
나는 그런 것 모른다, 다시 한 번 통장번호와 예금주를 확인해보시라 말하고
저쪽에서도 예 알았습니다 하고 끊었다
그런데 이 이야기를 어머니에게 하니
그제서야 어딘가 알아보시기 시작하는 것 이었다...
결론적으로 오송금이 아니었다
어머니의 친구분이 본인 거래하는 사람에게
내 계좌를 알려주어 입금토록 시켰는데,
금요일에 그리 시키고 깜빡 잊어버려 주말 동안 아무 언질을 안 해주었다
무슨 이유로 그리 하셨는지는 모르지만
어쨌거나 오송금이 아니어서 다행이었다
단지 이곳저곳에 전화하고 조금 불편한 면은 있었으나
몇 시간 뒤 친구분이 나에게 미안하다며 기프티콘을 선물해주어서
맛있게 먹고 끝났다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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