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에 사는 친구를 만나고 싶어서
새벽에 고속버스를 탔던 날
나는 정말 아침에 못 일어나는 사람인데
이 날 어떻게 일어났는지 모르겠다
아마 밤을 샜거나 했겠지
지금도 겨울이라 터미널까지 가는 길 어두웠던 거리가 떠오른다
고속버스를 타면 빼 놓을 수 없는 그것
"알 감 자 버 터 구 이"
그렇게 배가 고프지 않은데도
휴게소에서 먹을 때 너무 맛있어서
꼭 사먹게 된다
밝아오는 아침
해가 희고 시리다
친구를 만나서 가장 먼저 한 일
동물원에 왔다
자본주의의 혜택을 마음껏 누리고 싶어서
상어 풍선도 샀다
멋진걸...
세기말같아
동물원다운 라인업 호랑이
이 외에도 두 발 달린 동물 네 발 달린 동물 다리 없는 동물이 왕왕 있었다
근처에 까치 무리 참새 무리가 살아서
발에 털이 북슬북슬한 닭의 모이를 제 것처럼 먹곤 했다
군데군데 이런 표지판도 보였다
직원이 직접 그린건가?
너무 뜬금없고 귀여워서 한참 웃었다
대 코로나 시대를 맞이하여 개발을 진행중인지
황량한 흙밭 너머로
포스트 아포칼립스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놀이공원이 보였다
도착
단지 직접 저 포스트 아포칼립스의 유산에 탑승할 엄두는 나지 않아
아쉽게도 관람차, 범퍼카, 회전목마를 뒤로 하고
동물원을 빠져나왔다
정말 멋진 공간이었다..
역시 밥이 최고지ㅋㅋㅋㅋ
전주가 원래 그런 것인지 모르겠는데
순대국밥을 시켰더니 자동으로 피순대가 들어간 국밥이 나왔다
내가 사는 지방은 보통 야채로 속을 채운 순대를 넣어주는데
참 신기하고 맛있었다
여행에 술을 빼놓을 수 없어
한옥마을 내부 노매딕 브루잉에 들렀으나
낮이어서 그런지 아직 열지 않았다
다음 여름에 방문해야겠다
그러나 못 먹고 죽으리란 법은 없다
친구네 사촌이 하시는 빵가게에서 빵도 사고
생맥주를 팔길래 생맥주도 샀다
커피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핸드앤몰트의 모카 스타우트로
도수가 낮아 가볍게 마시기 좋고 쉽게 넘어가면서 고소하다
평소 고도수 스타우트를 즐기지만
가끔은 이렇듯 부담없이 마실 수 있는 스타우트가 좋을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고도수 스타우트 안 마신다는 말은 안 했다
(영화: 디즈니플러스에 있는 프랑켄위니... 진짜 명작이다)
저녁이 되어 근처에서 파스타도 먹었다
나는 파스타가 너무 좋아서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
그리고 이야기를 하고 놀다가
밤 시간 버스를 타고 다시 집으로 돌아갔다
터미널로 돌아가니 새벽이어서 택시를 잡았다
다음에도 기회가 된다면 또 이렇게 당일치기로 놀고 싶다
그 때에는 동물원 말고 식물원을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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