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치 앤 칠은 지난번에도 다녀왔는데
다시 보고 싶은 영상과 못 보고 지난 영상이 있어서
재관람하러 갔다
그리고 기대됐던 건 게임사회!
지난번에는 안국역 쪽에서 친구와 걸어왔었다
그 친구가 아니었더라면
재미있는 영상을 다시 보러 미술관에 재방문하지도 않았겠지...
이번에는 덕성여중고 정류장에 내려서
열린송현 녹지광장의 풍경을 구경하며 걸어왔다
습지나 연못이 조성되어있었더라면
들러서 수생생물 구경을 하다가 갔을텐데
그렇지는 않아서 곧장 미술관으로 직행했다
가는 길에는 법련사라는 절이 있다
종로3가역의 대각사 등 서울에는 간혹
이렇게 산이 아닌 도심 속에 절들이 세워져 있다
예전 불교 페어에 갔어서 그런지
반가운 모습이었다
거의 다 왔다
국립중앙박물관도 그렇고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사물함이 있어서 좋다
지난번 방문했을 땐 텅 비어있던 공간
전시 준비를 하고 있었나보다
빈백보다도 지금은 게임사회
안내 표지가 게임처럼 디자인되어 있어서 즐겁다
맨 처음으로 보게 되는 영상
하룬 파로키의 평행 시리즈
여러 게임의 영상을 보여주면서
플레이어가 게임에서 어떻게 전지전능성을 획득하는지,
npc의 존재란 무엇인지
플레이어가 어떻게 주변과 상호작용하는지
혹은 없는 물체 취급되는지
게임 세상의 경계선... 규칙...
등등에 대해 설명하고 고찰한다
어쨌든 아는 게임들이 나와서 반가웠다
레데리 라든가
GTA라든가
레데리는 아무래도 예전에 제작된 영상이라 그런지
2가 아니라 1이었다
FPS게임도 등장했는데
이건 정확히 무슨 게임인지 모르겠다
와!!! 헤.일.로. 아시는구나!
사실 나는 엑스박스를 가진 적이 없어서
헤일로라는 게임이 있는 것만 알았지
직접 해 본 적은 없다
아무래도 엑스박스보다는 플레이스테이션을
더 열심히 가지고 놀았다
이건 실제로 해봤다
그것은 flOw
PSP 시절에 재미나게 했던 게임이다
나름 중독성 있어서 갓 오브 워와 더불어 열심히 했다
이렇게 전시장에서
관람객들이 직접 조작할 수 있는 게임을
가져다 놓은 게 정말 좋았다
아무렴 게임 사회인데 게임 전시 해야지
다음은 위에서 봤던
하룬 파로키의 10년작
시리어스 게임 시리즈
실제 군인들이
탱크를 모는 게임을 한다
사실 이런 영상 자체는
유투브에서 특수부대 출신 미군이
콜오브듀티를 하는 방송 등
이미 시도된 적이 있다
아무래도
10년대 영상인 것을 감안하고
또 그러한 방송들과
전시 의도에 어떤 차이가 있는가
생각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코리 아칸젤의 슈퍼 마리오 무비
지금 흥행하고 있는 마리오 영화가 아닌
05년도 칩튠을 활용한 작품이다
굉장히 평범하게 시작하지만...
곧 시끄러운 칩튠 음악과 함께
번쩍이는 화면이 나온다
의자가 엄청 편하고
이런 영상에 멍 때리는 거 좋아해서
오래 앉아있긴 했지만
이거 광과민성 발작 일으키는 거 아닌가?
싶기도 했다
따로 주의문구는 안 적혀있던데
...
아무튼 일부를 찍어왔다
마음의 안정
의자가 너무 좋았다
지금은 뭘 만들고 있을까?
로렌스 렉
사진을 너무 흔들리게 찍었는데
노텔 이라는 가상의 미래 특급 호텔을 소개해서
게임처럼 즐길 수 있도록 전시해뒀다
좁은 복도에서 호텔 설계도 및
구조 사진을 볼 수 있고,
복도를 빠져나오면 넓은 공간이 펼쳐져있다
내가 갔던 날이 수요일이라 그런지
남자 초등학생인지 중학생이 단관을 왔던데
분명히 무척 시끄럽게 떼지어 다니긴 했지만
뭐, 게임이고
널찍하고 조용한 것보다도
시끄럽고 플레이어들이 많은 쪽이
의도에 맞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징그럽다든지 무섭다든지
감상을 그때그때 솔직하게 내뱉어서 재미있었다
한 가지 놀라웠던 점은
욕을 거의 안 했다
분명히 욕하면서 돌아다닐 줄 알았는데
교육을 단단히 받은 건지
한두 번 밖에 못 들었다
그것도 작품에 대고 하는 게 아니라
저희끼리 서로 욕하는 것이었다
너무 유명한 그것.
GTA 5를 이용해 작품을 찍은 사람
게임으로 영화를 찍다니 대단하다
불안하고 소외된 삶을 그려내는 플롯
...사실 이러한 시도 역시
유투브에서 한 번쯤 본 것이었다
게임을 가지고 줄거리가 있는 영화를
만들어내는 재능 있는 스트리머들
레데리 2, 히트맨 2, 폴아웃 시리즈를 가지고서
기깔나는 영상을 만들었던
외국의 모 스트리머가 떠올랐다
노텔을 보고 전시관을 빠져나왔지만
아직 전시가 끝나지 않았다
그런데 MoMA에서 게임 포털을 소장하고 있다길래
처음에는 국립현대미술관에서
포털을 소장중인줄 알고 엄청 놀랐지만...
국립현대미술관은 MMCA였다
MoMA는 뉴욕현대미술관
이런
알았더라면 전날 예약하는건데
아쉬웠다
미래에는 이런 컨셉의
카페도 생기게 될까?
어쩌면 이미 생겼을지도 모른다
또 가게 된다면
전날 예약해야지
https://www.mmca.go.kr/events/eventsDetail.do?menuId=0000000000&eduId=202305260000282
홈페이지에서 신청하면 되는데
회원가입을 먼저 해야한다
팩맨... 포털...
초콜릿 케이크가 먹고 싶어요
굉장히 인상깊었던
루 양 작가의 전시
한 공간 자체를
오락실처럼 꾸며놓았다
사진 오른쪽에
펌프 기계가 보이는지?
안해볼 수가 없다
오리지널 곡 3개가 들어있는 듯 하고,
난이도는 쉽다
그런데 너무 느리다
실제 플레이보다도 전시 목적이니
그럴만도 하겠지
참고로 작품 이름은
루 양의 댄스댄스 레볼루션이지만
댄레보는 상하좌우 화살표에 중앙 버튼이 있는
코나미 게임이고
지금 나오는 건 펌프의 화살표 노트이다
대여 가능한 댄레보 기기가
한국에 없는 것도 아닐텐데
코나미한테 허가를 못 받았나?
부스형 게임이었는데
내심 하우스 오브 더 데드: 스칼렛 던
이라든가 렛츠고 정글과 같은 슈팅 게임인 줄 알고 설렜지만
그런 게 아니라 그냥 엑박 패드로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화면에 폭발 이펙트 터트리고 관람하는 게임이었다
안내문이 심상찮은데
호기심을 못 견딘 남자 청소년들이
들어갔다가 금방 나오는 걸 기다려서 들어가봤다
정말 안내문 그대로 자극적인 내용이었다
굳이 이 곳에 올리지는 않겠지만...
선정성보다도 징그럽다
캔서 베이비
아무리 주사기에서 약을 쏴제껴도
죽일 수 없다
<물질세계의 위대한 모험>
알 수 없는 세계를 탐험하는 AI
저 질문이 뇌리에 남았다
"기준점을 없애면 개인적인 의견도 없어질까?"
사람은 다들 기준을 가지고 생각한다
사주, MBTI, 무슨무슨 세대 등등..
그런데 이러한 기준이 사라지면
나는 나를 어떻게 정의할까?
정의하기 어려운 내가 개인이 될 수 있을까?
다음은 다니엘 브레이스웨이트 셜리의 게임
흑인 트랜스젠더의 삶을 녹여낸 게임이라고 하는데
꽤 최근작이어서 기대됐다
쏴야 할 대상이 있고 쏘지 말아야 할 대상이 있을텐데
분간 못 하고 쏘거나
쏠 타이밍을 많이 놓치면 퇴출당한다
짐작했겠지만
여기서 쏴야 할 대상은 백인우월주의자 라든가
아무튼 그렇게 차별 혐오를 조장하는 집단 및 인간을
아바타화한 물체이다
구분을 잘 하고 쏴야 한다
다음 전시실에서 CCTV로
해당 게임을 플레이하는 사람을 볼 수 있다
게임사회는 전반적으로 흥미로웠다
우선 나 자신이 게임을 좋아하기도 하고
실제로 게임을 해볼 수 있도록 놓아둔 것도 재미있었다
또한 게임을 통해 경험을 재연하거나,
경험해보지 않은 것을 게임으로 경험하게 하거나
게임과 사회가 어떻게 연결되어있고
어떻게 서로에게 영향을 주는지
등등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어서 좋았다
딱히 게임쇼가 아니기 때문에
신작 게임 같은 걸 기대하기는 어렵고
게임으로 이런 시도를 해봤구나
게임으로 이렇게도 할 수 있구나
정도를 깨달았다면 그걸로 좋다고 생각한다
다음은 워치 앤 칠
좀 더 느긋하게 영상을 보러 왔다
처음으로 반겨주는 영상은 장민승의 「입석부근」
사실 입석부근은 장민승이 아니라 황석영의 등단 소설이다
그것에 음악과 눈 날리는 산 풍경을 입혀서
약 50분짜리 영상으로 재탄생시킨 것이 장민승의 「입석부근」
전부 다 보지는 못 하고
몇 장이 지날 때까지 보다가 일어났는데
텍스트가 정말 좋았다
황석영은 이 등단 등산 소설을 낼 때
다니던 학교를 자퇴하고 수상했다고 한다
어떻게 그 나이에 이런 글을 쓸 수 있었을까?
생각해보게 만든다...
그리고 그의 글을 이토록 감명 깊게 받아들인 데에는
분명히 장민승의 연출이 함께했으리라 생각한다
다음은 팔로마 콘트레라스 로마스의 <멕시코 너머>
그리고 피아 보리의 <악마적인>
둘 다 재미있게 봤던 작품
멕시코 너머는 1인칭 다큐 형식이었는데
대사가 좋았고,
악마적인 은... 결국 아이들을 괴롭히고 조종한 것은 누구인가?
생각해보게 되어 여운이 남는 작품
사실 워치 앤 칠을 재방문한 이유는 바로 이 영상이다
메리엠 베나니의 <캡스에서의 파티>
미래 순간이동을 하다가 붙잡힌 불법 이민자들을
수용한 난민캠프섬 캡스에 대해 소개하는 영상
처음 봤을 때 재미있었기 때문에 다시 보고 싶었는데
집에서는 볼 방법이 없었기에 미술관에 재방문했다
재미있는 발상이다
생동감 있는 다큐 연출도 멋지다
송상희의 다시 살아나거라 아가야
솔직히 말해서 어떤 내용인지는
잘 알 수 없었지만
나름 인상깊게 관람했기 때문에 사진을 찍어 남겼다
마지막으로 전시를 보기 전에 지나쳤던 빈백에 누워서
영상을 감상했다
커터 3 라는 영상이었다
단순한 게임? 심령현상? 자아분열?
주인공이 겪는 곤란은 어느쪽일까?
궁리해 보는 재미가 있었다
아마 월말에 친구와 한 번 더 올 것 같다...
람한 작가의 VR 체험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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