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층 국제선을 타러 올라가며
마지막으로 내려다본 간사이 공항
즐거웠다
공항 풍경을 보니 떠오른 게 있다
바로 Q-code 이다
외국에서 한국으로 귀국할 때,
검역정보 등을 미리 입력해두는 편이 좋다
https://cov19ent.kdca.go.kr
이렇게 해놓고 발급된 qr코드의 스크린샷을 찍어서
입국했을 때 검역관에게 보여주면 빠르다
탑승권을 받고, 수하물을 맡기고
절차를 밟는다
중간에 아메리칸 카페에서 샀던 푸딩이
액체로 걸리는 바람에
둘 중 하나만 반쯤 먹고 버렸다
그래도 공항 직원이 정말 안타까워 하며
친절하게 대해줘서
별로 원망이라든지ㅋㅋ 안 좋은 마음은
들지 않았다
출국과 똑같이
배터리가 든 물건은 기내 반입 수하물로
100ml가 넘는 액체는 위탁 수하물로
잊지 말아야 한다
기대했던 면세점 술
유즈가 눈에 들어왔는데
어째 딱 꽂히는 녀석이 없었다
스이진이라든가
로쿠진도 탐나긴 했지만...
여차저차 패스
유명한 닷사이도 있었는데
23은 여기 없고, 좀 더 걸어가야 한다
면세점을 지나
게이트로 걸어가는 길
아마 셔틀 트레인을 또 탔지 싶다
작은 면세점에서
건프라를 팔았다
다른 건 다 나간건지
르브리스만 남아있었다
그리고 이 작은 면세점에
그 유명한 닷사이 23이 있었다ㅋㅋㅋㅋ
사지는 않았지만
다음에 일본 갔다올 일을 대비해서
위치를 기억해두든지 해야지
어느덧 3시 반
탑승 시간도 다가오고
패밀리마트가 있어서
스트롱제로가 있으면 사려고 했더니
귀신같이 없었다
왜 스트롱제로를 팔지 않는거야...?
탑승 직전
출국도 귀국도
전부 에어 부산이다
이번에는 비행기 안에서
애초에 핸드폰 전원을 끄고,
유심부터 바꾸었다
위탁 수하물 기다리는 중
간사이 도착했을 때에는 빨리 나왔는데
어째 입국하니까 무슨 이유에서인지 좀 늦었다
Face a Fine.
문구가 강렬해서 찍었다
쓰레기 버리지 말라는 말도
웃겨서 찍었다
수하물도 받고
여권도 찍고 드디어 바깥으로 나왔다
남은 건 버스를 타고 귀환하는 것 뿐
한국 와서 느낀 건
한국어를 쓰는데 생각을 안 해도 되어서
편하다는 점이었다ㅋㅋㅋㅋㅋㅋ
그러고보니 공항 버스를 타려면 표를 사야 하는데
공항 내부 표지판에서는 4번 출구로 가라 씌어있다
그런데 꼭 4번으로 나갈 필요 없다
7번 출구 정도만 가도 바깥에 무인 표 자판기가 있다
출구 사이 거리가 길기 때문에
나처럼 8번 출구 쪽에 있었는데
4번으로 갔다가 9번 출구로 도로 걷지 말고
애초에 가까운 바깥으로 나가서
버스 표를 발권하길 바란다
이렇게 일본 여정이 끝났다
들고 온 물건들...
대부분은 선물이다
우선 맛있다고 소문났던 UFO 야끼소바면
동생과 함께 나눠먹었다
계란은 내가 구웠다
짜파게티의 야끼소바 버전이라고 해야하나
맛있긴 맛있었다
맥주를 빼놓을 수 없지
코니시 이타미 맥주 재팬 에일 블랙 5%
이타미는 오사카의 지역 중 하나로
오사카에는 이타미 공항이 있다
그런데 이 공항은 국내선 전용이기에
국제선을 쓰는 나 같은 사람은 갈 일이 없다
이런 도수 낮은 블랙 에일은
사실 그리 즐기는 종류의 맥주는 아니다
하지만 일단 오사카에 갔고
지역에서 나는 맥주를 마셔보고 싶어서 하나 골랐다
어쨌거나 맛은 그럭저럭 평범하다
튀는 맛이 없고 뒷맛에 아주 약간 쓴맛과
초콜렛 향이 남는다
고소함도 있으나 약하고
5도인만큼 부담스럽지 않게 마시기 좋다
더해서 마시다 보면 부산물이 엄청나게 가라앉는다
맥아인가?
이렇게 해서
나의 첫 일본 여행이 끝났다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도와주었고,
특히 지원해준 가족과
사흘 동안 존재를 견뎌준 일행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바 이다
해외에 가서 모르는 사람들에게
'스이마센' 을 서두로 말을 꺼내며
이것저것 물어보느라 머리를 쓰고,
그 대답을 듣고 해석하느라 머리를 쓰는 건
굉장히 번거로웠다
대답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한 적도 꽤 있었다
그럼에도 어떻게든 해냈고
전부는 아니지만 원하는 것을 얻어냈다
그래서 나는 기쁘다
나는 이렇게 할 수 있었구나
전혀 모르는 나라에 가서도
말이 통할 정도로 괜찮게 지낼 수 있구나
깨달았기 때문이다
여행은 시작이었다
시작은 반드시 끝난다
끝을 살자
또 다른 행복의 시작을 위해서
끝을 끝까지 살아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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