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이 난바에서 사둔 원데이 패스를 쓴 날이었는데
정말 사길 잘했다
에비스초 역에서 사카이스지혼마치로 간 다음
갈아타서 오사카코까지 쭉쭉 간다
패스를 사 두니
그냥 서울 지하철 환승하는 거랑 똑같았다
해유관이 워낙 어디서든 많이 오는 관광 명소다 보니
전철에서부터 길거리까지
이쪽으로 가면 된다 광고들을 해준다
난 앞서가는 커플과
현장학습 온 듯한 아이들 무리를 따라갔다
횡단보도 하나만 더 건너면
대망의 해유관...
이전에,
사진의 오른편에 커다란 관람차가 보인다
이 역시 명소 중 하나인 덴포잔 대관람차
듣기로는 해유관 입장권과 대관람차 탑승권을
한 번에 살 수 있는 뭔가 있었던 것 같은데...
난 관람차 탈 생각이 없어서
해유관 입장권만 사러 갔다
해유관 도착!!!!
날씨도 엄청 화창하고 여러모로 좋았다
하기사 수족관 안에 들어가면
바깥 날씨야 아무 상관이 없겠지만
그래도 기분은 정말 정말 들뜨고 좋다
게다가 날이 좋으니
해유관 티켓 판매처 오른편으로 슬쩍 빠져서
오사카 항구의 트이는 바다를 구경할 수 있었다
사진 왼쪽을 자세히 보면
웬 아저씨가 낚싯대를 던지는데
구성진 트로트를 틀어놓고 있었다
한국이나 일본이나 비슷하구만
마음까지 환해지는 멋진 풍경
내가 사는 곳은 아무래도 내륙인지라
이런 풍경을 볼 기회가 거의 없다
게다가 지금 한국이라면 애초에 이렇게 화창한 날씨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
하늘은 맑고 대기는 화창하다
2,400엔 내고 입장
일본으로 떠나기 전
해유관 공식 사이트를 확인했을 때
'평일 낮은 사람이 많으니
가급적 저녁에 오는 편이 좋다'
라는 안내문이 있었고
티켓 줄이 길까봐
어떻게든 미리 티켓을 구매해 가면
여러모로 편하지 않을까 싶어
한국 웹사이트를 찾아본 적이 있었다
결과
어째서인지 여행사들은 죄다
해유관 티켓을 안 팔고
네이버 투어에서 발견했는데
28,000원에 팔길래 아주 괘씸해서
(현재 환율로 2,400엔 = 거의 23,000원)
해유관 공식 사이트와 연결된
일웹으로 구매하기 위해 가입만 해 두고
필요하면 현지에서 웹으로 구매해야지 생각했다
그런데 평일 오전임에도
줄이 꽤 짧고 기다리지 않아도 되어서
그냥 현지에서 구매했다
앙케이트 조사입니다 어디서 오셨습니까?
라는 질문을 받아서
외국인 대상 앙케이트인가 생각했는데
바로 옆에서 표 사는 현지인에게도 같은 걸 묻더라
해유관은 총 8층짜리 수족관으로
관람객이
8층에서 1층까지 내려가며 관람하는
하강 동선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그에 맞추어 위에서 아래로 내려갈수록
더 깊은 곳에 사는 생물들을 전시해두었다
수족관 하면 떠오르는 물고기
피라루크와 아로와나
...사실 아로와나는
한창 몬스터 헌터 월드를 플레이했을 때
실제 아로와나에 착안해서 만든
"파열아로와나"를 자주 낚시했어서
그쪽으로 더 익숙한 물고기였다
다음은 드디어 해유관의 자랑 중 하나
현존 가장 큰 어류라는 고래상어
운 좋게 밥 먹는 시간에 맞춰 가서
엄청난 기세로 빨아들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다이버를 쫓아가면서
먹이를 먹는데
무턱대고 빨아들이다가
다이버의 손까지 먹으려고 해서
졸졸 따라다니는 큰 개같고
귀여웠다
이 수조는 태평양관이라고 해서
아마 해유관 중앙에 위치한 듯 싶었다
8층부터 아래층까지 쭉 이어져 있고
관람객들은 차츰 수조의 아래쪽에 사는
바다 생물들과 눈높이가 맞춰지게 된다
갑자기 요상한 게 나와서
뭐냐? 싶어 간판을 읽어보니
오사카항에서 키우는 굴이었다
이게 왜...?
아
같은 수조에 개복치들이 있었는데
저 굴을 필사적으로 먹으려고 해서
엄청 웃겼다
무슨 물고기였지?
정어리였던 것 같다
너무 굉장한 것을 보면
내가 이것에 대해 좀 더
잘 알았더라면!
안타까움이 든다
바다생물을 좀더 공부했으면
더욱 재밌게 관람했을텐데...
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매우 즐겁게 관람할 수 있었기 때문에
명소로서 평가가 높은
수족관이었다고 생각한다
어느덧 제법 아래까지 내려오자
바닥을 청소하는 직원이 보이기 시작했다
신기한 점
일본이라 그런 건지
무려 닌텐도 ds로
수족관 가이드를 다운받을 수 있었다
스위치는 안 되나요?
내려가는 길
몇몇 수조 앞에
사진과 같이
약자 전용 관람 스팟이
표시되어 있었다
언덕에 몸을 맞대고
누워있는 상어들
카페 Ring of Fire
번역하자면
카페 환태평양조산대 이다
태평양 주변의 지진 및 화산활동이
활발한 지역을 뜻하며
일본 열도가
환태평양조산대에 들어가기 때문에
저리 이름을 지었다
사진은 찍지 않았지만
해유관에 들어오면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이
환태평양조산대 관련
설명이기도 하다
어쨌거나 카페에 들르지는 않았다
뭔가 먹고 싶은 기분도 아니었고
카페는 걷느라 지친 부모들과
아이스크림에 신난 아이들로
만석이었다
아크릴 유리
고래상어가 있는 태평양관의 경우
이 유리만 10톤에
높이 5미터 너비 6미터
두께 30센치였다
이렇게 보니 굉장하다
태평양관 바닥에
가만히 진짜 가만히 붙어있는
귀여운 상어
흑점얼룩상어이다
그런데 일본 이름으로는
이누사메 (イヌザメ)
개 상어였다
그리고 개상어ㅋㅋ를 찍을 동안
자꾸 씬스틸러를 자처했던 녀석
이렇게 구석에 우루루 모여있는데
이녀석들 이름은 괭이상어
일본 이름으로는
네코사메 (ネコザメ)
고양이 상어였다
개상어와 고양이상어라니...
뭔가... 알 것 같으면서도 모르겠고
어쨌든 귀여웠다
저 둘이 가장 마음에 들어서
저 둘 관련 상품이 있다면
사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기념품샵에 없었다
바닥까지 보면 끝일까?
아니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말 그대로 칠흑같은 어둠 속으로
내려... 내려... 내려간다
정말 어두웠기 때문에
에스컬레이터 앞에 서 있는 직원이
상당히 어두우므로
앞 사람과 2칸 간격을 벌리고 서 주세요
라며 안내하고 있었다
도착한 곳은
海月銀河(해파리은하)
해파리 전시관이다
온통 어두운 가운데
해파리들이 든 수조만
조명을 켜 놓으니
몽환적인 분위기가 정말 대단했다
그러고보니
일본어로는 해파리를 해월
즉 바다의 달이라 부른다
이곳의 전시를 보고 있노라면
어째서 그런 이름을 붙이게 되었는지
어째서 은하인지
이해하게 된다
발광기관에 빛이 들어오는 모습이
정말 멋있고 신기했던
감투빗해파리
영상으로는 잘 안 보이지만
조명에 반사된 덕분인지
빛이 무지갯빛이라 아름다웠다
포동포동해보이는
파랑해파리
조명이 해파리의
세세한 기관이나 촉수들을
돋보일 수 있도록 설치되어 있어서
여러모로 관찰하기 좋았다
살짝 답답하게 느껴졌던
칠흑 해파리은하를 빠져나가면
신新체감 에어리어가 나온다
북극권, 몰디브 군도, 포클랜드 군도
등지의 동물들을
모습 뿐만 아니라 온도, 냄새 등으로
느낄 수 있게 해 두었다고...
사실 이쪽은 원래
위층으로 올라가면 가오리 등을 만져볼 수 있었는데
코로나 때문인지
손으로 만지지는 못하게 되었다
위층에서 바다표범이 자꾸
배를깔고 고개를 디민다
돼지
정말 그림같던 해파리
수조 옆에 온도가 적혀 있었다
5도
정체는 키아네아 카필라타
그런데 영명이 더 와닿는다
맹독성이며 극지방이나
북태평양, 홋카이도 해변에서도
발견된다 한다
갑자기 홋카이도 사는
친구가 떠올랐다
이곳은
아이들을 위한 체험 존이다
가령 여기서는
따개비에게 어른이란?
따개비에게 어른이라는 건,
딱딱한 껍데기를 만들어서,
정착 생활하는 것.
과 같이 따개비를 소개한 뒤
나에게, 어른이란?
(제대로, 열심히,)
(틀린 것을 안다, 빼먹는다)
등의 단어를 맞추어
어른이라는 주제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해준다
이 외에도 해파리에게
진정한 나 자신이란?
등등
다른 생물 바리에이션 코너도 있었다
이건...
관점의 차이
를 부각시키기 위한 의도의
전시물이었는데
솔직히 좀 당황스러웠다
(옆에 성게도 있었다)
모든 전시를 보고 나오면
すべてのものはつながっている
(모든 것은 이어져 있다)
해유관이 생각하는 세상의
표어가 적혀있다
생물 자체를 구경한 것도 좋았지만,
아이들을 위한 체험 코너라든지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수조들
등등
여러모로 아이들에게 맞춰진 부분이
눈에 띄어서 그쪽으로도 참 좋았다
빼놓을 수 없는 돈벌이
기념품관
돼지 ㅎㅇ
웬 피라루크 인형
정말 귀엽긴 했는데
입이 벌어졌으면 샀을텐데
입이 안 벌어져 있었다
참고로 나에게는
한사토이에서 산 범상어 인형이 있는데
그건 입이 벌어지고
안쪽에 제대로 이빨들이 달려있다
그래서 좋다
...하지만 입이 안 벌어져도
개상어 고양이상어가 있었으면
샀겠는데... 없었다
다음은 혹평 상품
1. 개어이없는 랑그드샤
파란색인 것도 아니고
아무 상관 없는 랑그드샤를
대충 바다생물 프린팅 포장 씌워서
해유관 영어 박아놓고 10개 6,500원에 판다
이게 어이없는 이유는
이날 밤에 하루카스300을 갔는데,
거짓말 안 하고 똑같은 랑그드샤를
하루카스 캐릭터 포장 씌워서
팔아먹고 있었기 때문이다
2. 유리
유리다.
6,600원이다.
즐거웠던 해유관을 뒤로 하고
다음 일정을 향해 출발
오는 길에 좋은 카페가 좀 보였는데
그 중 하나가 쿠마 카페였다
다만 이 곳은
해유관을 나왔을 무렵
만석이었는지 입장불가라
패스했다
역으로 가는 길에 들른
9 Borden Coffee
이곳도 평점이 좋았다
아늑하고 괜찮고
내부는 그리 넓지 않다
그런데 사실...
일본 와서 느낀 건데
대부분의 가게가 작다
정말 프랜차이즈가 아닌 이상
안에 10석이나 있으면 다행이다
조금만 맛있다 하면
줄을 서는 것도
가게 자체가 작아서인 탓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땅덩어리도 넓으면서
왜 이리 작게 쓰는 거지?
이것도 지진의 영향인가?
어쨌거나 라떼는 맛있었다
안 먹으면 인생 손해!!
일 정도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이게 물인지 뭔지 모를
그저 그런 프랜차이즈 커피보다는
훨씬 나았다
다시 오사카코역으로 들어가서
츄오선을 타고...
사카이스지혼마치 역으로
되돌아가기로 했다
관광명소 해유관이 있든말든
얄짤없이 뛰어내릴 수 있는 구조
덕분에 돌고래 사진 옆에는
철로 안으로 떨어졌을 때에는
최대한 홈 안쪽으로 들어가세요
안전 문구가 붙어있다
저걸 보니 어릴 적이 떠올랐다
어릴 때 꽤나 지하철 선로로 떨어지는
상상을 했는데
그 때 선로 안쪽으로 떨어지면
안 죽겠지? 생각했었다
요즘이야 스크린도어가 있으니
떨어질 위험이 거의 없지만
옛날에는 그랬었다
그게 사실이었구나
운이 좋은 건지 아닌 건지
정말로 창문을 열고 가는
차량에 타볼 수 있었다
환기 목적이라는데
한국이었으면 백퍼
쓰레기 투척에 쓰였을 것이다
다음은 기타하마로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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