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것역시 교생실습과 마찬가지다
내가 평소같았으면 보지 않았을 영화인데 쿠폰이 생겨서 보게 됐다
요즘도 호빵맨이 인기가 많은가? 긴가민가하면서 보러 갔었다

왕십리 1관
스크린이 작은 편이 아닌데 좌석들이 가로로 길게 배치되어 있어서
되도록 중앙으로 가는 편이 잘 보인다
그리고 릴렉스 시트라고 해서 앉자마자 안마기능을 싹 한번 체험시켜준다
더 쓰려면 돈을 내야 한단다
우선 좀 놀랐던 건 가족 관객이 꽤 있었다는 점
아직 호빵맨이 인기가 있구나 체감했다

생각보다 정말... 감동적인 이야기였다
타이틀에 세균맨이 들어간 만큼 세균맨이 정말 큰 주역으로 등장한다
보통 세균맨의 이미지 하면 악역이지만 이 영화에서는 루룬이라는 요정을 도와주는 캐릭터로 등장한다
그렇다고 해서 호빵맨의 라이벌 자리를 내어준 것은 아니고,
그냥 틱틱대고 호통을 치면서 루룬을 도와준다
루룬은 그림책 속 큰 숲에 사는 요정으로, 최근 숲에는 휘리릭 코끼리가 나타나
숲의 모든 에너지를 빨아들이고 방해하는 요정들을 아기 코끼리로 만들어버리는 등
엄청난 횡포를 부리고 있었다
다들 싸우다가 코끼리가 된 와중 겁 많은 루룬은 나서지 못하고 있다가
그림책 세상에 빨려들어 온 세균맨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휘리릭 코끼리가 엄청나게 강했기 때문에, 세균맨은 처음 줄행랑을 치려 하지만
도망치는 거냐는 루룬의 말과 휘리릭 코끼리의 도발로 결국 요정 세상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인상깊은 장면이 몇 가지 있었는데
우선 세균맨이 휘리릭 코끼리를 해치울 병기를 만들 때였다
루룬은 세균맨에게 '잘 하는 사람이 하는 편이 낫다'며 세균맨을 도와주지 않았지만,
뭐라도 하라는 세균맨의 말에 서투르게나마 세균맨을 돕는다
그런데 루룬은 정말 서툴러서 세균맨이 만든 장치를 망가뜨리거나 나무를 무너뜨리곤 했다
결국 자기는 뭘 해도 안 된다며 우는 루룬에게
세균맨은 '이 몸은 매번 실패했지만 매번 일어섰다'며 투박하게나마 루룬을 달래어 주었다
이에 힘입어 루룬은 세균맨과 함께 병기를 완성한다
둘은 열심히 휘리릭 코끼리에게 맞서지만, 휘리릭 코끼리가 너무 강한 나머지 져 버리고 만다
세균맨은 '호빵맨을 불러오라'며 루룬을 자신의 세계로 보내고,
루룬은 호빵맨을 불러왔다
그리고 여기서부터 거의 감탄스러운 장면이 등장한다
호빵맨이 휘리릭 코끼리를 상대하는데, 쉽사리 이기질 못했다
내심 주인공이니까 당연히 쉽게 처리해버리겠지 생각한 입장에서 놀라웠다
거기다 호빵맨의 친구인 메론빵, 식빵맨, 카레빵맨 등등이 와서 합세했는데도 휘리릭 코끼리를 못 이겼다
빵들은 되레 아기 코끼리로 변해서 힘을 못 쓰게 되었다
그러자 '포기하지 말라'던 호빵맨과 세균맨의 메세지를 떠올린 루룬이 각성하여
큰 숲의 힘을 빌려 휘리릭 코끼리를 상대한다
그런데...
또 못 이긴다
뿐만 아니라 휘리릭 코끼리는 루룬이 빌린 숲의 힘을 빨아들여 한층 거대한 로봇이 되어버린다
이 코끼리의 정체는 사실 원래 세상에서 세균맨이 발명한 실패작 로봇 중 하나였던 것
아무튼 몇 번을 싸워도 못 이기고, 또 못 이기고 못 이겨서
정말 보는 나조차도 대체 어떻게 저걸 이기지? 싶었다
요즈음 영상물이나 만화를 보면 주인공이 강한 적을 만나고, 위기에 몰렸다가
힘을 각성해서 이겨버리는 전개가 잦다
클래식한 전개이기도 하다
그런데 보통은 소위 '사이다'라고 해서 오래 끌질 않는다
반면 극장판 호빵맨에서는 이 강적을 이기는 과정을 생각보다 굉장히 오래 끌었다
이렇게 해도 못 이기고, 저렇게 해도 못 이기고...
결국 세균맨과 루룬, 호빵맨이 모두 힘을 합해서 이기기는 했지만
그 과정을 떠올리면 참 지지부진하고 힘든 것이 사실이다
헌데 오히려 이렇게 지지부진하기에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가 더욱 확실히 전달되었다
"포기하지 말아라"
참 멋진 전투였다
아! 그리고 역시 성우는 성우라 그런가
발음이 엄청 또박또박해서 못 알아듣는 말이 없고, 그게 감동적이었다

캔뱃지를 특전으로 줬는데
호빵맨, 루룬, 세균맨 중 하나가 나왔다
나는 세균맨을 받아서 만족했다

대학로로 이동해서 친구와 밥
오랜만에 리본윈도우에 가서 샐러드 파스타를 먹었다
슬슬 더워지니 차가운 음식도 좋다

이날 대학로에 온 이유...
뮤지컬 펑크를 보기 위해서
사실 조금 더 자리를 보고 잡으려고 했는데
갑자기 이벤트가 생기는 바람에 남아있는 티켓이 싹 털리고
로비에는 사람이 너무 많고 혼잡하고 난리도 아니었다
그나마 자리를 잡아서 다행이었다

커튼콜을 찍을 수 있는 날이어서 찍었다
첫 번째로 봤을 때나 세 번째로 봤을 때나 똑같이
노래가 이렇게 좋을 수 있나? 싶다
역시 락 음악이 좋은걸까
그리고 앵콜을 정말 길게 해서, 이날도 다음날도 공휴일이라
너무 다행이라 생각했다
공연 시간이 100분인데 앵콜을 60분씩 한 것 같다

공연이 끝나고
함께 공연을 본 친구와 마로니에에 갔다
사실 친구는 다른 공연을 더 많이 보고 있는데
나한테 꼭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참 고마운 일이다...
언제쯤 다 정리가 되어서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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