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일 일찍 일어날 수 있으면 또 포켓몬 스토어 가자고 했었는데
진짜로 알람도 안 맞추고 기절했다가 6시에 깨어나서 8시에 성수에 도착했다
저때 아오 피곤해 죽겠다 하면서 사진 찍은듯ㅋㅋㅋ
입장은 10시부터인데, 대기는 더 일찍 걸 수 있게 해줘서 가자마자 대기부터 걸었다
170번대였던 걸로 기억한다

스토어 오픈 전까지 카페라도 가 있으려고 하다가
9시에 여는 베통이라는 곳을 찾았는데
여기가 무슨 맛집이라도 되나? 사람들이 들어가려고 줄을 서있길래 바로 포기했다

다행히도 친구가 예빈당이라는 카페를 찾아서 들어갈 수 있었다
아침을 안 먹고 와서 떡 시켜놓고 대기

역시나 먼저 대기가 빠진 메타몽 놀이터부터 입장

귀엽기는 진짜 귀엽다
특히 저 커다란 웃는 메타몽 인형...
팔이 올라가서 춤추는 것처럼 보이는 인형인데
전날 안 사고 돌아섰다가 계속 떠올라서 결국 사러 왔다

전날과 달리 2층에서 이벤트를 하고 있었다
화면에 나오는 지시를 따라 제한시간 내에 카드를 세 장 찾으면 되는 게임
지시의 종류는 두 가지이다
1. 모 포켓몬과 그의 1 진화체, 2 진화체를 찾아라 (ex. 꼬부기, 어니부기, 거북왕)
2. 모 포켓몬과 그 포켓몬이 기술을 쓰는 데 필요한 에너지 카드 2장을 찾아라
1번은 특정 포켓몬을 3마리 찾아야 하는 거라 좀 어렵고
2번은 특정 포켓몬 1마리에 색깔 카드 2장을 찾으면 되어서 쉽다

나는 베이리프와 베이리프가 기술 '리프스텝'을 쓰는 데 필요한 에너지 카드 2장을
찾으라는 문제가 걸렸다
쉬워서 다행이다

good

상품은 포켓몬 볼 스티커

시간이 안 되어 이곳에 못 들어온 친구 대신 산
메타몽 피카츄와 당황한 피카츄 인형

그리고 내가 산 보송보송한 메타몽

인형 안에 있는 장치를 누르면
메타몽의 팔이 올라가서 춤을 추는 것처럼 보인다
이 장치가 진짜 귀엽다

대학로 이동
간만에 겐로쿠에 가서 우동을 먹었다
원래 닭고기를 먹는데 이날은 소고기를 먹어봤다
소고기도 꽤 괜찮은 것같고
다음에는 따로 토핑 없는 기본 우동을 먹어볼까 싶다

대학로에 이동한 이유는 영화를 보기 위해서이다
사실 포켓몬 스토어에서 대기 시간이 길어지면 이 영화를 못 보고 취소해야 하니까
좀 걱정했었는데
다행히도 시간이 넉넉했다
성수에서 대학로로 넘어오고, 밥도 먹고 영화도 봐서 좋았다

사실 이 영화는 전혀 내 취향 범위에 들어있지 않았다
싫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냥 돈을 주고 뭘 예매할래? 라고 물어본다면 이 영화를 고르지는 않으리라, 그런 뜻이다
그런데 운 좋게도 CGV에서 서프라이즈 쿠폰을 풀길래 한번 보러 와본 것이다
장르는 B급... 혹은 C급? 코미디
호러 요소가 없는 건 아닌데, 전혀 무섭지 않다.
참고로 나는 호러 영화를 아예 못 보는 사람이다
그래서 이전 친구 따라 갑자기 호러 영화를 보게 되었을 때 팝콘 통을 엄청나게 구겼던 적도 있다
이후로 영화관에서 호러 영화는 보지 않았다... 그게 거의 10년 전이다
아무튼 이런 내가 그냥 저냥 볼 수 있을 정도였으니 아무래도 호러는 좀...? 아닌 듯싶다
B급 혹은 C급 코미디 소리가 나온 이유는
와...
영화가 전체적으로 이래도 돼? 소리가 나온다
예를 들어 주인공인 교생이 조각상 아래 검은 새가 죽어있는 걸 보면서
불쌍한 새야... 안타까워하는 장면이 있는데,
누가 봐도 다이소에서 산 소품이다.
이런 장면이 계속 나오고, 아무도 태클을 안 건다.
처음에는 어이가 없다가, 중반에는 아니 이래도 되나? 싶다가
중후반 가서 "그 대사"가 나온다
"더 이상의 개연성은 묻지 마."
그 후로 나도 생각하는 것을 그만두었다.
뭐야 이 억지 감동 전개는? (X)
아하~ 딱히 감동하라고 넣은 게 아니구나~ (O)
뭐야 저거 귀멸의 칼날에서 봤는데? 인터넷에서 본 '구애의 춤' 짤방 아냐? 왜 여기에? (X)
아~ 그냥 넘어가야 하는구나~ (O)
만든 사람이 좀 어린 사람인가? 아니면 이런 감성을 노린 건가?
잘 모르겠다...
그런데 애들이 귀엽긴 해ㅋㅋ
평소에 이런 장르의 영화는 전혀 보질 않아서
굉장히 신선했다

다음 영화 안젤름
빔 벤더스 감독의 또 다른 다큐멘터리이다
23년도에 개봉한, 다른 작품전 영화들에 비하면 최근작이다

이날 MYBOX라는 곳에 자리를 잡아봤다
대체 어떨까 궁금했다
우선 양옆에 사람이 없는 것도 좋고, 뭐 괜찮은데...
양옆이 독서실 칸막이처럼 막혀 있었다
진짜 박스 안에 들어있는 느낌이라고 할까
시야는 좀 멀다
애초에 대학로 아트하우스관은 화면이 작아서
앞으로 가도 괜찮은 곳이라
F열까지 오니 작은 느낌이었다

영화 감상은...
멋진 작품 잘 봤습니다
피나도 그렇고, 빔 벤더스 감독이 예술가의 전기를 좋아하는 감독이구나 싶었다
이번 영화는 안젤름 키퍼의 80여년에 걸친 예술 세계를 보여주는 작품
안젤름 키퍼는 45년생 독일인이다
영화를 보고 느낀 건 이 사람의 예술 작품... 그림이든, 조각이든, 설치 미술이든, 무엇이든
큰 특징이 두 가지 있다는 점이다
1. 아무도 이야기하지 않는 것을 이야기한다
대표적으로 이 사람의 작품은 나치의 흔적을 다시 꺼내서 세상에 들이미는 면이 있다
예를 들자면 나치가 점령했던 시절, 나치는 독일의 유명한 애국주의 예술가들의 작품을 가져다가
저희 사상이며 이미지를 포장하는 데 썼다
나치가 스러지면서 이 예술가들의 작품 역시 어떤 금기가 되었는데
안젤름 키퍼는 일부러 나치가 상징으로 가져다 쓴 예술가들의 작품을 자신의 작품에 등장시켜
세상에 내놓았다
또한 아무도 나치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게 되었을 때
유럽 각지를 다니며 자기 자신이 나치식 경례를 한 사진을 찍어 사진집으로 만들고 발표하기도 했다
몇십년 전부터 꾸준히 그래왔고, 그렇기에 세계적으로 파문을 크게 일으킨 작가이다
물론 독일에서는 굳이 옛 상처를 벌려놓는다며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았고
이 사람 네오파시스트인가? 네오나치인가? 오해하는 사람도 굉장히 많았다
물론 본인은 그러한 사상에 동조할 생각도 없고, 오히려 반대하는 편이다
일례로 이 사람은 파울 첼란이라는 유태인 시인을 굉장히 좋아해서 이 사람의 시를 주제로 한 작품을 많이 만들었다
파울 첼란은 독일에서 나고 자란 사람이면서 나치 독일의 생존자이기도 했다
파울 첼란에 대해 생각하며, 안젤름은 이렇게 말한다
'언어는 존재의 집이다.
파울 첼란이 독일어로 글을 쓸 때, 그는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어떻게 저런 생각을 했을까, 참 가슴에 와닿는 말이었다
참고로 피나 바우쉬 케이스와 다르게, 안젤름 키퍼는 영화를 찍을 당시 건강하게 살아있었고
그래서 영화 전반에 직접 출연할 수 있었다
반면 독일 바깥, 예를 들어 미국에서는 금기 파괴자로 추앙받기도 했다
아무튼 요즘 말로 하자면...
안젤름 키퍼는 본인이 의도했든 아니든 '어그로'를 굉장히 잘 끈 사람이다.
더해서 어릴 적부터 좋은 예술학교에 다니며 상도 받고 인정도 받아
결론적으로 돈 깨나 벌고 25만평의 땅이며 폐공장을 오로지 자기 작품을 위해 살 수 있는
재력도 지니게 되었다
그런데 그냥 그림을 그리거나 조각을 한다면, 왜 굳이 그렇게 커다란 토지를 매입했을까?
여기서 안젤름 키퍼의 작품 두 번째 특징을 엿볼 수 있다
2. 진짜 엄청나게 아주 많이 기겁할 만큼 거대하다
안젤름 키퍼의 작품은 엄청나게 크다
얼마나 큰지, 폐공장을 매입한 뒤 그 안에 폐허를 만들어 두고 작품이라 할 정도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그림도 엄청나게 큰데, 얼마나 크냐면... 대극장 무대의 배경만하다
그래서 본인이 본 풍경을 일대일 크기로 옮겨놓고, 색칠을 할 때에는 중장비에 올라간다
이 외에도 워낙 작업장이 넓다 보니 그 안에 건물도 세우고, 재료를 불태우고, 쇳물을 붓고 별의별 작업을 다 한다
거기다 다닐 때에는 자전거를 타고 다닌다
이런 작품이 한두 개도 아니고 영화에 나온 것만 해도 몇십 개는 족히 넘는다
그러니까, 이렇게 큰 작품이기 때문에 무시할 수도 없다
그러고 보니 안젤름 키퍼는 신화에도 관심이 많은 모양이었다
안젤름이 신화 기반 작품을 만든 적이 있었다
커다란, 8명은 족히 앉을 기다란 식탁 위에 이아손이 용의 이빨을 뿌린 이야기를 구현해 두었는데
어떤 비평가가 안젤름을 혹평하며 '신화로 도피했다'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그 혹평에 관한 질문을 받은 안젤름은
신화로 도피할 수는 없다고 대답했다
신화는 현존하며, 너희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등에 대한 답을 주는 이야기로
역사를 보는 다른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나도 신화에 관심이 있어서 안젤름의 설명이 마음에 들었다
영화를 보지 않았더라면 이 사람에 대해 알 수도 없었을텐데
영화를 통해 알게 되어서 참 좋은 시간이었다
재미...? 는 잘 모르겠다만 굉장히 유익해진 느낌이다

영화를 다 보고 나서 성신여대 쪽으로 이동했다
차백도에 가기 위해...
요즘은 이런 차 종류가 마음에 든다
차백도, 더정, 차지 등등
낮에 대학로에서 공연을 본 친구와 함께 가서
친구가 본 공연 이야기를 하고 놀았다

저녁 소테
친구가 소개해준 곳이고 꽤 자주 오는 느낌
생각보다 양이 참 많았다
맛도 있는데 양도 많으니 대학가에 자리잡은 이유를 알았다

다시 대학로로 이동
밤 공연을 본 친구들과 술을 마시기로 했기 때문이다
우선 생맥으로
적셔!

이날 함께 포켓몬 이벤트에 갔었던 친구가
일본에서 가져온 술을 함께 마셨다
감사하게도 사장님께서 마셔도 좋다 허락해주셨다
이름은 키모토노도부 (生酛のどぶ)
쿠보혼케슈조에서 양조해 판매하는 일본 탁주로
종류는 니고리자케(にごり酒)이다
사케는 여과 과정이 비교적 많아 투명하지만, 니고리자케는 여과 과정을 최소화해서
쌀 침전물이나 효모를 남겨 빛깔이 뽀얗다
생긴 건 한국 막걸리와 비슷하다
그런데 도수는 15-16도로 높고, 맛이 굉장히 부드럽고 깔끔해서
말 그대로 엄청나게 술술 넘어간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술이 맛있는 이유는
좋은 사람들과 마시기 때문이다
좋은 술과 좋은 사람이 함께 있어서 완벽한 저녁이었다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 0523 영화 마이클 구디바 + 겐로쿠 (0) | 2026.05.24 |
|---|---|
| 0522 영화 너바나 더 밴드 + 차지 (0) | 2026.05.23 |
| 0515 성수 포켓몬 올리브영 팝업스토어 + 포켓몬 30주년 스토어 + 메타몽 놀이터 + 이니스프리 + 영화 피나 (0) | 2026.05.23 |
| 0513 차지 용산아이파크몰 + 영화 마이클 아이맥스 + 청년밥상문간 + 뮤지컬 펑크 (0) | 2026.05.15 |
| 0509 판교 수요리식당 + 영화 제너럴 (0) | 2026.05.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