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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0402 수원역 일미식당 + 영화 미야자키 하야오의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시사회

by 원더인사이드 2026. 4. 21.

 

 
 
 
지난날의 나는 왜 하필 엄청나게 먼 메가박스 수원AK플라자지점에 응모한 걸까?
 
이날 일정이 강남에 있었는데
이거 보려고 수원까지 내려가야 하나 고민을 많이 하다가 겨우겨우 갔다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라는 영화를
재미있게 봤기 때문이다
그리고 미야자키 하야오 정도 되는 양반이 세상을 어떻게 볼 지
궁금하기도 했다
 
 

 
 
 
그건 그거고 일단 밥을 먹어야겠는데...
뭐지 이 게토같은 골목은
 
 
 

 
 
 
정말 푸짐하고 넉넉하고 파김치가 맛이 아주 좋은
일미식당 순대국이 있는 골목이었구요
 
옆집 아다미도 유명하다는데 어쩌다 보니 일미로 들어갔다
 
 
 
 

 
 
 
이건 지금 봐도 침 고인다
 
그나저나 근처 치안이 아주 좋지는 않은 모양이다
밥을 먹는데 직원분들이 서로 이야기 나누는 게
새로 들어올 모텔 사장이 골목 앞에서 담배 피우는 중학생들과 싸울 거라는 내용이었다
 
무섭네..
 
 
 

 
 
 
골목을 나오고 본 것
 
정말 담배 피우러 들어가기 좋게 생긴 건 맞네
 
 
 
 

 
 
 
표 배부 시간이 되어서 메가박스에 들어갔다
돌비씨네마가 있기도 하고, 나름 큰 곳이어서 메가박스가 밀어주는 지점이다
예전에는 여기가 cgv였다는데 그때에는 와본 적이 없다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은

정말 미야자키 하야오가 혼을 갈아서, 인생을 녹여서 애니메이션을 만든다는 것이었다

노력도 노력이지만,

미야자키 하야오는 현실과 애니메이션의 경계에 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일례로 미야자키 하야오가 절친인 파쿠상 (타카하타 이사오 감독)이 죽자

장례식장에서 추모문을 읽는 장면이 나온다

 

'비가 그친 버스 정류장에서 내게 손을 내밀어 줬던 파쿠상을 잊지 않을게'

 

그런데 나중 지브리의 대표이사이자 미야자키 하야오와 오랜 친구인

스즈키 토시오가 추모문에 대해 이야기하기를

 

'그 말(마지막)은 거짓말일 겁니다'

'비가 오는 날이라고 했었어요'

'그거 토토로잖아요'

 

이 장면을 보고 나니 미야자키 하야오는 정말 애니메이션 속에서 사는구나 싶었다

 

뿐만 아니라 또 다른 장면인데,

미야자키 하야오가 자신이 죽더라도 카타야마 (오랫동안 함께 일한 조감독)가 완성해줄거라며

카타야마를 바라보고 멋대로 바꾸지 마라, 먼저 연락해라 말하는 장면이 있었다

 

여기서 카타야마가 연락할 방법이 없는데요, 라 대꾸하자

미야자키 하야오는 너도 죽어서 이쪽으로 넘어와라, 편도행 티켓으로. 라는 말로 응수한다

 

이 대화를 보면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 본 기차가 떠올랐다

 

게다가 미야자키 하야오의 다른 애니메이션 영화들도 그렇지만,

이번 다큐멘터리의 주제인 영화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미야자키 하야오의 주변인들을 담아낸 모습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왜가리는 스즈키 토시오,

주인공의 큰할아버지는 파쿠상,

주인공을 돕는 키리코는

야스다 미치요 (수십 년간 지브리에서 색채 설계를 담당하던 미야자키 하야오의 동료)를 본뜬 것이다


미야자키 하야오는 이런 방식으로

자신의 애니메이션 안에 주변 사람들을 불어 넣고, 추모하고, 그 안에서 살아가는 듯했다

 

이번 다큐멘터리에 유독 주변인이 떠나는 장면이 자주 등장한 듯한데

미야자키 하야오 본인도 많이 늙었을 뿐만 아니라

다큐 자체도 거의 10년분의 촬영 영상을 편집한 것이라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수순이었다

 

그중 역시 가장 충격이었던 건

다큐멘터리 초중반에 미야자키 하야오의 생활 전반을 도왔던 어시스턴트 분이

후반부에는 돌아가셔서 다른 사람으로 대체된 부분이었다

 

언젠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내가 아는 사람들이

대부분 세상을 떠나는 날이 온다

알고는 있지만 영화를 보면서 참 쓸쓸한 기분이 들었다

 

 

 

여담으로 미야자키 하야오의 인간적인 부분을 볼 수 있어서 재미있었는데,

특히 콘티 이야기만 나오면

"전혀 안풀린다" "젠장" "괴롭다" "망했다" "힘들어" "재미없다"

등등의 말을 쏟아내기 일쑤였다

친구들 중에도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이 있는데

다들 똑같구나 싶어서 내적 친밀감이 느껴졌다

하는게좀웃겻음 그림그리는사람다똑같구나싶어서

 

그리고 미야자키 하야오는 아이들을 좋아한다

동네의 아이들에게 자신이 사는 나무 저택을 구경시켜주면서,

구경하는 아이들에게 젤리빈을 하나씩 내어준다

자신의 작업 자리 옆 창문 너머로 내다보이는 공터를 사들인 다음

그곳에서 아이들이 야구며 축구를 하고 노는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기도 한다
참 재미있는 어른이다

 

 

마지막으로 영화를 보며 인상 깊었던 문장 하나


만들지 않으면
아무것도 없다.

 

계속해서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미야자키 하야오가 존경스러운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