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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0218 영화 벌집의 정령 + 영화 남쪽 + 수원역 야키니쿠루

by 원더인사이드 2026. 3. 9.

 

 

 

 

CGV에서 에리세 빅토르 작품전을 걸어줘서 보러 갔다

벌집의 정령->남쪽->클로즈유어아이즈 이 순서대로 보면 좋다길래

벌집의 정령부터 ㄱㄱ

 

 

 

 

 

 

감상

 

재미가 없는 건 아닌데... 이게 뭐지?

 

우선 줄거리는 시골 마을에 사는 어린 자매 중 동생이자 주인공인 아나는

언니인 이사벨과 함께 마을 극장에서 영화 <프랑켄슈타인>을 보고 난 후 영화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궁금해한다

 

그 남자(괴물)가 아이를 왜 죽인 거야?

사람들은 그 남자를 왜 죽인 거야?

 

언니 이자벨은 이에 '사실 남자도 아이도 죽지 않았다' '영화는 전부 가짜다' 라 대답하고

또한 자신은 그 남자를 이미 만나서 친구가 되었으며,

남자는 남들에게 내보이기 위한 육체를 가지고 있지만

사실 진짜 정체는 영혼이기 때문에 밤에도 '나야, 이자벨.' 부르면 이야기를 할 수 있다고 말해준다

 

이후 아나는 현실과 환상을 잘 구별하지 못하고 그 '영혼'을 찾아다니는데

이 과정에서 여러 환상적인 혹은 초자연현상적인 일들을 겪는다

그리고 어른들은 누구도 아나가 무엇에 빠져 있고 무엇을 생각하며 사는지 모른다

 

이렇게 보면 단순한 어린 아이의 환상동화로 볼 수도 있겠지만

영화의 배경이 스페인 내전후인 것도 있고, 여러모로 생각해볼 거리가 꽤 있는 영화였다

 

이중 배경이 내전후라 돋보이는 요소는 영화의 시작 부분이다

영화가 시작했을 때, 아나와 이자벨의 엄마인 테레사는 누군가에게 편지를 쓴다

그 편지는 헤어지고 생사를 모르는, 아마도 연인인 듯한 이에게 부치는 편지로

'왜 이렇게 됐을까. 과거를 그리워하는 건 아니야, 그때 있었던 일들을 떠올리면 과거를 그리워하기가 힘들어'

'하지만 신이 내게 적어도 당신과 재회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도록 허락해주시기를'

과 같은 절절한 문장들이 담겨 있다

 

그러나 영화가 전개되며 테레사는 양봉업자인 남편과 한 집에 사는 두 아이의 엄마라는 사실이 밝혀진다

그래서 처음에는 그냥 불륜인가? 싶었고

이후로 테레사의 이야기는 전혀 나오지 않고 아나와 이자벨의 이야기만 나오기에 거의 잊어버렸다

 

그리고 영화 중후반 즈음인가

아나는 언니 이자벨이 영혼을 만났다는 버려진 빈 집에 홀로 가보는데, 그곳에

탈영병으로 보이는 남자 하나가 쓰러져 있었다

자세한 묘사가 나오지는 않지만, 아나는 남자를 프랑켄슈타인으로 착각한 듯하여

남자에게 아버지의 외투하며 자신의 음식을 주고 친구가 되려 한다

얼마 못 가 남자는 경찰에 의해 사살당했다

 

여기서 나는 아나의 아버지가 외투 때문에 무언가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까 불안했는데

다행스럽게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렇게 안심했을 무렵

 

늦은 밤, 아궁이에 부치지 않은 편지를 던져 넣으며 눈물짓는 테레사의 모습이 나온다

 

아나의 환상 동화같은 이야기도 물론 일품인 영화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직접적인 언급 없이 암시로 서사를 보여주는 부분이 굉장히 인상 깊었다

쓰다 보니까 다시 보고 싶은 것 같기도 하고...

 

까만 고양이가 나오는데 정말 귀여웠다

 

 

 

영화가 전체적으로 호흡이 느리고 정말 조용한데

와중 좀 웃겼던 부분이 있다

 

등장인물이 죽는 듯한 연출이 나와서 설마 죽었나? 싶으면 안 죽었고, 또 죽었나? 싶으면 안 죽었고,

아, 또 하루가 저무는군. 싶을 때 약 3초만에 사람 하나를 죽여버리고

어째 죽는 건 죽는다고 확실히 보여주는 느낌이 있어서 이게 살짝 웃겼다

 

아이가 어른이 모르는 판타지 세상을 넘나드는 면에서 비슷한 영화로 판의미로가 떠오르기도 했다

그리고 판의미로의 감독인 델토로가 직접 '벌집의 정령'에서 영감을 받았다 언급한 바 있다.

 

 

 

그러고 보니 영화의 제목이 왜 벌집의 정령인지 적지 않았는데

사실은 정령보다도 영혼이 더 맞는 제목이다

그리고 벌집은 양봉업자인 아버지가 사는 가족의 집을 비유하는 듯하다

약간 대놓고 보여준다 느꼈던 것이, 집안 창문이 벌집 모양이었다

 

또 약간 궁금한 점은 아버지의 서재에 설치해둔 벌집이었다

이 벌집은 위쪽으로 뻗은 통로를 창 밖으로 연결해두었는데 보면서

'벌들이 하강운동을 안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저렇게 연결을 해두면 집으로 잘 내려오나' 싶었다

뭐... 어련히 페로몬 따라서 잘 들어오겠지

 

아무튼 너무 재미있는 영화는 아니었지만 참 좋은 영화였다



 

 

 

 

 

 

 

같은 날 운 좋게 거의 30분 간격으로 남쪽을 상영해줘서 잡았다

우선 재미로 따지면 벌집의 정령보다 재미는 더 있다

좀 더 확실한 사건이 있고 호흡도 더 빠르기 때문이다

 

벌집의 정령과 공통점이 있는데, 배경이 스페인 내전후라는 사실과

버젓이 가족 있는 사람들이 아마도 내전 때문에 헤어진 연인을 그리워한다는 사실이다

남쪽에서는 이러한 역사를 가진 아버지의 어린 딸 에스트레야가 주인공으로

에스트레야는 어릴 적 아버지를 좋아하고 잘 따르며 지냈다

그런데 어느 날 아버지의 다락방에서 아버지가 어떤 여자의 이름과 얼굴을 그려놓은 것을 발견하고

그 여자가 아버지의 불륜 상대라 생각하며 비밀리에 여자의 정체를 찾아다닌다

또한 아버지가 남쪽에서 현재 사는 지역으로 떠나왔다는 사실로부터

이 여자 역시 남쪽에 살 것이라 생각하고, 그에 대해 상상한다.

 

그리고 에스트레야네 집에서 키우는 점박이 개가 귀엽다

어렸던 에스트레야가 자라면서 개도 같이 자란다

 

남쪽은 주인공 에스트레야가 친척의 부름으로 남쪽을 향해 떠나면서 끝나는데

사실 이건 미완성이라고 한다

감독은 에스트레야가 실제 남쪽으로 떠나서 일어나는 사건들까지 그려내려고 했지만

제작자 중 한 명이 더이상 영화를 찍지 못하게 했다고

그럼에도 이 자체로 완성도가 굉장히 높은 영화이지만... 아무래도 감독에게는 한이 됐으리라 본다ㅋㅋ

 

 

벌집의 정령도 그렇고 남쪽도 그렇고

감독이 소녀가 유년기에 가지는 비밀을 좋아하는 것 같다

영화가 슴슴하긴 하지만 재미가 없는 건 아니어서, 클로즈유어아이즈도 기대된다

특히 클로즈유어아이즈는 1973년 벌집의 정령의 주인공으로 데뷔했던 동명의 배우 아나 토렌트가

50년만에 에리세 감독과 재회한 23년도 영화라... 느낌이 어떨지 두근거린다




괴물은 왜 그 아이를 죽인 거야?
사람들은 왜 괴물을 죽인 거고?

괴물도 사람도 죽지 않았어.
영화는 다 가짜니까.
그리고 사실 난 그 남자를 밤에 만났어.
그 남자는 몸이 없어 영혼이거든.

밤인데 어떻게 만나서 이야기를 해?

친구가 되면 언제든지 만나서 이야기할 수 있어.
불러 봐, '나야, 이사벨' '나야, 이사벨'.

'나야, 아나.' (Soy Ana.)


 

 

 

 

 

영화 끝나고 집에 가려고 했더니만

야키니쿠루를 가자고 하길래 수원까지 갔다

보통은 가장 싼 A세트를 먹는데 B세트에 먹을 게 많다고 해서

B세트를 주문하고 대신 사이드 메뉴를 뺐다

 

 

 

 

 

 

뭔가 확실히

고기를 먹는다면 B세트가 낫다

 

 

 

 

 

 

 

 

게다가 사이드 메뉴가 없긴 하나

기본적으로 밥이나 반찬은 준다

 

 

 

 

 

 

 

 

먹을 고기가 A세트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아서...

다음에 가도 B세트를 시킬 것 같다

돌솥 리조또를 못 먹는 건 아쉽지만 고기가 제일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