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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1217 바늘을 든 소녀 + 뮤지컬 미드나잇 + 이런이궈 마라탕

by 원더인사이드 2025. 12. 21.

 

 

 

 

아침

이대

 

갑자기 왜 왔냐면

 

 

 

 

 

 

 

영화를 보러 왔다...

 

<바늘을 든 소녀>

 

 

 

 

 

 

 

이대 안에는 아트하우스 모모라는 영세 영화관이 있다

이곳에서 바늘을 든 소녀를 상영하는데, 마음에 드는 포스터도 받고 새로운 곳도 가볼 겸 해서

시간이 맞아 방문하게 되었다

 

3번 게이트로 들어가면 된다

 

 

 

 

 

 

 

 

 

 

들어오자마자 거대한 예술내에 숨이 턱 막히는구만

 

 

 

 

 

 

 

 

 

영화관 입구

 

 

 

 

 

 

 

 

직원이 한 명인 건지

이런 화면을 띄워놓고 자리를 비우기도 한다

그러면 그냥 기다려야 한다

 

 

 

 

 

 

 

원하던 포스터

 

영화의 주인공 카롤리네(오른쪽)와 다그마르(왼쪽)를 거울에 비친 상처럼

표현해둔 포스터이다

 

참고로 아트하우스 모모는 영화 한 편을 관람할 때마다 도장을 찍어주고

10개 모으면 영화를 1편 공짜로 보여준다

그런데 10개 모을 일은 없을 것 같긴 하다

내 집에서는 여기가 멀다

 

 

 

 

 

 

E열에 앉았는데 눈높이 자체는 좋았고

9, 10, 11번 이쯤이 상석일 듯하다

 

 

그리고 영화 감상...

가장 처음 든 생각은 

 

영화가 엄청나게 살벌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

 

호러라든지 깜짝 놀라는 요소는 없는데, 조명과 음향을 아주 분위기에 맞게 잘 써서

보면서 한번도 집중을 잃지 않았다

음향으로 분위기를 잡다 보니 이걸 돌비 씨네마 같은 데서 봤으면 진짜 무서웠을 지도 모르겠다

게다가 주인공 카롤리네의 눈빛이 아주...

카롤리네는 최선을 다하지만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착취를 당하는데

그럼에도 눈빛은 죽지 않고 번쩍이는 힘이 있다

영화를 끌어가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바로 저 눈의 힘일 것이다

 

그래서 영화에서 가장 큰 줄기 역시

감독이 기반으로 했다는 연쇄 영아 살해 사건이 아니라

카롤리네의 성장과 변화로 생각되었다

 

 

다른 남자와의 아이가 태어났을 때, 카롤리네의 남편 피터는

아이에게 이름을 붙여 저희 자식으로 키우고자 한다

하지만 카롤리네는 아이 키우는 것을 거부하고 다그마르에게 아이를 줘 버린다

사회에 찌들고 출산까지 했어도 카롤리네는 아직 소녀이다

 

또한 다그마르의 집에서 '입양'을 도우며 일을 할 때 카롤리네는

다그마르가 받는 아이들에게 모유를 먹이거나 혹은

새는 모유를 다그마르의 딸 엘레나에게 먹이며 지낸다

이때 다그마르는 어떤 아이를 카롤리네에게 맡기며 입양될 때까지 키워도 된다 말하는데,

카롤리네는 아이를 지극정성으로 돌본다

또한 엘레나가 아이에게 질투를 느껴 아이를 죽이려 하자

엘레나에게 사납게 소리를 지르고 뺨을 때려버리는 등 어머니로 자라난 면모를 보인다

 

마지막으로 엔딩

카롤리네는 보육원에 맡겨진 엘레나를 찾아가, 자신이 입양한다

품에 달려드는 엘레나를 안아주는 모습은 안정되어 있었다

이전에는 엘레나를 싫어했지만 엘레나 역시 다그마르의 만행에 트라우마를 입은 것을 알고

그를 함께 보듬어주며 인생의 다음 단계로 나아갈 법한 느낌이 들었다

사실 카롤리네는 엔딩에서도 형편이 썩 좋지는 않다

프릭쇼 서커스 일을 도우면서 지내는 건 결코 녹록치 않을 테고, 그곳에서 아이를 키우기란 몹시 힘들 것이다

그럼에도 카롤리네는 엘레나를 데려오기로 했다 각오가 느껴져 좋은 장면이었다

 

 

 

이와 별개로 보면서 충격적이었던 장면들이 있는데

 

우선 키스신이었다

자신이 집에서 쫓아낸 이후

프릭쇼에서 웃음거리가 되어 돈을 버는 남편 피터를 발견한 카롤리네가

도망치지 않고 무대 위를 올라 입을 맞추는 장면은 처참하면서도 기묘하게 아름다웠다

피터는 세계 대전에 참전했다가 입과 턱이 기괴하게 망가졌고, 성불구자가 되었다

카롤리네는 바느질 공장 사장에게 결혼을 약속받았지만 버려졌고, 직업도 잃은 채 만삭인 몸만 남았다

남편을 두고 왜 새로 시집을 가느냐 할 수도 있는데 카롤리네는 피터에게 몇번이나 편지를 보냈다

피터는 편지를 읽었지만 답장을 하지 않았고, 카롤리네는 피터가 죽은 줄로 알아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 한 것이다

아무튼 전쟁으로 참혹하게 망가진 둘이

있는 그대로를 마주하며 입을 맞추는 장면은 가벼운 전율이 일었다

 

두 번째로는 다그마르가 카롤리네에게 마지막으로 받은 아이를 눌러서 죽이게 하는 장면

다그마르는 카롤리네와 함께 지내기 시작한 이후로 자주 외롭다 말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카롤리네를 잘 돌봐준다

동시에 카롤리네를 자신과 같이 약물에 중독시키는 등 자신과 같은 어둠으로 끌어들이려 한다

그래서 다그마르는 마지막 아이를 카롤리네에게 내밀며 직접 죽이라고 한다

카롤리네가 거부하자 자신의 몸으로 밀어붙여 둘의 몸 사이에 낀 아이를 죽이도록 하는데

이때 둘은 다리가 겹쳐진 채 침대 위로 넘어지게 된다

영아 살해에 카롤리네를 가담시켜 더럽히는 장면이 말 그대로 강간처럼 느껴졌다

이렇게 연출을 해낸 감독이 참 대단했다

 

그리고 마지막은

다그마르의 집에서 일어난 일로 죄책감에 시달려 약물 없이는 악몽이 보이게 된 카롤리네가

남편 피터의 모르핀을 자신이 맞기 위해 소재를 물어보는데

카롤리네와 마찬가지 전쟁 PTSD로 모르핀 없이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는 피터가

카롤리네에게 침착한 말투로 '약물 없이 견뎌 보려고 한다'며,

함께 견뎌내자는 뜻으로 손을 내미는 장면이었다

 

상황이 정말 처참하고 비참하지만

그럼에도 어쩐지 희망이 느껴진다고 할까... 이런 엔딩이라 이 영화가 더 좋았다



 

 

그런데 다그마르는 정말 어떤 마음으로 카롤리네에게 손을 내민 걸까

그저 아이를 받고 수수료로 돈을 벌기 위해서였을까

아니면 정말로 카롤리네에게서 젊은 시절 고생한 자신의 모습을 보고 연민한 것일까

 

둘 다일 수도 있겠다

 

 

 

 

여담으로, 영화가 15세 이용가인데 섹스와 가슴 및 나체 노출이 다 나와서 놀랐다

섹스는 접합부가 안 보이면 되고,

가슴 및 나체 노출도 선정성이 없으면 내보내도 괜찮다는 건가? 나는 심의 기준을 모른다

그리고 아트하우스 모모에 관한 이야긴데

여기는 영화가 시작하면 스크린 양옆에 있는 커튼을 움직여서 마스킹을 하더라

이런 건 또 처음이어서 신기했다

 

 

 

 

 

 

한 가지 더 살벌한 것: 이대역 에스컬레이터

잘못 넘어지면 바로 골로 간다 이거

 

 

 

 

 

 

 

 

뮤지컬 미드나잇 낮 공연

이 날은 밤낮으로 미드나잇을 본다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다

 

 

 

 

 

 

 

커튼콜 기간이라 커튼콜 때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2연속으로 왼쪽에 앉아서 오른쪽이나 중앙 시야가 좀 궁금했던 차

 

 

 

 

 

 

 

 

연주와 연기를 도맡아 하는 플레이어들과

멋진 카리스마로 극을 끌어간 우먼, 비지터, 맨 배우에게 박수

 

여기서 비지터는 말 그대로 방문자인데 그 정체가 무엇일지 추리하면서 극을 보는 것도 좋겠지 싶다

정답은 없다

비지터 스스로는 모 감시 기관 이름을 대면서 들어가지만

그게 진짜라는 법도 없다

 

아무튼 이 극도 결국 배우들의 합이 얼마나 잘 맞느냐에 따라 재미가 갈리는데

합이 잘 맞으면 진짜 재미있게 보고 나올 수 있다

 





 

 

 

저녁 공연 시작하기 전에 다 먹어야 한다

 

이런이궈는 꿔바로우가 빠삭해

 

 

 

 

 

 

 

공연을 같이 본 친구들과 함께 가서 아주 잘 먹었다

친구들은 다른 곳으로 떠나고

나는 다시 공연장으로...

 

 

 

 

 

 

 

밤 공연

이번에는 다른 친구와 함께 극을 보게 되었다

여배우 비지터는 처음이어서 굉장히 기대했다

 

또 이 페어에서 우먼과 비지터 배우는 내가 지난번에 관람한 뮤지컬 <청새치>에서

함께 연기를 한 적이 있는데,

그래서 더 반갑고 기대한 점도 없지 않아 있다

 

뮤지컬을 많이 보면 이런 부분까지 보여서

점점 헤어날 수 없게 된다

 

 

 

 

 

 

 

좀 뒤로 빠지더라도 중앙을 가면

시야가 확 트인다

 

가리는 것도 거의 없고...

보통은 앞으로 가는 게 좋은데 이번 미드나잇은 뒤로 가더라도 중앙이 낫겠다

 

 

 

 

 

 

 

커튼콜에서 짤막하게 장면 시연 같은 씬을 보여준다

그나저나 위에서 여자 배우 비지터를 처음 본다고 기대했다고 적었는데

정말 너무 재미있었다

카리스마와 압박력이 무척 좋아서 이 사람으로 또 본다면 재미있겠지 싶다

 

 

 

 

 

 

 

마지막까지 완벽한 마무리

 

 

이렇게 하루 종일 미드나잇을 보고 나니, 이번 미드나잇에서 슬픈 점을 발견했다

 

외부의 압박에 휩쓸려 서로를 의심하고 고발하는 각박한 현실?

목숨을 위협당해 다른 사람의 희생할 수밖에 없었던 소시민?

 

아니...

이런 일본 배틀 로얄스러운 요소가 아니다

 

이번 미드나잇에서 슬픈 점은

중앙 블럭의 왼쪽 자리에 앉으면 가리는 부분이 많다는 점이다

앞쪽으로 가도 똑같다

또 본다면 되도록 중앙이나 오른쪽으로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