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시 찾은 용산역... 인데
이렇게 사람 많이 다니는 역 한가운데에 국보를 둔다고?

그럼 그렇지
바로 "재현"

영화를 보기 전까지 시간이 남아서
6층의 피규어와 건담을 구경하고 다녔다
굉장히 멋있는 피규어

이쪽은 일본에 갔을 때도 보았던
수성의 마녀 피규어
친구가 정말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이다

자아실현의 현장

와! 디지몬!
엄청나게 추억이네
역시 오메가몬이 굉장히 멋있지만...

내 기억에 크게 남은 건 이 파일드라몬
재고가 남아 있었으면 사 버렸을지도 모르겠다

이제 영화 볼 시간
사실 굳이 GV를 볼 이유는 없었는데
설정이 내 흥미를 끌어서 볼까... 말까... 귀찮으면 취소해야지... 하다가
전날 취켓팅으로 꽤 좋은 자리를 잡아서 그냥 가게 됐다
아무튼 cgv 용산아이파크몰 6관
화면이 가로로 넓고, E9번에 앉았는데 딱 중앙이라 잘 보였다
F열로 가도 좋을 듯하다
이하 스포일러
정식 개봉은 12/24 이기 때문에 그 후 영화를 관람하고 읽는 것을 추천함

우선 영화는 굉장히 좋았다
영화가 딱 끝났을 때 이렇게 끝난다고? 싶기는 했지만
원작이 스티븐 킹의 단편이라고 하기에 이해가 갔다
사실 난 어릴 적부터 상상했다고 해야 하나, 이 세상을 이해하는 나의 설명이 있었는데
바로 이 세상은 한 개가 아니라는 것이다
각자에게는 각자의 세상이 있다
그래서 누군가 1명이 죽는다면, 1개의 세상이 함께 멸망한다
척의 일생은 그런 나의 상상력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영화였다
영화가 1막, 2막, 3막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중 가장 처음 시작하는 3막에서
세상이 멸망해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영화사에서 제공한 줄거리는 3막의 내용이다
세상이 멸망해가는 와중 어디에서나 '고마워요, 척!' 이라는 내용의 광고가 들려오고
마티는 이 척이 누구인지, 정말로 살아있는 사람이기는 한 건지 찾아 나서고 싶어한다
그런데 3막에서 척은 거의 마지막에 뇌종양으로 앓아 누워 있는 모습으로 등장하고 끝이다
그리고 2막과 1막에서는 척의 이야기, 말 그대로 척의 일생이 드러난다
척이 어렸을 적부터 할머니에게서 춤을 배운 것, 할아버지로부터 수학의 재미를 배운 것 등등
굵직한 사건들이 등장한다
흥미로운 점은 1막과 2막에서 척의 주변을 스치거나 척과 마주쳤던 사람들이
전혀 다른 정체성과 역할을 가진 채 3막에 등장한다는 것이다
일견 이해할 수 없는 전개에 관한 힌트는 척과 척의 초등학교 선생님의 대화에서 얻을 수 있다
척이 문학 시간 도중 나온 시 구절 'I contain multitudes'(나는 많은 것을 품고 있다)의 뜻을 묻자
선생님은 척의 머리를 감싸며 이 안에 많은 것들, 세상이 들어 있는 것과 비슷하다 알려주었다
이에 나는 3막의 세상이 척의 머리 속 세상이라 생각했다
그렇기에 시간에 관계 없이 척의 주변을 지나간 인물들은 무작위로 등장하며,
언젠가 척이 들었던 말을
그 인물들이 제멋대로 해버리기도 한다
또한 척의 머리 속 세상이기 때문에 척이 죽을 때 사라져버린다
이 영화의 좋은 점은 3막부터 시작한다는 점이다
관객은 3막에서 이미 척이 뇌종양을 앓아 죽는다는 결말을 알고 있다
그리고 2막에서는 톰 히들스턴이 기깔나게 춤을 추는 장면이 나온다
이 춤 장면에서
병을 앓는 척이 너무 괴로워서 신은 이 세상을 왜 만들었을까 물었는데, 이 광장에서의 춤을 기억해내고
바로 이것, 바로 이 춤이 세상을 만든 이유다 깨달았다는 나레이션이 나온다
그만큼 인생을 진정으로 즐기는 게 중요하다
마지막 1막에서는 척이 드디어 영화 내내 비밀이 숨겨져 있던 다락방을 여는 장면이 나온다
사실 난 척의 정체에 대해서도, 다락방에 있을 무엇의 정체에 대해서도
엄청나게 생각을 하고 추리를 하면서 봤는데ㅋㅋ 나중에 생각해보니 그렇게까지 추리를 할 필요가 없었다
그런데 척의 할아버지가 그토록 막아서던 다락방 안에는 아무것도 없이 단 하나의 형체만이 존재했는데
바로 죽음을 맞이하는 누군가의 모습이었다
척의 할아버지는 이 다락방에서 할머니의 죽음과 이웃 아이의 죽음 그리고 당신의 죽음까지 보았다
척 역시 마찬가지로, 늙고 약한 자신이 침대에 누워 죽는 모습을 보게 된다
여기서 척은 좌절하지 않는다
그는 자신이 본 것을 '없었던 것'으로 치부하고, 이 세상을 즐겁게 살아나갈 것을 결의한다
정말 멋진 인생이다

지브이에는 영화의 번역을 맡은 황석희 번역가와 배급사 직원이 참가했다
다른 것보다도 다락방을 메타포 즉 비유로 이해했다는 해석이 좋았다
나는 척이 보는 다락방을 그저 판타지로 이해했었지만,
지브이에서는 우리 모두가 다락방을 가지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사실 인간은 모두 죽는다 그걸 모르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영원히 살 것처럼 즐길 수 있다
척은 그렇게 살았고, 척의 일생은 그렇게 살라 말한다

지브이 특전으로 받은 명대사 번역 대사집과 엽서들
아무튼 영화는 재미있었다
설정이 눈물 깨나 짜낼 것같아서 아무래도 울려나 싶었는데 그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또 아주 걸작이냐 묻는다면 또 그렇게까지는 아닌 것 같기도 하고?
그래도 지나와 춤을 추는 장면은 정말 좋았고,
또 메세지도 매우 좋은 딱 연말에 보기 좋은 영화였다
여담으로 자잘하게 떠올랐던 걸 꼽아 보자면
영화 도중 나레이션이 나오는 건 게임 스탠리 패러블이 떠올랐고
영화가 3막으로 나뉘어 있는 건 게임 켄터키 루트 제로가 떠올랐다
사실 스티븐 킹 원작이 더 먼저 나왔을 수도 있다
그런데 내가 원작을 안 읽어봐서 ㅋㅋ

집으로 가는 길
용산에서 왕십리를 가야 하는데
잘못 해서 춘천 itx를 탈 뻔했다
시간도 지브이 했다고 늦어버렸는데 아주 큰일날 뻔했다

이 포스터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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