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어제도 그 전날에도 극을 봤지만
이날 본 극은 다르다
이전 본 극들은 뮤지컬이었고 이번 극은 연극
그 유명한 헤다 가블러이다
이러나저러나 우선은 금강산도 식후경이다
치킨텐더랩과 고추장 마요네즈 돼지고기 랩을 먹었는데
치킨텐더는 예상 가능한 맛이었고
고추장 마요네즈가 맛있었다
갑작스러운 토끼들+참새 등장
참고로 이 토끼들은
오늘 함께 헤다 가블러를 보려고 만난 친구가
뽑기로 따버린 인형들이다
참새에 꽃까지 생겨서 너무 귀엽다
다른 친구를 한 명 더 기다리며
종로 쪽으로 걸어서 노알 커피에 왔다
이곳은 무엇보다도 치즈케이크가 참 맛있다
다른 친구가 도착해서 저녁 ㄱㄱ
혜화 훠궈나라
원래는 명동에 있는 용가훠궈를 가려고 했는데
시간이 애해서 가까운 혜화로 오게 되었다
역시 무한리필 훠궈는 반반이 최고지
홍탕+토마토탕의 조합이 예술이다
4호선을 타고 조금 가면 바로 명동역에 도착한다
고대하던 국립극단의 헤다 가블러
갑자기지만 나는 헤다 가블러의 내용을 하나도 몰랐다
유명하다는 것만 알고 관심이 없었는데
나중 보니 이혜영이 주인공 역으로 나온다는 것이었다
이곳에는 안 적었던 것 같은데
난 아마도 17년에 이혜영 배우의 메디아 라는 연극을 본 적이 있다
그때 이혜영 배우의 열연을 보며 말 그대로 전율했고
다시 한번 이혜영 배우의 메디아를 볼 날을 손꼽아 기다렸다
메디아는 아니지만, 그럼에도 이혜영 배우가 다시 무대에
주인공으로서 힘을 뿜어내는 광경을 볼 수 있다는 사실은
내 가슴을 뛰게 만든다
자그마한 무대 조형을 만들어 두었다
직접 만져볼 수 있다기에 가운데 바닥에 난 구멍이 뭘까 상상하며 만졌다
캐스팅보드
그나저나 이거 표를 구하는 게 정말 고난이었다
솔직히 자리가 좀 남을 줄 알았는데
오픈 때 안 잡았더니 냅다 전석매진에 취소표는 풀리지도 않았다
게다가 원래 1일에 시작할 예정이었던 공연이
막공 날은 그대로 둔 채 16일부터 시작을 해버린 탓에
양도가 나오는 표를 구하기도 힘들게 되었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건, 국극 측에서 3층 시제석을 풀어줬다는 점
1만원이라는 극강의 가성비로
이혜영 헤다를 관람할 수 있게 되었다
게다가 좋아하는 친구들과 함께 관람하다니
정말 행복한 날이었다
공연은... 말할 것도 없이 재미있었다!
다 보고 나서 생각해보니, 헤다 가블러의 욕망은 하나 뿐이었다
인간이 진정 자유롭게 자신의 삶을 통제하는 힘을 보는 것
그 힘이라는 게 자제력일 수도 있고, 스스로 삶을 마감하는 형태일 수도 있다
어쨌거나 헤다는 정말 죽도록 지루해하면서
그러한 인간의 힘을 목격하기를 바란다
또한 자신 스스로도 자신의 힘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발휘하는 것을 좋아한다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해서, 그리고 인간의 힘을 목격하기 위해서라면
정말 끔찍한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이렇듯 자유를 갈망하는 모습을 보고
어쩌면 헤다가 극중의 시대가 아닌 신화와 야만의 시대에 태어났더라면
더 나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친구는 그냥 내가 메디아가 보고 싶은 게 아니냐고 했는데
그 말도 맞는 것도 같다
아무튼 메디아는 복수를 위해서 하고 싶은 대로 계획을 짜고 마음껏 날뛴 반면
헤다는 어절 수 없이 속한 사회적 지위나 불안, 지루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나도 헤다가 자신의 삶을 진정 스스로 통제하는 모습을
헤다의 말을 인용하자면 '포도넝쿨 관'을 쓰는 모습을
보고 싶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번 회차가 접근성 회차라고 해서
자막과 더불어 수화 통역사들이 함께 등장했었는데
그분들도 함께 커튼콜에 세우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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