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실 이 날은 볼 생각이 없었다
어차피 이번 주에 친구들이 정말 많이 자리를 주고,
나도 많이 봐야 해서
일주일 중 단 이틀이라도 집 밖으로 안 나가는 날이 있었으면 싶었기 때문에
오늘 있었던 일정도 시간을 옮겨두었다
그런데 전날 보고
아무래도... 이전에 이 티스토리에서 언급했지만
내가 정말로 좋아하는 아리아를 듣고 싶어져서 충동적으로 왔다
충동이라고는 해도 이전부터 자리를 많이 주었던 고마운 친구 중 한 명이
네가 오면 자리를 주겠다고 해주었기 때문에 서울까지 갈 수 있었다
결국 그 자리가 아니라 현장구매로 더 좋은 자리를 발견해서 그곳으로 가기는 했지만
이 친구가 아니었더라면 대학로에 올 생각 자체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 날 공연은 정말 특별했다
우선 초연에 공연했던 배우들이 그대로 있기도 했고
무엇보다도 보러 갔던 아리아가 너무 아름다웠기 때문이다
이전 티스토리에 아리아에 대한 감상을 적으면서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최후의 유혹>에 나오는
베드로와 야고보의 사람 낚는 어부 일화를 함께 올려 인용한 적이 있다
그때의 감상이 다시 한번 느껴졌다
그리고 이건 정말 정말 희귀한 사건인데...
이날 초재연 통틀어 백작을 보면서 처음으로 눈물을 흘렸다
슬퍼서도 아니고 화가 나서도 아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아리아를 듣는 것이 너무나도 행복해서 울었다
살면서 정말 여러 번 울었지만
행복해서 저절로 눈물이 나온 적은 손에 꼽을 정도로 드물다
이렇게 아름다운 기억을 선물받는 이 순간에 도달할 수 있도록
여태까지 살아온 나의 모든 선택과 우연과 인연에 감사한다

앞으로 똑같은 배우들로
똑같은 공연을 봐도
이날과 똑같이 울 수 있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그럼에도 더 보러 가려고 한다
기회가 있다면 잡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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