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그리고 25일
길고 길었던
뮤지컬 결투 관람도 끝이다
같은 뮤지컬을 보러 온
일본 친구와 점심을 먹었다
서양집은 오랜만에 왔는데
그럭저럭 맛있고 괜찮은 파스타 가게다
그리고 이 가게 아래에
찻집이 있는데...
지난번에 갔다가 감명깊게 나온 곳이다
티랩제이
운 좋게 룸 같은 곳이 비어있어서
편하게 앉아 이야기 나눌 수 있었다!
세팅부터 엄청난 전문성이 느껴진다
사실 진짜로 차를 즐기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어떨지 모르지만
문외한인 내 시선으로는
정말 전문적이고 멋있고
이 곳만큼 메이드인차이나가 신뢰성을 높이는 곳도
없을거라 생각된다
항상 웰컴티부터 내어주시는 배려
이번은 자스민차였다
향기롭고 따뜻하다
친구는 동정벽라춘
나는 석죽차를 주문했다
동정벽라춘은 "향으로 사람을 놀라게 하여 죽인다"는
이야기가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황제에게 진상되는 공품이었다고도 하고
향을 맡아보니 매우 향기롭고 은은하게 달아서
깜짝 놀랐다
그런데 우리는 방법이 조금 까다롭다
찻잎에 물을 오래 적셔두면 금방 쓴맛이 난다
내가 마신 석죽차는
상쾌한 풀잎 향이 좋은 차였다
쉽게 내려서 쉽게 마실 수 있어 그만이다
이름 모를 중국 간식도 주셨다
이곳은 아무래도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면
참 좋을텐데,
공연 시간이 있으니 아주 느긋하지는 않았다ㅋㅋ
24일 낮 공연
이번 공연을 보면서
가장 좋아했던 취선 역할 배우의
마지막 공연이었다
꼭 챙겨보고 싶었는데
좋은 자리에서 볼 수 있어 행운이었다
슬픈 남자들...
그러고보니 24일, 25일 스페셜 커튼콜을
전부 똑같이 이 장면으로 해서
24일, 25일 공연을 전부 본 나는
조금 질렸다
그런데 사실
보통 인간들은 한 뮤지컬을
연달아서 네 번씩 보지 않는다
그러니까 보통이 아닌 건 나였다
즐거우면 그만이지!
취선 역 배우
이 배우는 사실 첫 공연에서 봤을 때부터
무용 동작을 너무 잘해서
자꾸 보러 갔었다ㅋㅋㅋ
뮤지컬을 보면서 무협 장르를 만나기 힘들고
그 안에서 또 진기명기 무술을 펼치는 배우는
더더욱 만나기 힘들다
나아가 취선 역할 배우들 중에서는
나이가 어린 편인데
그래서인지 여러모로 색다른 느낌이 좋았다
이 때 보고 나서
남은 공연이 3번이었는데
딱 3번만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이제 가면 언제 오나? 생각했다
그만큼 좋아서 많이 봤다
언젠가 어디선가 보겠지
막이 내리면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
하지만 나에게는 아직
밤 공연이 남아있었다
친구와 함께 저녁을 먹으러
반수우안에 왔다
고기와 두부 조림을 먹어봤는데
맛있었다
이것은 고구마를 튀긴 건데
코코넛 맛도 나고 참깨도 있고
칠리소스에 찍어먹으니까
중독성 있어서 좋았다
마찬가지로 밤 공연을 보러 온
다른 친구가
근처에 들러서 예쁜 책갈피를 선물해줬다
무슨 책을 읽어야 좋을까
사실 읽을 책은 너무 많다
쌓아두고 안 읽었을 뿐이다
밤 공연
이번에는 천천 역 배우와
취선 역 배우의 마지막 공연
또 슬픈 남자들
행복한 여자들
이렇게 쓰니까 놀리는 것 같은데
진짜로 놀리는 게 아니다
그냥
남자들: 슬퍼함
여자들: 응 찍을게
이런 상황이 웃길 뿐이다
나는 웃긴 걸 좋아한다
그래서 매번 이런 웃긴 요소들을
찾으려고 노력을 기울이는 편이다
절대로 여성들을 놀리는 것이 아니니
오해 말길 바란다
사실 이렇게 과한 해명을 적는 이유는
친구들을 자주 놀리면서
즐거워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굳이 놀리는 마음이 아니어도
스스로 "나 설마... 놀리고 있나?"
검열하게 된다
아무튼 약 3달
열연을 펼친 배우들에게
감사합니다
천천 역 배우는
이번 공연이 데뷔였다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멋진 캐릭터를 만들어내서
보는 내내 호감이 많이 갔다
취선 역 배우는...
사실 몇 년 전부터 뮤지컬을
다시 보기 시작한 계기가 된 배우이다
스스로 캐릭터가 확실하고
그에 따라 좋은 연기를 보여준다
무엇보다도 언제나 최선을 다해서
보는 동안 저 사람 정말
열심히 하고 있구나, 라고 느끼게 해준다
그게 꼭 나도 열심히 살아야지 등
동기부여로 이어지지는 않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하는 사람의 모습을 보는 건
언제든지 감동적이다
이후 바 마리오에 가서
칵테일을 한 잔 했는데
사진을 안 남겼다...
그리고 이 날
친구에게 빵 1.5킬로를 받았는데...
자세한 건 다른 게시물에서
다루도록 하겠다
이것은 일본 친구가 가져온 열쇠고리
사실 지난번에 초록색을 받았는데
잘못 전달했다길래ㅋㅋㅋ
초록색을 돌려주고 분홍으로 바꾸었다
참 귀엽게 생겼다!
이것은 또
다른 친구가 선착순으로 줄을 서서
내게 사주었던 온혜화의 슈톨렌 스콘
이쪽도 다른 게시물에서 다루도록 해야겠다
정말 이렇게 선물을 자꾸 주는 사람들에게
고마운 마음 뿐이다
25일이 밝았다
전날에도 함께했던 일본 친구와
점심을 먹으러
메밀향그집에 왔다
폭치순이라는 메뉴를 주문했다
폭탄치즈순살 닭인데
이걸 싫어할 사람이 있을까?
마지막은 무려
짜파게티를 볶아준다!!
진짜 멋진 메뉴
또 친구와 닭갈비 먹으러 올 일이 있다면
이곳으로 와야겠다
이후 시간이 떠서
혜화나무에서 조금 시간을 보냈다
대부분 자리가 있고,
가격도 착하고
분위기가 안정적이다
기다림 끝에 드디어
25일 낮 공연
천천, 비룡, 맹도 역 배우의
마지막 공연이었다!
또 슬픈 남자들
응 찍을게 여자들
나도 틈바구니에서 찍는다
천천 역 배우
여기에서 처음 봤는데
뮤지컬 결투를 정말 많이 보는 내내
내 웃음을 책임진 천천이었다
맨날 똑같은 부분에서 맨날 웃겼다
그런데 본인은 객석을 웃겨놓고
절대로 안 웃는다
정말 천부적 재능이다
비룡 역 배우
초연에 맹도로 참여했던 배우
비룡으로 활약하면서
나름의 캐릭터를 구축했는데
몸 동작이 절도있어서 좋았다
맹도 역 배우
역대 맹도 중 가장 부드러운 맹도 캐릭터였다
역시 공연은 이런 매력이 있다
같은 대본이어도 전혀 다른 캐릭터가 나온다
아무튼 이런 특징이 있어서 좋았다
이 배우도 데뷔였었나?
조금 더 뮤지컬을 하면 더 멋있게 자랄 것 같다
인사!
수고하셨습니다
한 분은 조금 더 수고해주셔야 한다
마지막 공연에서!
밤 공연 전
일본에서 온 친구는 공항으로 떠나고
다른 친구와 카페에서 이야기하며
시간을 보냈다
더치큐브라떼는 먹을 때 재미있어서 좋다
역시 직접 부어서 먹는 맛이 있다
마지막 공연...
너무 빠르게 돌아와서
놀랐던 공연이지만
놀란 것 치고는
최선을 다해 후회없이 열심히 봤다
생각해보면 정말 좋아하는 뮤지컬이었다
계속 썼지만 후회 없이 봤고...
행복했다
마지막 공연 페어도 참 좋아하는 페어였기 때문에
보는 내내 아쉬웠던 것 같다
그래도 끝이 있어야 또 다른 시작도 있겠지
적셔!
기억 상 이쪽은 페니실린
처음 마셔봤는데 그럭저럭 괜찮았다
신맛이야 좋아하고
라프로익이나 아드벡 계열 특유의
치고 올라오는 치즈 같은 맛도
어떻게 저떻게 어우러져서 그만이었다
그리고 카타르시스
가장 좋아하는 칵테일
결투가 끝나고
함께 본 친구들과 맛있게 마셨다
언젠가 또 같은 극을 보고
같이 감동할 수 있으면 좋겠다
'공연' 카테고리의 다른 글
0410 연극 비클래스 + 대학로 플럼피 + 바마리오 (0) | 2024.05.10 |
---|---|
0326 연극 비클래스 (B클래스) (0) | 2024.05.10 |
0217-0223 뮤지컬 결투 등 (0) | 2024.04.24 |
0203-0211 뮤지컬 결투 (0) | 2024.04.24 |
0131 뮤지컬 결투 (0) | 2024.04.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