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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초 혼술 맥주

by 원더인사이드 2023. 7. 7.

 

 

 

 

간만에 맥주를 여러 개 샀다

병이 3개 캔이 5개

 

어째 가격이 좀 나왔다 싶더니 많이 샀구만

 

 

 

 

 

 

 

 

 

 

 

 

이 중 프레몬트는 다른 날 먹을 예정이라

프레몬트를 빼고 후기를 써 보려고 한다

 

 

 

 

 

 

 

 

서리 브루잉 그레이프프루트 슈프림 타르트 에일 4.5%

 

 

서리 브루잉 하면 ipa로 유명하다

내가 마셔봤던 건 액스맨과 퓨리어스

그 외에 다크니스라는 큰병짜리 임페리얼 스타우트 시리즈도 내고 있다

다크니스 2019 를 마셔봤었고 꽤 괜찮았던 것으로 기억

 

이번에 마신 건 타르트 에일이라 이름붙인

서리브루잉의 그레이프프루트 슈프림이다

 

라벨에서 알 수 있듯 자몽이 들어갔다

통상 쓰이는 ipa라든지 페일 에일이라는 이름을 안 붙이고

타르트 에일이라 적어둔 것도 자몽이 많이 들어갔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그만큼 자몽 향에 자신이 있고 자몽 풍미가 살아있다는 뜻이겠지?

 

사실 1.1% 들어갔다 하면 얼마 안 되는 것처럼 보이는데

3%만 되어도 맥주가 아예 과일 주스처럼 엄청나게 달고 뻑뻑해진다

옴니폴로 브루어리에

테프누트 블루베리 바닐라 고제라는 맥주가 있었다

이게 블루베리가 3%씩 들어가서 완전히 포도 주스가 되어버렸다

 

각설하고 이번 그레이프프루트 슈프림은

 

도수가 낮은 덕택에 가볍게 마실 수 있었고,

자몽 향이 제대로 나서 상큼하고 또 새큼하다

여름에 마시기 좋은

밝은 노랑색 에일

 

 

 

 

 

 

 

스톤 파티오 매직 dipa 8.8%

 

 

다음

스톤의 파티오 매직 dipa

Dipa는 더블 ipa라는 뜻이다

도수가 대강 8도 넘어가면 더블, 10도 넘어가면 트리플이라고 부르는 것 같다

그런데 엄격한 기준으로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고

실질 양조장들이 부르고 싶은 대로 부른다

 

 

 

 

 

 

 

 

사실 난 ipa를 썩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쌉쌀한 홉 향을 즐기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파티오 매직을 산 이유는 스톤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스톤을 처음으로 좋아하게 된 것도

거의 7-8년 전이다

그 때에는 스톤 밀크 스타우트를 마시고 반했었는데,

어쩌다 보니 이제는 스톤의 ipa를 주로 마시고 있다

 

이 파티오 매직은 dipa답게 쌉쌀한 맛이 있다

하지만 입 안에서는 꽤 상큼한 과일 향이 느껴진다

아무래도 백포도와 달콤한 오렌지의 껍질이 들어간 덕분이다

색은 오렌지에 가까운 황갈색이었고,

질감이 좋아서 여름 밤 더울 때 맛있게 먹었다

 

 

 

 

 

 

뽀햘라 바이슨 인 더 배럴 룸 BA 임페리얼 발틱 포터 13.5%

 

 

스톤과 더불어 좋아하는 브루어리 뽀햘라

이름이 좀 특이하다 싶은데 에스토니아 브루어리이다

이곳의 맥주 중

기억 상 웨애와 욜로 웨애를 처음으로 마셨었다

둘 다 이 바이슨 인 더 배럴 룸처럼 깜장 맥주이다

 

그런데 웨애는 내 입에 너무 달아서

웨애를 마시기 위해 우드척 검션 애플 사이다를 안주로 마셨던 기억이 난다

이 애플 사이다는 정말 칠성 사이다가 아니라 사과주 즉 술이다

우드척 검션도 참 옛날에 마셨었고

요즘은 수입이 들어와 있는지 모르겠네

 

아무튼 사과주가 사과를 넣어 만든 술이듯

이번에 마신 바이슨 인 더 배럴 룸 또한 사과와 연이 있다

향모와 함께 양조한 다음, 사과 브랜디 통에 숙성한 발틱 포터이기 때문이다

 

발틱 포터는...

너무 글이 길어진다 아무튼 뽀햘라에서 아주 잘 만드는 종류의

흑맥주라고 생각하면 편하다

 

통에 숙성한 맥주 특유의 시큼한 냄새가 난다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소위 간장 냄새라고들 한다

물론 입에 대면 전혀 다른 맛이 난다

바이슨 인 더 배럴 룸의 경우 굉장히 복합적인 맛이 났다

여운으로 단맛이 남고, 사과 브랜디의 향이 거슬리지 않을 정도로 살짝 남는다

 

아무튼 이 특유의 단맛이

아무래도 웨애를 원주로 쓴 것 아닌가 싶은데...

그래서 아주 크게 취향은 아니었지만

그럭저럭 맛있었다

 

 

 

 

 

 

토플링골리앗 DDH 킹수 dipa 7.8%

 

 

이쪽은 ipa 잘 만들기로 유명한 토플링골리앗

지난번 주류박람회에서 페스츄리 스타우트를 출시한 것을 보고 놀랐었다

 

그도 그럴 것이 여태 내가 봐온 토골 맥주는

죄다 ipa였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 굉장히 유명하고 맛있는 것이 수도수 (아래에 있다)

그리고 수도수 라인에서 도수가 더 높은 킹수,

다시 더욱 높은 사진 상의 ddh 킹수가 있다

 

DDH는 더블 드라이 홉드라는 뜻이다

사실 이게 무슨 뜻인지는 자세히 모르고, 우선 마셨다

 

 

 

 

 

 

 

 

 

살짝 어둡고 비치지 않는 노란색 바디에 평범한 ipa 홉 향이 났다

마시는 순간 진가가 발휘되었다

우선 목넘김이 정말 좋고 홉 향이 강하게 느껴지는데,

신기할 정도로 쌉쌀한 맛이 적고 감칠맛까지 남았다

과연 수도수 라인에서 인기가 많은 이유를 알았다

 

 

 

 

 

 

 

 

 

토플링골리앗 수도수 페일 에일 5.8%

 

 

 

그리고 이것이 수도수

 

처음 수도수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에는

수도꼭지의 수도를 말하는 건가 싶었는데

알고 보니 pseudo-sue 였다

 

 

 

 

 

 

 



 

호감 가는 밝은 노란색에 도수가 낮은 덕택인지

쌉쌀한 맛도 없는 정도로 적고,

그러면서도 홉 향은 갖추고 있는 굉장한 페일 에일이다

ipa도 아니고 pa 이면서 홉 향이 잘 나는 맥주는 드물다

 

솔직히 내 입에는 ddh킹수보다도 수도수가 더 맞는다

그야 수도수가 덜 씁쓸하니 그렇게 됐다

 

 

 

 

 

 

 

그레이트디바이드 예티 임페리얼 스타우트 9.5%

 

 

다음 타자 그레이트디바이드 브루어리의 예티

 

이 예티는 사실 21년도인지 20년도 키벡스에서 시음한 적이 있다

당시 직원분이 요번 가을에 들어올 거라며 알려주셔서

와 들어오면 꼭 사야지 생각하며 시음했었는데...

결국 그 해 가을에는 안 들어오고 나는 나대로 해를 꼬박 넘기고

이렇게 지금 만나게 되었다

 

 

 

 

 

 

 

 

 

 

 

우선 색이 굉장히 까맣고 연갈색 거품이 일어난다

숙성된 스타우트일텐데 시큼한 향이 강하지는 않다

 

질감이 마시기 쉽고 확실히 고소한 맛이 있지만

막판에 쓴맛이 많이 올라온다

그래서 온도를 높이고 먹었더니 한층 나아졌다

그래도 쌉쌀한 맛이 여전히 건재했기에

아주 취향은 아니었다

 

분명히 키벡스에서는 맛있게 마셨는데

그 땐 너무 취해있었나? 도루묵인가?

 

 

 

 

 

 

 

 

뽀햘라 스틱스 앤 스톤즈 임페리얼 스타우트 13.5%

 

 

어느덧 마지막 타자

뽀햘라 브루어리의 스틱스 앤 스톤즈

뽀햘라와 투올 브루어리의 합작품이다

 

바이슨 인 더 배럴 룸도 그렇고, 이것도 그렇고

뽀햘라에는 속칭 셀러 시리즈라는 라인의 맥주들이 있는데

셀러 시리즈 특징으로 사진에서 보이듯 병마개에다가

왁스를 두껍게 입혀 놓았다

 

 

이러면 확실히 간지나고 멋있다

본인들 주장대로 향이 덜 빠져나가는지 그건 모르겠다

 

아무튼 다 좋은데, 단점은 따기가 어렵다

 

 

 

 

 

 

 

 

 

 

땄다

왁스 마개를 따는 데 여러 방법이 있겠고

아마 망치로 뚜들기는 사람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어떻게 따느냐 하면

병마개 바로 아래 오목한 부분에 칼날을 넣어서 벗겨낸다

 

 

이 스틱스 앤 스톤즈는 아주 맛있게 마셨기 때문에

말이 길어질 예정이다

 

양조할 때에는 라즈베리 가지 차와 라즈베리, 감초가 들어갔다는데

이 술을 올로로소 셰리와 루비 포트 와인 통에 숙성시켜 완성했다

 

여기서 셰리와 포트와인은

기존 와인에 브랜디 등 술을 첨가해서 도수를 높인

주정강화 와인 삼대장 중 둘이다

 

셰리는 스페인의 전통 주정강화 와인으로

와인의 숙성이 끝난 후 브랜디를 넣어 만든다

셰리 중에서 올로로소라 하면 17-18도의 높은 도수를 자랑하며

솔레라 라고 불리는 특유의 숙성 체계로 유명하다

이 솔레라가 신기하다

오크통을 사다리꼴 모양으로 쌓은 다음,

매년 맨 위 오크통에 새로운 셰리를 붓는다

그리고 그 오크통에서 술이 아래로 아래로 흘러

맨 아래에 고이는 술 중 20-30%를 빼내는 방식이다

 

임페리얼 스타우트 중에서도 솔레라 방식을 시도해서 만든 술이 있었는데

드래곤스 밀크 솔레라 라는 맥주였다

하여간 원주인 드래곤스 밀크가 인기가 많으니

여러 바리에이션을 시도한다

 

 

다음으로 포트 와인은 포르투갈의 주정강화 와인으로

와인을 발효하는 도중 브랜디를 첨가해서 완성한다

포트와인 중 루비 포트는 기본적인 종류인데

붉은 색이어서 루비라는 이름이 붙었고, 달아서 디저트 와인으로도 쓰인다

 

 

아무튼 이러한 연유로 스틱스 앤 스톤즈는

통에 숙성했지만 시큼한 간장 냄새보다도 오히려 달큼한 냄새가

주로 나게 되었다

 

굉장히 까맣고 거품이 없는 편이며

입에 대기 직전 와인 향이 빠르게 스치고 지나가 재미있다

막상 입에 닿으면 혀에 감기는 질감으로 감칠맛이 있다

목구멍을 넘어가면 가슴이 훗훗하다

도수가 꽤 높아서 따끈한 것인데,

어쨌거나 마실 적에는 부드럽고 알콜이 많이 느껴지지 않는다

 

향긋한 셰리 향도 올라온다

크지는 않지만 적당히 고소한 느낌도 있다

다크 초콜렛의 향도 굉장히 잘 맞았다


내 주 취향인 초콜렛/커피 맛과는 거리가 있지만,
방향성 자체가 다르니 그것으로 맛이 없다고 평가를 내릴 수는 없다

오히려 굉장히 잘 만든 스타우트였다

 

 

 

 

 

 

 

 

이하는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 사담

 

좋은 술을 마시다 보면 정말 순간의 욕구를 맛보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가령 좋은 향을 맡았을 때, 이게 뭐지? 궁금해서 더 맡아보면

온데간데없이 사라져버린다

그래서 숨을 한 번 더 크게 들이쉬어

한 번 더 순간을 맡으려 노력하게 된다

 

또한 마시는 순간에도 더 마시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따르는 순간이면 줄어드는 것을 아깝게 여긴다

 

입 안에 들어왔을 때 한 순간 느끼는 환희가 있다

길게 이어지지 않는 그 감각을 다시 한 번 느끼기 위해

다시 몇 번이고 술을 기울인다



그런 의미에서 좋은 술을 마시다 보면,

참 순간의 욕구를 몇 개나 몇 번이나 맛보는 느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