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가자
지난주보다도 사람이 많았다
지난주에는 국회의사당이 보이는 곳까지 가서
노래를 불렀지만
이번에는 여의도공원 입구쪽에 머물 수밖에 없었다
크리스마스 선물은 탄핵으로 주세요
친구들과 함께 가서 앉아있었다
사실 이 응원봉도
친구가 가져온 현수막도
전부 이번 년도 여름에 본
뮤지컬 트루스토리 관련 용품이다
가사 중에
'인간은 훔쳐온 권력을 휘두르면 안돼'
'해야 한다는 건 할 수 있다는 뜻이야'
등등이 있는데
정말 상황에 딱 맞는 가사였다
여의도에 모인 몇백만의 인파가
해야 하기 때문에
할 수 있으니까
모인 것이다
권력을 훔쳐다 휘두르는 저 몰상식한 인간을
몰아내기 위해...
또 달리 느낀 것은,
여의도에 모인 사람들이 정말 달랐다는 점이다
장애인, 성소수자-로 일컬어지는 무수한 정체성의
사람들, 금속노조, 배달노동자, 아이, 노인, 오타쿠...
대학로에 도착해서
선결제로 나눔받은 김밥을
친구와 함께 먹었다
날이 참 매서웠는데
가슴이 너무 따뜻했다
앞으로 갈길이 멀지만
지치지 않고 행진해야겠다
이건 원래 보려고 잡아뒀던 티켓이다
그런데 웬 미친놈 하나 때문에
낮에 목터져라 추위 속에서 고생하고
다소 피곤한 상태로 보게 됐다
그래도 후회는 없다
당연하지
루치뇰로는 친구가 생기면 편지를 보내고 싶었다며
친구가 된 피노키오에게 편지를 쓴다
그런데 피노키오는 글을 읽지 못해서
루치뇰로는 편지를 쓰기만 하고 보내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편지를 써본 게 언제였을까?
생각하게 된다
애초에 글씨를 마지막으로 쓴 건 언제였던가
요즘은 죄다 키보드로 타이핑하니
편지는 고사하고 글을 쓸 기회가 거의 없다
마지막까지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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