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국에도 정말 사람이 많았던 사진전
그 이유로 그냥 가지 말까? 싶었고
딱히 가볼 계획은 없었다
사실 이 날은 예술의 전당 시청각실에서
연극 dvd를 대여해 관람할 생각이었는데,
공교롭게도 공사가 시작하여 못 보게 되었다
그래서 그대로 집 가기 아까워
요시고 사진전을 가본 것이다
그라운드시소도 서촌이라는 동네도 처음 가봤다
꽤 멋진 디자인이다
집앞 백화점 같네
거긴 1층에 광장 로비가 있고 물은 없지만..
티켓을 끊었다
그런데 사람이 진짜 많아서
근처 카페를 가 40분 정도 대기했던 것 같다
내 순서가 오면 카톡으로 알려준다
사진을 사진으로 찍다니...
이 사람도 사진 작가답게 빛을 참 좋아한다
아마 이 때 앨리스 브라운전을 보고 와서 그런지
자꾸만 "이것이 그림이었더라면 좋았으련만" 생각했다
그런데 그림하니 생각나는 것이
사람들은 좋은 사진을 보면 그림같다하고,
좋은 그림을 보면 진짜(사진)같다고 감탄한다
내 생각에
현실은 의도할 수 없는 것이고 그림은 의도할 수 있는 것인데
(물론 우연, 무의식을 그러내려 무던히 애쓴 초현실주의 기법이 있기는 하나...)
사진더러 그림같다 칭찬하는 뜻은 현실을 이처럼 조종할 수 있다니 놀라워하는 데 있고
그림더러 현실과 같다 칭찬하는 뜻은 말 그대로 눈에 비치는 풍경을
그대로 캔버스에 옮겨놓은 정교함 그로부터 읽어낼 수 있는 노고를 말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이 요시고라는 작가는
원래 그래픽디자인을 전공했던 듯 싶다
거기다 조엘 스턴필드와 같은 여러 작가들의 영향을 받아
인스타도 하고..전시회도 열고.. 참 대단한 스페인사람이 되셨다
낮은 경사로와 먹구름 낀 하늘
불안한 분위기
덕택에 가장 마음에 들었던 사진이었는데
아무래도 요시고 하면 좀더 발랄하고 선명한
그리고 특히나 바다 사진들이
더욱 유명해서 굿즈에는 없었다
사람들이 모여있는 사진들을 찍어놓았는데
이렇듯 이야기가 보이는 부분이 참 좋았다
갤러리 꼭대기층
놀러온 휴양객들을 찍은 모양
가족들이 함께 노는 광경을 보니 마음이 따뜻해졌다
정작 그 유명한 풀장이나 바다 사진은 안 찍었다
나는 다른 사진들이 더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ㅋㅋ
굿즈도 그닥 끌리는 게 없어 사지 않았다
그래도 실제로 어느 공간에 모래를 깔아둔다든지 아주 어둡게 한다든지... 이런것은 좋았다
게다가 인물들의 이야기가 있는 사진들도 좋았고
한번쯤 보기 좋았던 전시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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