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충충
밀린 리뷰를 쓸 때가 되었다.

평이 좋다길래 보러 온 건데
평은 좋을만했다
재미도 있었고 안타깝기도 하고...
정말 거기까지 간다고? 아니지? 싶을 때
정말로 거기까지 가버려서 놀라웠다
이게 실제 사건에 착안해서 만든 영화라니?
아무래도 가장 눈길이 갔던 건 표현 방식이다
표현이 좀 과격하다고 해야 하나?
소위 말하는 '틀딱' 느낌이 들지 않았다
소재도 딥페이크, 넷카마(인터넷에서 여자인 척하는 남자), 프로아나처럼 sns에서 보던게 줄줄이 튀어나오고
거친 언어가 필터를 거치지 않고 나오는 바람에
현실감이 있었다
내가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10년은 넘어버려서
정말 고등학생들이 보기에도
신선하고 현실감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그런데 소재가 무엇이고 언어가 어떻고를 떠나서
가장 크게 느껴진 주제는 무력감이었다
작중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메시지가 있다
'이렇게 큰일이 일어나도 세상은 아무렇지 않을 것'
주인공 용기와 그 일행이 디폴트로 느끼면서 사는 감정이기도 하고,
영화 중 본인이 자살하는 모습을 라이브 송출한 고등학생 여자아이의 이야기가 잠깐 나오는데
그 뒤로도 세상은 변함이 없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주인공 일행 중 한 명인 프로아나 지숙은 그 영상을 두고 애도하거나 안타까워하기보다는
'그 년 화장한 것 봤냐, 죽을 때도 이쁘게 죽겠다 이거지, 미친년'
과 같은 말을 하며 경멸하는 태도를 보이는데
이것이 지숙 한 명의 인성 문제가 아니라 (물론 그렇다고 해서 지숙이 완전히 착한 사람은 아니다)
'어차피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 세상'을 보여주는 것으로 생각되었다
이 무력감을 주인공 용기는 참을 수 없었고
어떻게든 자신이 좋아하는 지숙에게 인정 받고 관심을 받고 싶어 일을 저지르는데...
그래도 여전히 세상은 바뀌지 않는다
알아주는 사람은 한 명도 없고, 되레 버림받을 뿐
참 씁쓸하다
여담으로 메인 빌런이 키 크고 잘생긴 쓰레기로 나오는데,
등장하자마자 어쩐지 대학로에 있을 법한 관상이어서
여태 사회적 자살을 하신 온갖 배우였던 분들이
머릿속으로 지나갔다
또 하나 더 느낀 점
서브 웨폰의 중요성
잘 봤습니다.

다음 영화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
유명한데 이름만 들어보고 실제로 보지는 않았다
이번에 빔벤더스 작품전으로 재개봉해주어서 보게 되었다

불꽃 이라는 노래가 특히 좋았다
라이 쿠더가 잊혀져 가던 쿠바의 음악가들을
다시 찾아내서 암스테르담도 가고, 카네기홀에서 공연하는 것까지 보여주는데
옛 거장들이 다시 모여 새로운 시대에 목소리를 뿌린다는
참 멋진 이야기엿다
빔 벤더스의 다큐멘터리 영화답게
피나에서 찍었던 것처럼
연주자들을 한 명씩 소개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하나씩 소개하면서
이따금 콘서트 장면 넣고 노래 넣어주는 도식이 익숙했다

조금 아쉬웠던 건 역사에 관한 이야기가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는 점
왜 이 사람들은 잊혀졌을까?
정부에서 이 사람들에게 무슨 약속을 하고 왜 지키지 않았을까?
그런 의문은 해소되지 않는다
감독은 그저 사람에게만 집중할 뿐
어떤 환경이 그 사람을 만들었는지에 대해서는 표현하지 않는다
아래는 내가 영화를 들으며 굉장히 좋아했던 노래
찬찬
알토 세드로에서 마르카네로 간다네
쿠에토에 도착해, 마야리로 간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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