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낮 공연
평일 낮에 볼 수 있다는 건 행복하다는 뜻이겠지
이날은 공연을 관람하면서
사랑이 어떻게 사람을 바꿀 수 있는가에 대해 생각을 했던 듯하다
극중에 소년과 병사가 등장하는데,
소년이 병사를 붙잡는 장면이 두 번 나온다
첫 번째 붙잡을 때에는
소년이 병사에게 가지 말라고 부탁하면서 바닥을 줄곧 보고 있었다
그래서 혹시 소년은 자기 자신에게 병사를 붙잡을 만한 가치가 과연 있는지
자신이 이렇게 부탁한다고 병사가 붙잡혀줄 것인지에 대한 의심을 가지지 않았을까 짐작했다
하지만 붙잡지 않을 수 없기에 행동했으리라... 그런 감상을 가졌다
이후 소년과 병사의 관계가 어찌저찌 연인으로 발전한다
두 번째 붙잡을 때에는
소년이 똑같이 병사에게 가지 말라고 말하지만 얼굴을 보고 부탁했다
그때 문득 생각이 들었다
소년에게 조금 더 자신감이 생긴 걸까
어쩌면 병사가 자신에게 붙잡혀 주리라는 기대가 생겼고
자신은 병사에게 그만큼의 가치가 있는 사랑이라는 확신이 생긴 걸까
사랑이 그렇게 만들었을까?
만약 그렇다면 사랑이라는 감정이 굉장히 놀랍다
이런 마음을 가져서
참 기쁘고 행복했었다ㅎㅎ
이 공연을 보면서 기뻤던 두 번째 이유
공연을 좋아하는 친구와 함께 봤기 때문이다
공연 관람 자체는 혼자서도 할 수 있지만,
친구와 함께하면 갑절로 즐겁다
공연을 함께 본 친구와 궁금했던 무한리필닭갈비 가게에 왔다
무한리필이니까 양은 보장되어 있고,
맛도 나쁘지 않다
뭔가 라면이라든지, 볶음밥도 해먹을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었다
과연 다시 찾을까는 잘 모르겠지만
왜냐하면...
난 닭갈비를 좋아하긴 하는데
닭고기를 좋아하는데
귀찮다
이날 공연이 정말 재미있었기 때문에
친구와 식당에서도 바에서도 계속 공연 이야기를 했다
칵테일은 롱비치 아이스티
클래식 롱아일랜드도, 콜라 대신 스프라이트와 블루 큐라소를 넣은 AMF도 좋다
하지만 뮤지컬 백작을 보고 나면 어쩐지 그날의 컬러가 빨강이 되어서
빨강을 찾는다
변함없는 서비스 정신
사람이 적을 때나 많을 때나
평일일 때나 주말일 때나
한결같아서 정말 좋다
스파클링 와인도 마셨다
주류박람회에서 내 와인 취향을 알게 되어 기쁘다
덕분에 지나치게 단 와인은 피할 수 있게 되었다
마무리는 역시 아이스크림
이렇게 대접받을 때마다 신기한 건
위에도 적었지만 꾸준하다는 점이다
꾸준히 좋은 기분을 선물해줘서 참 고맙고 멋진 가게다